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부의·이태원참사특별법 패스트트랙 지정, 야당 단독 본회의 통과
국회는 30일 본회의에서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고, ‘노란봉투법’을 본회의에 부의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철회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다. 야당의 단독 처리에 여당은 반발했다.
국회는 6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이날 본회의를 열고 야당이 제출한 ‘10·29 이태원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법안에 대한 신속처리안건 지정동의 안건’을 처리했다. 더불어민주당·정의당·기본소득당·진보당 등 야당 의원 185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184표, 반대 1표가 나왔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표결에 불참했다.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되면 최장 330일의 계류 기간을 거쳐 21대 국회 임기 종료 전인 내년 5월 본회의에서 처리할 수 있다. 이날 참사 유가족들은 본회의장에서 표결 과정을 참관했다. 야당 의원 183명이 발의한 특별법안은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독립적인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를 설치하고, 특조위에 특별검사 도입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야당이) 선거 시기(내년 4월 총선)에 활용하겠다는 것이 뻔히 보인다”며 반발했다.
국회는 또한 파업 참여 노동자에 대한 손배가압류를 제한하고 간접고용 노동자의 교섭권을 보장하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노란봉투법) 본회의 부의 안건’을 통과시켰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야4당 의원들은 무기명 투표를 실시해 재석의원 184명 중 찬성 178표(반대 4표, 무효 2표)로 가결됐다. 앞서 지난달 2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야당은 노란봉투법 본회의 직회부 요구안을 의결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노란봉투법을 이날 곧바로 본회의에 상정하지는 않았다. 국민의힘은 노란봉투법이 불법파업을조장할 것이라며 본회의 상정 시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에 돌입하고, 본회의 통과 시 윤석열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한다는 방침이다.
국회는 민주당이 발의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 철회 및 수산물 안전성과 어업인 보호 대책 마련 촉구 결의안’도 채택했다. 재석 의원 172명 중 찬성 171표, 기권 1표로 가결됐다. 결의안에는 일본 정부의 오염수 해양 방류 추진 철회 촉구, 한국 정부에 국제해양법재판소 제소·수산업계 및 어업인 보호 대책 마련 촉구, 국제원자력기구(IAEA)에서 독립된 제3의 전문가집단의 오염수 검증 과정 참여 촉구 등이 담겼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반일감정을 조장한다며 오는 3일 야당의 괴담 선동에 대응하기 위한 의원총회를 개최한다.
정치 감사 논란이 이어지는 감사원에 대한 국회 국정조사도 첫발을 뗐다. 민주당이 제출한 ‘최재해 감사원장과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의 불법 정치감사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가 이날 본회의에 보고됐다. 조사 범위는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에 대한 감사원 익명 제보 접수 기록, 익명 제보 관리 시스템, 전 전 위원장 감사 과정, 주심 감사위원 열람 결재 수정 과정 및 그 과정에서대통령실·최 원장과유 총장의 위법 행위 등이다. 감사원장과 사무총장이 국회 국정조사 대상으로 명시적으로 지목된 것은 처음이다.
국회의장은 양당 원내대표와 협의해 국정조사를 실시할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거나 상임위원회를 지정해야 한다. 국정조사특위가 제출한 계획서가 본회의에서 의결되면 국정조사를 개시할 수 있다. 민주당은 7월 본회의까지 국민의힘이 반대 의사를 굽히지 않으면 단독으로라도 계획서를 채택할 방침이다.
일부 법안은 여야 합의로 처리됐다. ‘유령 아동’을 막기 위해 의료기관이 출생 사실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을 통해 지방자치단체에 의무적으로 통보하도록 하는 출생통보제 내용을 담은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가상자산 불공정 거래 시 손해배상 책임과 과징금 부과 근거를 신설한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 주가 조작 등 불공정 거래로 얻은 이익의 최대 2배까지 과징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이 이날 본회의를 통과했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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