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록과 유찰 행진…희비 엇갈린 런던의 밤 [글로벌 경매]

김슬기 기자(sblake@mk.co.kr) 2023. 6. 30. 17:4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6월 27~28일 ‘런던 경매 위크’
클림트 1442억원 신기록 수립
소더비는 30% 매출 뛴 선전에도
톰블리, 부르주아 등 체면 구기며
크리스티는 전년 -67% 큰 폭 감소
27일 밤 소더비 런던 경매에서 구스타프 클림트의 ‘부채를 든 여인’의 경매가 열리고 있다. [소더비]
올 상반기까지 위태위태하게 버티던 미술품 경매 시장에서 ‘파열음’이 나왔다. 6월 마지막주 런던에서 열린 경매 위크는 하루만에 온탕과 냉탕을 오갔다. 첫날 구스타프 클림트가 유럽 경매가 신기록을 썼음에도, 이튿날에는 블루칩의 유찰이 잇따랐다.

6월 27일 소더비 런던에서 연이어 열린 현대·동시대 이브닝세일과 ‘나우’ 이브닝세일은 73점의 작품을 팔아치웠다. 작년 6월 경매보다 30% 이상 늘어난 1억9900만 파운드(3319억원)의 매출을 올려 경매장을 흥분시켰다.

이날 클림트의 마지막 초상화 ‘부채를 든 여인’(1917~1918)이 8530만 파운드(이하 수수료 포함·1422억)에 팔리며 유럽에서 가장 비싼 미술품 경매 기록을 다시 썼다. 홍콩 컬렉터를 대신해 입찰을 한 아트 어드바이저 패티 웡이 3명이서 벌인 10분간의 입찰 경쟁 끝에 작품을 손에 넣었다. 이 작품은 클림트의 사망 당시 클림트 스튜디오의 이젤에 놓여 있던 그림으로 알려졌다. 클림트의 기존 기록은 작년 11월 폴 앨런 컬렉션 자선 경매에서 풍경화 ‘자작나무 숲’이 기록한 1억 460만달러(1380억원)이었다.

이날 소더비는 아서 자파와 미셸 마제러스, 프랭크 아우어바흐, 구스타프 클림트, 살루아 라우다 슈케어, 막달레네 오둔도 등 6명이 신기록을 수립했다. 루시안 프로이트의 ‘Night Interior’도 161억원에 낙찰되며 선방했다.

하지만 하루 만에 시장의 냉각을 보여주는 결과가 나왔다. 6월 28일 런던에서 열린 크리스티의 20/21세기 이브닝세일은 2시간동안 61점의 작품을 팔아 낙찰률 92%, 매출 6382만 파운드(1061억원)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출품 취소된 프랭크 아우어바흐와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작품을 제외하면 추정가 하단에도 미치지 못한 매출로 전년의 1억 8100만 파운드 매출에 비해 67%가 하락하는 ‘쇼크’를 보여줬다. 크리스티 경매는 시장 조정의 조짐이 뚜렷했던 5월 뉴욕 경매의 하락세를 이어간 것으로 보인다.

캐롤라인 워커 ‘Recreation Pavilion’ [크리스티]
시장이 냉각될수록 양극화는 더 커지고 있다. 28일 크리스티 경매에서 싸이 톰블리, 루이즈 부르주아, 세실리 브라운은 이날 추정가 하단을 넘지 못했지만 에드가 드가, 데이미안 허스트, 데이비드 호크니는 추정치 상단을 돌파했다. 런던 국립 초상화 갤러리의 재개장에 발맞춰 초상화 여러점이 주요작으로 출품됐으나, 기록 경신은 풍경화가 만들어냈다.

폴 시냑의 풍경화 ‘Calanque des Canoubiers’(1896)는 추정가 상단에 근접한 802만 파운드에 낙찰되며 이날 최고가 판매의 주인공이 됐다. 장 미셸 바스키아의 1984년 피카소의 유산에 대한 헌사 ‘무제’도 추정가 상단에 근접한 646만 파운드(108억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루이스 부르주아의 황금빛 머리 없는 조각 ‘네이처 스터디’는 추정가 하단 80만 파운드에 턱없이 모자란 45만 파운드의 해머 가격을 기록하며 수수료 포함 56만 파운드(9억원)에 낙찰됐다.

최근 시장에서 가장 ‘핫’한 스코틀랜드 작가 캐롤라인 워커의 수영장을 배경으로 한 대작 ‘Recreation Pavilion’(2013)은 추정치 하단의 3배에 근접한 44만파운드(7억원)에 팔렸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