‘직장 내 괴롭힘 신고’…“신고 후도 괴로워 퇴사”
[KBS 광주] [앵커]
얼마 전 전남도 산하기관 내 직장 내 괴롭힘 의혹에 대해 전해드렸는데요.
또 다른 도 산하기관에서 직장 상사가 부하직원을 괴롭힌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해당 상사에 대한 징계절차가 진행되고 있지만 피해 직원은 이미 직장을 그만뒀습니다.
신고 이후 고통도 컸기 때문입니다.
곽선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2017년부터 전남정보문화산업진흥원에서 일했던 이 모 씨.
평범한 일터가 악몽처럼 바뀐 건 2년 전!
상사의 인격모독과 괴롭힘이 시작됐습니다.
"나는 직장 상사보다 빨리 와서 기다렸다" "왜 해보지도 않고 못 한다고만 하냐" "3주 동안 뭐했어"라며 수시로 다그치며 눈치를 줬습니다.
얼마 뒤 이 씨는 갑자기 다른 부서로 발령이 났습니다.
해당 상사는 이 씨가 옮긴 부서의 직원에게 전화를 걸어 이 씨를 '쓰레기'라고 칭한 뒤 "본분도 모르고 직장생활에 대해 모른다" "뭐 가르쳐 주지도 말고, 막 업무 던져 버려라"라고 말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확인되기도 했습니다.
이 씨는 상사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했지만, 진흥원은 직장 내 괴롭힘이 없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 과정에서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이 씨는 주장합니다.
결국 이씨는 상급 기관인 전남도 인권센터 문을 두드렸고 지난해 말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받았습니다.
도 인권센터는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는 행위가 있었고, 업무 가중 괴롭힘과 사주로 심각한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줬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이 씨는 이미 직장을 그만둔 상황이었습니다.
최초 신고 이후 상사의 화해 시도도 괴롭게만 느껴졌고, 주변의 따가운 시선에 극심한 스트레를 겪다가 지난 4월 사직서를 냈습니다.
전남도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조례는 신고자 보호 규정을 명시하고 있지만 지켜지지 않은 겁니다.
[이○○/직장 내 괴롭힘 신고자 : "사무실 간다는 자체가 너무 끔찍했어요. 출퇴근 할 때마다 매일 생각했어요. 사고 나서 내가 사무실 못 가는 일이 생겼으면 좋겠다."]
가해자인 직장 상사는 별다른 의도 없는 언행이었다며 직장 내 괴롭힘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흥원은 도 인권센터 권고에 따라 해당 상사를 징계 조치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영규/(재)전남정보문화산업진흥원 경영지원실장 :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전문가 교육을 전체 진행했고요. 직장내 괴롭힘이 추가적으로 발생하지 않도록 전 직원 모이는 월례회의를 통해 기관장의 강력한 메시지 전달, 그리고 서명을 진행했습니다."]
직장 갑질 119가 직장인 천 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괴롭힘 피해자의 32%가 퇴사를 선택하는 등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KBS 뉴스 곽선정입니다.
촬영기자:조민웅
곽선정 기자 (coolsun@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 [영상] “좀 드셔보세요” “짭조름하네?”…‘횟집수조물’ 떠먹은 국민의힘
- 간호조무사도 ‘대리수술’ 정황…경찰 수사 시작
- ‘대곡소사선’ 개통식 야당 초청 논란…“의도적 배제”
- “전혀 제대로 작동 안 해”…나이스(NICE) 하지 못한 4세대 나이스(NEIS)
- “화장 비용 때문에”…생후 5일 영아 유기 부모 긴급체포
- [단독] ‘하얏트 난동’ 조폭이 찾던 배상윤…‘유령회사 의혹’도 수사
- [단독] 복지 관련 공무원이 복지급여 7천만 원 횡령 의혹…경찰 수사
- 중국, 내일부터 강화된 ‘반간첩법’ 시행…‘사진 촬영’도 주의?
- 부동의 1위 자살률…적극적 치료로 위험 낮춘다
- [크랩] 인도 그늘막에 주차하는 ‘노 양심’ 차량…“이제 큰일 났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