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 감축 노력' 프레온가스 빼곤… 매년 온실가스 짙어지는 한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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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한반도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한반도의 이산화탄소 배경농도는 관측 이래 매년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반도의 과거 10년간(2002~2012년) 연평균 농도 증가량은 2.0ppm이었는데 최근 10년간은 2.8ppm 수준으로 상승폭이 커졌다.
프레온가스라 불리는 염화불화탄소류는 유일하게 수십 년째 농도가 줄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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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화탄소·메탄 등 배경농도 모두 최대치 경신
올해도 한반도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1999년 관측 시작 이래 매년 상승세다. 국제적으로 강력한 감축 규제를 받고 있는 프레온가스 농도만 유일하게 낮아졌을 뿐, 메탄 등 다른 온실가스는 일제히 농도가 짙어졌다.
30일 기상청 국립기상과학원이 발간한 ‘2022 지구대기감시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안면도 기후변화감시소에서 측정한 연평균 이산화탄소 배경농도는 425.0ppm이었다. 역대 가장 높은 수치다. 배경농도란 자연적·인위적으로 배출된 이산화탄소 중 생태계에 흡수된 뒤 대기 중에 남은 양을 뜻한다. 제주 고산(423.5ppm)과 울릉도(422.8ppm)의 측정치도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한반도의 이산화탄소 배경농도는 관측 이래 매년 최고치를 경신했다. 코로나19로 경제활동이 둔화됐던 2020년에도 농도는 상승했다. 배출량은 일시적으로 줄었지만, 이미 대기 중 누적량이 많아 농도가 계속 짙어진 것이다. 이는 보편적 현상으로, 지난해 전 지구 연평균 배경농도 또한 417.1ppm으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산화탄소 농도 상승 속도 역시 가팔라지고 있다. 한반도의 과거 10년간(2002~2012년) 연평균 농도 증가량은 2.0ppm이었는데 최근 10년간은 2.8ppm 수준으로 상승폭이 커졌다. 전 지구의 최근 10년 연평균 증가량(2.4ppm)보다 높은 수준이다. 다만 지구 평균치는 남극이나 하와이 등 청정 지역의 측정값이 포함돼 상대적으로 낮은 측면이 있다.
해마다 농도 최고치를 찍는 건 다른 온실가스도 마찬가지다. 안면도 감시소에서 측정한 메탄 연평균 농도는 지난해 2011ppb로 전년보다 6ppb 증가했다. 메탄은 이산화탄소에 비해 대기 중 체류시간이 짧지만 온실효과는 약 28배 강하다. 또 다른 강력 온실가스인 아산화질소는 338.0ppb, 육불화황은 11.4ppt로 각각 최고치를 기록했다.
프레온가스라 불리는 염화불화탄소류는 유일하게 수십 년째 농도가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에도 한반도 내 감시소에서 측정하는 염화불화탄소류 3가지의 연평균 배경농도가 모두 전년보다 감소했다.
염화불화탄소류의 온실효과는 이산화탄소보다 6,230~1만2,500배 강한 만큼 농도 감소세는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는 세계적 추세다. 1987년 국제사회가 오존층 파괴를 막기 위해 ‘몬트리올 의정서’를 채택하고 프레온가스 사용을 금지하는 강력한 규제를 시행하면서 1990년대부터 농도가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한국도 2010년부터 에어컨 냉매 등에 프레온가스 사용을 전면 중단했다.
반면 국제사회가 파리협정으로 약속한 다른 온실가스 감축은 큰 성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느슨한 규제 때문이다. 박선영 경북대 지구시스템과학부 교수는 “몬트리올 의정서는 특정 성분별로 생산·사용 동결 시점을 명확히 규제한 반면, 파리협정은 전체 온실가스를 하나로 묶고 국가별로 자발적 목표를 설정해 감축하는 방식”이라며 “산업 전반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나 메탄의 특성상 일괄적인 금지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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