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생산 14개월來 최대 증가…반도체 불황터널 끝 보여
삼성·하이닉스 대규모 감산에
반도체 재고 증가세 확 꺾여
기업 투자심리도 개선 신호
기계·운송장비 분야가 주도
한국의 경기 흐름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반도체산업에서 '불황 터널'의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올해 5월 반도체 재고 증가폭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은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이 잇따라 감산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기업들이 지난해 말부터 올해 4월까지 감산을 진행하면서 그 효과가 5월부터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산업생산은 1년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앞으로의 경기 상황을 예상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7개월 만에 하락세를 멈췄다.
30일 통계청에 따르면 팔리지 못하고 창고에 쌓인 반도체는 4월에 이어 5월에도 증가했지만, 증가폭은 크게 축소됐다. 반면 5월에 창고에서 시장으로 방출된 반도체는 4월에 비해 19% 늘었다. 4월에 반도체 출하는 3월 대비 21.1% 감소했는데, 한 달 만에 증가세로 바뀐 것이다. 재고 증가세는 둔화하고 판매는 활성화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고 있다는 증거로 읽힌다.
반도체 업황 개선의 배경에는 주요 반도체 기업의 감산이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말부터 수익성이 낮은 저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감산을 시작했다. 올 4월에는 삼성전자도 감산에 동참했다.
다만 아직 감산 효과가 본격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반도체업계에서는 생산까지 3~6개월이 소요되는 만큼 3분기에야 감산 효과가 눈에 보일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도 제대로 된 감산 효과는 하반기 이후에 관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아직 (반도체 경기의) 반등이 뚜렷하다고 보기는 조금 어렵다"며 "감산 효과는 조금 더 지켜봐야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경기뿐 아니라 전반적인 경기도 나아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5월에는 산업생산과 소비, 투자가 일제히 증가했다. 5월 전산업생산지수는 111.1(2020년=100)로 4월보다 1.3% 늘었다. 전산업생산은 지난 3월 1.1% 증가했다가 4월에 1.3% 줄었는데, 한 달 만에 다시 증가세로 전환됐다.
광공업 생산은 4월보다 3.2% 늘었다. 광공업 중 반도체를 포함한 제조업 생산은 3.2% 증가했다. 반도체 생산만 떼어서 보면 4월 4.9% 늘어난 데 이어 5월에도 4.4% 증가했다. 제조업 재고지수를 출하지수로 나눈 값인 재고율은 123.3%로 전월보다 6.8%포인트 하락했다. 소비도 증가했다.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는 5월 105.2(2020년=100)로 전월보다 0.4% 늘었다. 가전제품·가구 등 내구재(0.5%)와 신발·가방·의복 등 준내구재(0.6%), 음식료품·의약품 등 비내구재(0.2%) 등의 소비가 모두 증가했다. 투자도 상승세로 나타났다. 5월 설비투자는 기계류와 항공기 운송장비 투자가 늘면서 4월보다 3.5% 늘었다.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지표도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1포인트 상승한 99.9를 기록하면서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역할을 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4월과 같은 수치를 유지했다. 선행지수는 앞서 6개월 연속 떨어지다가 7개월 만에 하락세를 멈췄다.
[이희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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