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로 나선 푸틴의 '이례적 행동'...'열연'인가 '대역'인가
서방 언론과 전문가들이 푸틴의 대역 의혹을 제기한 문제의 장면입니다.
러시아 남부에 위치한 연방자치공화국 다케스탄에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등장했습니다. 프리고진의 반란 이후 모스크바를 벗어난 첫 공개 외부 일정입니다.
시민들 환호에 밝은 표정으로 화답하고 눈맞춤을 하더니 악수도 나눕니다. 여학생과는 셀카를 찍으며 머리에 입맞춤도 했습니다.
불특정 다수가 모인 공개 외부 행사, 더구나 시민들과 밀착한 신체 접촉까지
공개적인 외부 접촉을 꺼리는 푸틴의 평소 스타일에 비춰볼 때 굉장히 이례적인 풍경입니다.
대중의 지지를 보여줌으로써 반란 이후에도 통치력에 달라진 게 없음을 증명하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일부 서방 언론과 전문가들은 대중 앞에 나타난 푸틴을 가짜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푸틴이 외부 일정이나 인파가 많이 몰리는 곳을 방문할 때 종종 불거진 '대역 논란'입니다.
가장 최근 사례는 지난 3월 우크라이나 점령지 마리우풀을 방문했을 때입니다. 우크라이나 내무장관 고문 안톤 게라셴코는 각기 다른 날 촬영된 푸틴 대통령의 얼굴 사진 3장을 비교하며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실제로 푸틴은 "2000년대초 공개 행사용 대역을 제안받았지만 거절했다"고 공개한 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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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코로나 방역 시기 푸틴은 대중 접촉이 전혀 없었습니다. 암살 등에 대한 두려움 탓에 대외 행사를 꺼리는 평소 성격에 코로나19 특수성이 좋은 명분을 더했습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각국 정상들을 만날 때도 긴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며 거리두기에 각별히 신경 썼습니다. 물론 사람에 따라 다르긴 했습니다.
이랬던 푸틴이 반란 사태 직후 군중 속으로 뛰어들다 보니 대역설을 포함해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는 겁니다. "전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이런 표현도 나오고 있습니다.
크렘린궁은 이번 공개 행보와 관련해 "거리 두기에 대한 조언이 있었지만, 푸틴 대통령이 사람들을 외면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러시아 국영 TV는 "록스타 같은 환영을 받은 푸틴이 반란 여파로 통치력이 약해졌을 것으로 의심하는 서방의 시각을 뒤집었다"고 전했습니다.
대중과 접촉하며 두려워하지 않는 이미지를 대외적으로 보여줘 통치에 필요한 안정성과 충성심을 높이려는 계산된 변화라는 의견입니다. 대역 논란은 옛 소련 시절에도 있었는데 스탈린과 브레즈네프 공산당 서기장이 대표적입니다.
푸틴 대통령이 대역을 사용했든, 아니면 좀 더 친근하게 보이려고 행동을 바꾼 것이든, 프리고진 반란 이후 불쑥 나온 푸틴의 이례적인 공개 행보는 흔들리는 절대 권력을 지키려는 절박함의 반증일 수 있습니다.
YTN 김재형 (jhkim0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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