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로 국민들 편안한 잠 챙겼던 '안 반장'...영원한 쉼 들어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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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침대 창업주 안유수 회장이 영면에 든다.
3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고인의 발인식이 엄수됐는데 국내 침대 산업의 선구자로서 그의 행적이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내 손으로 직접 강선을 꼬아가며 개발한 침대가 우리나라 침대 산업의 역사가 됐다"고 회고했다.
모든 국민이 침대에서 편안한 쉼을 누리길 바랐던 그 또한 이제 영원한 쉼에 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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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침대 창업주 안유수 회장이 영면에 든다. 3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고인의 발인식이 엄수됐는데 국내 침대 산업의 선구자로서 그의 행적이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1930년 황해도 사리원에서 태어나 6·25 한국전쟁 중 혈혈단신으로 남한으로 내려온 고인은 생업(生業)이 필요했다. 29세 때 부산 미군부대에서 서울 인사동 문화방송으로 녹음 테이프 등 방송 자재를 납품했다. 매일 미군 부대를 오가며 미군 잡지, 기사, 광고에서 서양 입식 생활의 상징 같은 침대를 처음 접했다. 당시 문화방송은 가구점 건물 3개 층을 임대해 쓰고 있었지만 유일하게 볼 수 없는 게 침대였다. 끼니 해결을 걱정할 만큼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라 침대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결국 그는 직접 침대를 만들기로 마음먹었다. 1963년 인천 부평구 미군 기지 부근 만물상에서 중고 침대 하나를 찾아 금호동 셋방으로 이고 지고 왔지만 공간이 모자랐다. 이튿날에야 이웃의 도움으로 빈터로 옮겼다. 그날부터 나무로 만든 침대 틀, 매트리스 원단, 겉감까지 침대 구조를 샅샅이 따져봤다.
문제는 스프링이었다. 침대의 뼈대 역할을 할 스프링이 꼭 필요한데 당시로선 방법이 없었다. 일단 나무를 스프링 모양과 비슷하게 깎아 강선을 감았지만 원하던 모양이 아니었다. 매트리스 스프링과 스프링 제작기구를 완성하는 데 반년이 걸렸다. 양쪽 손바닥에 물집이 생기고 한참이 지나니 굳은살이 생겼지만 이런 경험이 한국에서 최초로 국산 매트리스에 들어갈 스프링을 완성했다. 그는 "내 손으로 직접 강선을 꼬아가며 개발한 침대가 우리나라 침대 산업의 역사가 됐다"고 회고했다.
1963년 9월 금호동에 에이스침대공업사를 차렸다. 1970년대 초 서울에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침대 산업은 꽃을 피웠다. 사업 규모는 쑥쑥 컸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다. 작업복에 운동화 차림으로 공장을 하루에 수십 회 돌며 공정과 품질에 끈질기게 매달린 그를 직원들은 '안 반장'이라고 불렀다.
고인이 생전 해외 출장을 가면 더 많은 침대를 관찰하기 위해 한 호텔에서 이틀 밤을 자지 않았다는 사실도 업계에서는 유명한 일화다. 호텔 커튼도 디자인이 특이하거나 인상적이면 사진을 찍거나 그림으로 그려 귀국 후 침대 원단 개발에 활용했다. "최고가 아니면 만들지 않겠다"는 경영철학은 그의 침대 외길 인생을 잘 담고 있다. 1990년대 말~2000년대 초 에이스침대와 시몬스침대를 두 아들인 안성호·안정호 형제에게 물려주고 현장에서 물러난 뒤에도 "늘 주변 이웃을 잘 살피고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더 잘하라"는 가르침을 멈추지 않았다.
모든 국민이 침대에서 편안한 쉼을 누리길 바랐던 그 또한 이제 영원한 쉼에 들 것이다.
나주예 기자 juy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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