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사당 앞 '50층 건물' 들어선다

◆서울시, 고도지구 전면 개편
북한산 주변도 최고 15층 허용
도봉·용산구 등 정비사업 탄력

[서울경제]

서울시가 국회의사당 및 남산·북한산 주변 등에 들어서는 건축물의 최고높이를 제한하는 고도지구를 51년 만에 전면 개편한다. 이번 조치로 현재 15층 정도까지 지을 수 있는 서여의도에 최고 50층(170m)짜리 건물이 들어설 수 있게 됐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신고도지구구상(안)’을 30일 발표했다. 우선 현재 해발 55m, 65m 이하(건물 높이 41m, 51m 이하)로 제한된 국회의사당 주변 건축물의 높이가 여의도공원으로 갈수록 점점 높아져 75m, 120m, 170m 이하까지 가능해진다. 이를 통해 동여의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개발이 덜된 서여의도의 도심 기능을 활성화한다는 구상이다. 시 관계자는 “국회의사당 경관 보호를 고려해 고도지구를 유지하되 동여의도의 스카이라인과 연계해 고도제한을 대폭 푼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산과 남산 주변의 높이 규제도 대폭 완화한다. 북한산 주변은 기존 최대 20m에서 28m까지 허용하는 것으로 바뀐다.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정비사업을 추진할 경우 최대 15층(45m) 건물도 올릴 수 있다. 남산 주변은 기존 12m, 20m 이하에서 40m 이하로 높아진다. 특히 약수역 일대는 준주거지역 역세권인 점을 고려해 기존 20m에서 지형 차에 따라 32~40m까지 허용된다.

이 밖에 구기·평창은 기존 20m 이하에서 28m로 바뀌고 서초동 법원단지 주변과 오류는 아예 고도지구에서 해제된다. 반면 경복궁 주변은 높이 규제를 그대로 유지한 채 일부 중복 규제 지역에 대한 지구 조정(0.19㎢)만 이뤄진다. 시는 7월 6일부터 열람 공고를 실시하고 연말까지 고도지구 개편을 완료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도시경관 보호와 과밀 방지를 위해 1972년 남산 성곽길 일대를 고도지구로 최초 지정한 후 국회의사당 등 8개소를 지정, 관리해왔다. 하지만 주거환경 개선이 지연되고 주변과의 개발 격차가 심화한다는 의견을 반영해 제도를 재정비했다는 게 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로 서여의도의 개발 사업과 용산·강북·도봉구 정비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봤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서여의도의 경우 한국수출입은행이나 KDB산업은행 본점 같은 오래된 건물이 있는 부지의 고밀도 개발이 완전히 가능해진 것”이라며 “북한산과 남산 주변 고도지구 완화는 후암동과 미아동·쌍문동 정비 사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연하 기자 yeona@sedaily.com한민구 기자 1min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