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롯이 남은 생태 문화 원형…북한의 섬은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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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은 육지에서 고립된 지리적 특성 때문에 민족 문화의 원형을 보존한 경우가 많다.
국내 3천400개 섬 중에 446개가 유인도로 추산되지만, 사람들이 육지로 떠나 무인화하고 연륙도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섬의 문화 원형은 차츰 사라지고 있다.
북한에는 1천45개의 섬이 있고, 그중 128개는 유인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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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연합뉴스) 조근영 기자 = 섬은 육지에서 고립된 지리적 특성 때문에 민족 문화의 원형을 보존한 경우가 많다.
국내 3천400개 섬 중에 446개가 유인도로 추산되지만, 사람들이 육지로 떠나 무인화하고 연륙도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섬의 문화 원형은 차츰 사라지고 있다.
그런데도 북한의 섬은 원형을 잘 보존되고 있다. 이런 북한의 섬을 조명한 책이 30일 출간됐다.
섬 탐험가인 이재언 광운대학교 해양섬정보연구소 소장이 쓴 '북한의 섬'(전 2권·페이지 총 890쪽·출판사 이어도)이다.
북한에는 1천45개의 섬이 있고, 그중 128개는 유인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장은 1권에서 함경남도 12개, 함경북도 15개, 황해남도 35개 등 총 62개 섬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했다.
2권에서는 강원도 14개, 평안남도 15개, 평안북도 37개 등 67개 섬을 기술했다.
국내 최고 섬 전문가 중 한명으로 꼽히는 이 소장은 역사, 문화, 인문, 사회, 지리, 군사, 생태, 간척, 경관, 교육 등 다양한 방면에서 자료를 찾아 기록을 남겼다.
그는 1991년 섬을 연구하는 사람이 거의 없던 시절 우리나라 446개 유인도를 선장 겸 항해사로 탐사하고 사진을 촬영해 집대성한 '한국의 섬' 시리즈 (전 13권)을 펴냈다.
그는 북한의 섬에 대해서도 집필해보라는 주변의 권유를 받았지만, 탐사는커녕 방문조차 어려워 포기했다.
그러던 중 2021년 6월 '한국의 섬' 시리즈 2쇄가 나온 것을 계기로 고구려사 연구의 대가(大家) 서길수 교수의 권유에 힘입어 다시 펜을 들고 자료를 뒤져가며 집필을 시작했다고 한다.
북한의 섬은 그렇게 꼬박 2년 가까이 매달린 산물이다.
난관도 많았다.
부족한 정보는 선각자들의 기록을 빌려왔고, 현장 답사의 한계는 국토정보지리원과 구글 위성 사진의 도움을 받았다.
북한에서 나온 '북한의 지리', 평화문제연구소의 '북한 향토대백과 사전' 20권과 국방부에서 출간한 '한국전쟁의 유격 전사' 등 책도 참고했다.
통일부 자료센터의 도움을 받고 북한과 가장 가까운 압록강과 두만강을 유역을 답사하기도 했다.
이북5도 위원회를 통해 실향민들, 유격 전사들로부터 들은 고향의 이야기도 보탰다.
이 소장의 눈에 비친 북한의 섬은 어떤 모습이며, 남한의 섬과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이 소장은 "등대지기나 교사가 평생 한 섬에서 근무하는 것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전교생이 몇 명뿐인 분교에서 평생을 근무하면서 헌신해온 교사가 있는가 하면, 자녀 2∼3명을 데리고 20∼30년 동안 문명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살아가는 작은 섬의 등대지기도 있었다고 한다.
문명의 이기에 길든 현대 사회에서 찾아보기 힘든 현상이 북한에는 아직 남아 있다는 것이다.
생태와 환경도 비교적 잘 보전된 곳이 많다고 저자는 밝혔다.
황해남도 룡연군의 몽금도는 서해 최고의 경관을 자랑하는 몽금포 해수욕장으로 유명하다.
북한의 천연기념물인 오차바위(제141호), 코끼리바위(제143호) 등 절경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퇴적 작용으로 연륙이 돼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 섬이다.
이 소장은 "교류가 활성화되면 꼭 가보고 싶은 섬"이라고 꼽았다.
이 소장은 "직접 모든 섬을 답사한 한국의 섬 시리즈와 달리 답사할 수 없는 북한의 섬은 문헌 자료에 크게 의존했다"고 한계를 인정하면서 "학문적 연구서가 아닌 서사적인 역사 문화적 사료로 봐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최초로 시도되는 북한의 섬 연구를 통해 남북한 공동체에 대한 학술과 문화의 지평이 확대되기를 기대하며 고향 땅을 그리워하고 있을 수많은 실향민에게 작은 위안이 되기를 소망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chog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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