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특허 심사 ‘하세월’…1인당 심사건수 韓 197건 vs EU 59건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12대 국가전략기술로 지정된 바이오의 특허심사 기간이 오히려 과거보다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바이오 특허심사 기간이 늘어지는 건 특허 출원 건수가 늘어나는데 비해 심사관 수는 제자리걸음이기 때문이다.
국제특허분류는 총 7만6422개로 구성돼 있는데, 한국은 심사관 1인당 80.2개의 기술분류를 담당했다.
특허 주요국 중 심사관이 50개 이상의 기술분류를 담당하는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심사관 1인당 254건 심사… 바이오 출원량 늘어 대책 필요해
특허청, 반도체 이어 바이오·이차전지 전문 심사인력 확보 계획
12대 국가전략기술로 지정된 바이오의 특허심사 기간이 오히려 과거보다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특허심사관을 늘리며 특허심사 속도와 정확도를 높이고 있는 주요 선진국에 비해 한국은 특허심사가 너무 느리다는 지적이다. 제때 대응하지 않으면 한국 기업이 개발한 기술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0일 특허청에 따르면 바이오 분야 국내 특허심사 기간은 지난해 12월 기준 15.4개월로 1년 전인 2021년 12월(11.8개월) 3개월 이상 늘었다. 특히 5년 전인 2018년(9.7개월)과 비교하면 바이오 특허 등록 기간이 반년 이상이나 늦어지고 있다. 우선 심사까지 포함한 결과라는 점을 고려하면 빠르게 발전하는 바이오기술에 특허 심사 체계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바이오 특허심사 기간이 늘어지는 건 특허 출원 건수가 늘어나는데 비해 심사관 수는 제자리걸음이기 때문이다. 바이오 관련 특허 출원 건수는 2018년 1만5174건에서 지난해 1만9328건으로 5년간 27.3% 증가했다. 하지만 바이오 분야 특허심사관은 2018년 66명에서 지난해 76명으로 10명 늘어나는데 그쳤다. 지난해 바이오 분야 심사관 1명이 254건의 특허심사를 담당한 셈이다.
바이오 특허 출원량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허청은 바이오산업의 성장세와 출원량 추이를 볼 때 올해 바이오 특허 출원 건수가 2만건을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허청은 향후 2024년 2만1832건, 2025년 2만3253건, 2026년 2만4806건으로 바이오 특허 출원량의 증가세를 점쳤다. 만약 심사관 수가 현재 수준으로 유지된다면, 심사관 1인당 처리하는 특허심사는 300건을 넘어선다.
다른 특허 주요국들과 비교해도 한국의 특허심사 조건은 열악한 편이다. 전체 특허심사로 보면 한국의 심사인력 1인당 연간 특허심사 처리 건수는 197건이다. 하지만 중국의 경우 심사관 한 명이 1년에 처리하는 특허가 91건에 그쳤고, 유럽은 59건으로 주요국 중 심사관의 처리 건수가 가장 적었다. 한국과 가장 상황이 비슷한 국가는 일본이었는데, 일본도 169건으로 한국보다 심사관들의 부담이 낮았다.
심사관 한 명이 담당하는 세분화된 기술분류에도 차이가 있다. 국제특허분류는 총 7만6422개로 구성돼 있는데, 한국은 심사관 1인당 80.2개의 기술분류를 담당했다. 반면 중국과 미국은 각각 5.5개와 9.7개로 한 명의 심사관이 10개 이하의 기술에만 전문성을 가지면 된다. 특허 주요국 중 심사관이 50개 이상의 기술분류를 담당하는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열악한 특허심사 여건은 심사 처리 기간으로 직결된다. 유럽과 일본은 특허심사 기간이 각각 4.8개월과 10.1개월로 1년도 걸리지 않는다. 중국은 한국과 심사 기간이 비슷하지만, 지난 10년간 심사관을 기존 인력의 2.6배인 1만1598명이나 늘리며 폭증하는 특허 출원량에 대응했다.
특허청은 심사인력 확대를 매번 약속해왔지만 쉽게 개선되지 않았다. 특허청 관계자는 “심사인력 부족이 특허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지고 기업들에 손해라는 점도 알지만, 특허청만 인력을 늘리기엔 한계가 있다”며 “바이오를 포함해 반도체, 이차전지 등 산업이 성장하면서 특허 출원이 빠르게 증가하는 만큼 대책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
특허청은 국가전략기술인 바이오와 이차전지의 전문 심사인력을 확대한다는 입장이다. 특허청은 올해 4월 반도체 기술 관련 특허를 전담하는 ‘반도체심사추진단’을 신설하면서 전문 심사인력 30명을 새로 채용한 바 있다. 전담 조직 신설 이후 반도체 특허심사 기간은 15.6개월에서 2.5개월로 단축됐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배터리 열폭주 막을 열쇠, 부부 교수 손에 달렸다
- 中 5세대 스텔스 전투기 공개… 韓 ‘보라매’와 맞붙는다
- “교류 원한다면 수영복 준비”… 미국서 열풍인 사우나 네트워킹
- 우리은행, ‘외부인 허위 서류 제출’로 25억원 규모 금융사고… 올해만 네 번째
- [증시한담] 증권가가 전하는 후일담... “백종원 대표, 그래도 다르긴 합디다”
- ‘혁신 속 혁신’의 저주?… 中 폴더블폰 철수설 나오는 이유는
- [주간코인시황] 美 가상자산 패권 선점… 이더리움 기대되는 이유
- [당신의 생각은] 교통혼잡 1위 롯데월드타워 가는 길 ‘10차로→8차로’ 축소 논란
- 중국이 가져온 1.935㎏ 토양 샘플, 달의 비밀을 밝히다
- “GTX 못지 않은 효과”… 철도개통 수혜보는 구리·남양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