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나이스 사태' 막자…삼성·LG 참여시켜 공공SW 품질 개선

김진원/이해성 2023. 6. 30.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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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29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30일 '공공 SW 사업 대기업 참여 제한 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시스템통합(SI)업계 의견 수렴에 들어갔다.

공공 SW 사업 대기업 참여 제한 제도는 2013년 도입됐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대형 공공 SW 사업은 난도가 높고 복잡하다"며 "기술력·전문성을 갖춘 기업들이 제한 없이 참여해 최적의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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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억 이상 공공SW사업, 대기업 참여 허용 추진
10년간 SW진흥법이 '발목'
툭하면 먹통·오류로 품질 저하
고난도 기술 필요한 대형사업
기업 제한없이 컨소시엄 구성

4729건. 지난 1주일 교육부에 접수된 4세대 교육행정정보시스템 ‘나이스(NEIS)’ 오류 건수다. 시스템에 접속되지 않거나 시험 정답지가 유출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학생 개인정보와 교사 호봉이 노출되기도 했다. 나이스는 교육부가 2800억원 예산을 들여 마련한 대형 공공 소프트웨어(SW) 사업이다. 업계에선 나이스 등 공공시스템에 수시로 문제가 생기는 이유로 소프트웨어진흥법을 들고 있다. 이 법은 공공 SW 개발과 관리에서 대기업을 배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1000억원 이상 사업 대기업 참여 허용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30일 ‘공공 SW 사업 대기업 참여 제한 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시스템통합(SI)업계 의견 수렴에 들어갔다. 소프트웨어진흥법을 개정해 1000억원 이상 대형 사업은 대기업 참여를 원칙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는 게 과기정통부 설명이다. 나이스 사태가 빚어지면서 법 개정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소프트웨어진흥법은 사업 금액과 관계없이 대기업 참여를 전면 제한하고 있다. 다만 국가 안보와 밀접하게 관련 있거나,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이 적용된 경우에만 별도 심의를 거쳐 참여를 일부 허용한다. 정부는 이번 규제 완화로 공공 SW 품질과 기술성이 높아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

정보화전략계획(ISP) 사업 등 설계·기획 사업에 대기업 참여를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초기 SW 설계가 미흡해 이어지는 개발·제작 과정에서 잦은 과업 변경이 일어나고, 이에 따라 완성품인 공공 SW 품질이 크게 저하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SW 기술성 평가기준 지침에도 메스를 댈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중소기업의 컨소시엄 참여 지분율이 50% 이상인 경우에만 최고점인 5점을 부여했다. 주사업자 지분율이 50%에 미치지 못하다 보니 프로젝트를 책임지고 완수하지 않는 사례가 속출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는 등급 체계를 개편하고 중소기업 참여 지분율이 40% 이상인 경우부터 최고점인 3점을 주기로 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상생협력 취지는 유지하면서 주사업자의 역할과 책임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컨소시엄 구성 5→10개사 확대

SW 사업 계약 및 관리·감독에 관한 지침을 개정해 컨소시엄을 자유롭게 꾸리게 한다는 방침도 확정했다. 컨소시엄 구성원을 최대 10개사로 늘리고 최소 지분율을 5%로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참여 주체별 역량에 맞게 적절한 역할을 배분하기 위해서다.

지금까지는 컨소시엄 구성 기업 수가 5개 이하로 제한되고 구성원별 최소 지분율도 10%였다. 주사업자 역할을 맡는 중견기업이 4개 파트너사에 최소 10%씩 개발 업무를 맡겨야 한다는 뜻이다. 문제는 파트너사로 참여한 대다수 기업이 영세하다는 데 있다. 이들이 개발 역량을 초과하는 업무를 맡다 보니 완성된 SW 품질에 악영향을 줬다는 설명이다.

공공 SW 사업 대기업 참여 제한 제도는 2013년 도입됐다. 공공 SW 시장에서 대기업 독점을 막고 중견·중소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제도 시행 후 공공 SW 품질 저하 문제가 대두됐다. 2021년 코로나19 백신접종 사전예약 시스템 먹통, 2022년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 오류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대형 공공 SW 사업은 난도가 높고 복잡하다”며 “기술력·전문성을 갖춘 기업들이 제한 없이 참여해 최적의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진원/이해성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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