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영아 시신’ 비극 없도록…의료기관이 지자체에 출생정보 등록한다

출생통보제’ 국회 본회의 통과…내년부터 본격 시행
출생통보제 통과에 따라 보호출산제 도입도 급물살 전망

(시사저널=문경아 디지털팀 기자)

국회 본회의 ⓒ연합뉴스

의료기관이 아이가 출생한 사실을 의무적으로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하도록 하는 '출생통보제'가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30일 국회는 본회의를 열어 출생통보제 도입을 위한 '가족관계 등록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재석 267명 중 찬성 266표, 기권 1표로 의결했다.

출생통보제는 최근 수원 냉장고 영아 시신 등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영아가 살해·유기되는 사건이 잇따르는 것에 대한 보완책으로 입법이 급물살을 탔다.

출생통보제는 법안 공포일로부터 1년 후인 내년부터 본격 시행된다. 출생통보제가 시행되면 의료기관은 출생자 모친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출생자의 성별과 출생연월일시 등의 정보를 진료기록부에 기재해야 한다.

또한 의료기관장은 아이 출생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출생 정보를 통보하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모친의 주소지가 속한 지자체(시·읍·면장)에 이를 전달해야 한다.

아울러 지자체장은 아이가 출생일로부터 한 달 이내 출생신고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아이 부모 등 신고 의무자에 7일 이내에 출생신고를 하도록 통지해야 한다. 이후에도 신고 의무자가 출생신고를 하지 않을 경우 지자체가 법원 허가를 받아 직권으로 출생신고를 할 수 있다.

법무부는 "출생통보제 통과로 아동의 '태어난 즉시 출생등록될 권리'가 보장되고, 출생신고 누락을 방지해 아동 복리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출생통보제 법안 통과에 따라 보호출산제 도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보호출산제는 미혼모나 미성년자 임산부 등 사회·경제적 위기에 놓인 산모가 신원을 숨기고 출산해도 정부가 아동의 출생신고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은 보호출산제를 두고 "출생통보제가 시행될 경우 병원 밖 출산 사례가 늘 수 있기 때문에 보호출산제도가 동시에 도입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호출산제 도입을 위한 특별법은 현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계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