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TV CHOSUN, ART CHOSUN '아트 Pick 30'-10] '숯의 화가' 이배
7월12일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서 개막
국내 최초 미디어 연합 전시 ‘Art Pick(아트픽) 30’전이 오는 7월12일 오후 3시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2층에서 개막한다. 뉴시스와 TV CHOSUN, ART CHOSUN이 공동 주최해 현대미술가 30인을 선정해 한자리에 모은 이 전시는 국내 최대 민간통신사와 국내 최고 종합편성채널이 선정한 작가들이라는데 의미가 있다. 참여 작가와 작업세계를 소개한다. ☆편집자주☆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숯은 모든 물성, 모든 물질의 마지막 모습이고 검정색의 깊이를 갖고 있습니다."
'한국인'이라는 원천을 일깨우며 이배를 일으킨 숯은 이배와 함께 부활했다, 검게 타버린 숯의 소멸에서 영원으로 나아갔다.
지금은 '숯의 작가' 이배 작가 시대다. 국내외에서 '이배 러브콜'이 뜨겁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작품이 보이기 무섭게 팔려나간다. '품절 작가'로 인기 절정에 올라있다.
최근 그의 대형 '숯 조형물'이 미국 뉴욕 록펠러센터 채널가든 광장에 세워져 세계 관광객들에게도 주목받고 있다. 높이 6.5m의 거대한 숯덩이 세 묶음을 각기 방향을 달리한 채 차곡차곡 쌓은 작품이다.
검게 타버린, 잿덩이 숯의 위대한 예술 반란은 그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일. 그저 숯의 항균과 정화 효능에 집중할 때 예술가는 달랐다.
1990년대 도불 후 재료로 사용하기 시작한 숯 작품은 '서체적 추상 회화'로, 숯 덩어리 설치 작품으로 창출됐다. 유럽에서 러브콜이 이어졌다. 파리 페르네브랑카 파운데이션(2014), 생테티엔 현대미술관(2011), 베이징 투데이 아트미술관(2009)등 프랑스 뉴욕 중국 등 유수 미술관에서 50여회 초대전이 열렸다. 국제적으로 활동하며 1995년 국내 미술계에 소개된 작품은 2000년 가장 권위있는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을, 2013년 한국미술비평가협회 작가상을 수상하며 한국 화단에서도 인정 받았다. 2015년에는 유럽 최대의 동양예술품 박물관 프랑스 국립 기메 동양박물관에서 한국 작가로는 처음으로 개인전을 열었다.
‘숯’이라는 재료와 흑백의 서체적 추상을 통해 ‘한국 회화’를 국제무대에 선보이며 가장 ‘동양적인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숯을 잘라 캔버스 화면에 붙이는 ‘이수 뒤 푸'(Issu du Feu) 작품은 압권이다. ’불의 근원'이라는 뜻의 이 작품은 그의 대표작으로 절단한 숯 조각을 나란히 놓아 접합 한후 표면을 연마하는 방식으로 제작한다. 수백개 숯의 단면이 화면을 가득 메워 다양한 방향의 각도에 따라 각각 다른 빛으로 반짝인다.
또 숯가루를 짓이기고 아크릴을 녹여 화면에 두껍게 붙이는 '랜드 스케이프'(landscape) 시리즈도 인기다. 숯의 본질을 더욱 두드러져 보이는 다양한 조각적 형태로의 확장을 시도하는 작품이다. 아크릴 미디엄이 섞인 숯가루로 모티브를 그린후 그리는 과정을 반복하면 2차원의 단순한 평면이 아닌 3차원적인 입체감으로 조용한 울림을 선사한다.
'숯의 화가'로 유명하지만, 처음부터 숯 작업을 한 건 아니었다. 물감을 버리고 '숯'을 재료로 선택한 건 가난 때문이었다.
홍익대 미술대학과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1990년대 프랑스로 건너갔다. 1991년 '소나무 협회'를 창립하는등 화단에서 선구자적인 역할을 했지만 경제적으로 힘이 들었다. 물감 살돈이 늘 부족했다. 과거 그의 작품은 캔버스 위에 물감을 쏟아붓는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층층히 유화물감을 축적시키는 작업이었다.
당시 그는 유화물감과 캔버스등의 과중한 재료비를 감당해 낼 길이 없었다. 궁여지책으로 물감대신 목탄으로 이것 저것 드로잉 하는 것에 만족하는 상황에 이르렀을때 우연히 그의 작업실 근처에서 헐값으로 판매하는 숯포대를 발견하면서 눈이 떠졌다.
"어릴때부터 그림을 배우면서 뎃생을 한다던지 할때 주로 목탄을 많이 사용했는데 그런 기억의 한 일부분으로 숯이 나한테 첫번째로 관심을 끌었다"고 했다. "무엇보다도 숯이 어떤 화학적인 재료가 아닌 자연으로부터 왔다는 것과 어릴때 시골(경북 청도)에서 태어났고 성장하며 자연에서 자라왔던, 성장기 속에 잠재해있던 감성이 터져나왔다."
"숯 작업은 우리 문화의 깊은 토양에서부터 비롯 된 것입니다. 1970년대에 미국의 철학자이자 문화비평가 마샬 맥루한이 쓴 '미디어는 메세지다'라는 책을 대학시절에 읽은 적 있습니다. 그것은 '숯'이라는 하나의 재료가 곧 '문명권의 메세지'로서 의미화 시킬수 있다는 뜻도 되겠습니다. 제 작품을 보시는 분들에게 '숯 작품'이 우리 문화에 대한 근간을 환기시켜주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숯의 화가 이배 작가는?
‘Art Pick(아트픽) 30’전 참여 작가(7.12~8.09, 한가람미술관 2층)
☞공감언론 뉴시스 h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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