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면 뭐하니?' PD "정준하·신봉선 최고의 탱커, 개편 부담 있지만..." [인터뷰④]
[OSEN=연휘선 기자] (인터뷰③에 이어) 유재석을 중심으로 한 묵직한 프로그램이 한결 가볍게 팀 플레이를 앞세워 돌아온다. 개편한 '놀면 뭐하니?'에서 새롭게 메인 연출을 맡은 두 PD가 떠난 멤버 정준하, 신봉선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 나아가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가 7월 1일 개편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새 연출은 투톱 체제로 장우성 PD와 김진용 PD가 맡았다. 연출을 맡기에 앞서 각각 김태호 PD, 박창훈 PD가 메인 연출일 시절부터 함께 한 '놀면 뭐하니?'의 정예다. 2015년 MBC 입사 동기인 두 사람은 전혀 다른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무한도전'부터 '놀면 뭐하니?' 그리고 '악카펠라'를 거친 장우성 PD와 반대로 '나 혼자 산다'와 '전지적 참견 시점' 그리고 '복면가왕'을 거친 김진용 PD. 절친한 형, 동생 사이에서 같은 프로그램의 쌍두마차가 된 두 사람을 최근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에서 만나봤다.
'놀면 뭐하니?'는 365일 내내 "놀면 뭐하니? 제발 괴롭혀줘"라고 말하는 대한민국 대표 코미디언 유재석을 괴롭히며 무한확장 유니버스(YOONIVERSE)를 표방하는 버라이어티다. 유재석 혼자로 시작했던 시기를 거쳐 정준하, 신봉선, 하하, 미주, 박진주, 이이경까지 함께 했던 다인원 구성에서 멤버 조정을 거쳤다. 최근 2주 간의 휴방 후 복귀하는 '놀면 뭐하니?'는 프로그램의 정신적인 지주 유재석, 든든한 2인자가 된 하하, 성실과 다재다능의 아이콘 이이경, WSG워너비가 발굴한 히로인 박진주, 아이돌 껍질을 깨기 시작한 미주 그리고 새 멤버 자타공인 입담꾼인 주우재와 컴백한다.
MBC에서도, 한국 예능계에서도 '놀면 뭐하니?'가 갖는 상징성은 상당하다. 그만큼 애정 어린 관심과 비판적인 시선까지 동시에 받는 상황. 그런 프로그램의 개편을 맡게된다는 게 부담스럽지는 않았을까.
김진용 PD는 "부담 엄청 됐다. 없다면 거짓말"이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는 "그런데 티를 안 내려고 노력했다. 왜냐하면 팀원들이자 출연자 분들한테까지 그런 게 드러나면 사기가 꺾일 수 있어서 그랬다. 앞에서는 괜찮은 척 하고 형(장우성 PD)이랑 저랑은 '어떡하지?'라고 머리 맛대고 고민했다"라고 털어놨다.
떨리는 부담감은 동료와의 시너지로 이겨낼 수 있었다. 장우성 PD는 "저희가 평소에도 친하긴 한데 성인 남자 둘이 통화할 때 30분을 넘게 통화하면서 이야기를 나누게 되더라. 서로 성향이 정반대다. 그래서 오히려 보완이 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라고 말하며 투톱 체제의 시너지를 강조했다. 김진용 PD는 "굳이 따지면 저는 외향적이고 계획형인데 형은 내향적이고 즉흥적인 편이다. 또 걸어온 커리어 자체가 워낙 달라서 서로 인정하고 존중하는 부분이 있다. 서로 놓치는 걸 봐준다"라고 거들었다.
이어 장우성 PD는 "그렇기 때문에 둘이라면 '놀면 뭐하니?'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언젠가 연출을 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은 해왔지만 맡게 되니 부담이 정말 컸다. 그런데 서로 우리 둘이 한다면 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김진용 PD 또한 "같은 생각이었다. 비슷한 예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SBS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에서도 동기 PD 세 분이 함께 연출을 맡으면서 좋은 시너지 효과가 난 일이 있지 않았나. 지금도 부담은 되지만 서로를 잘아는 저희 둘이 같이 한다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거라는 믿음으로 만들어나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프로그램을 떠나게 된 정준하와 신봉선에 대해서도 두 PD들은 마음 깊이 고마움과 미안함을 갖고 있었다. 장우성 PD는 "감히 하차라고 생각하지 않고 싶다. 그렇기에 졸업이라는 마음으로 임했고, 굉장히 조심스럽게 말씀을 드렸다"라고 말했다.
김진용 PD는 "두 분께 개편 얘기를 드릴 때에도 사실 굉장히 일찍 말씀을 드렸다. 촬영이 남은 상황과 현장 사기를 생각하면 그렇지 않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을 수 있었지만 두 분께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감사하고 죄송스럽게도 받아들여주셨고, 마지막까지 정말 최선을 다해주셨다"라고 했다.
장우성 PD는 "준하 형과는 '무한도전'부터 봐왔던 사이라 더욱 각별하다. 지금도 그 분만큼 예능에서의 '코미디 탱커'는 없다는 생각이다. 신봉선 씨도 마찬가지 감각도 연기도 여전히 예리하게 살아있는 분이다. 저희가 주제마다 구성이 바뀌는 만큼 언제고 가능하다면 다시 게스트처럼 모셔서 웃음을 드리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그 고마움과 미안함도 더해서 두 PD들은 더욱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각기 다른 지표로 프로그램의 안착을 살펴볼 예정이다. 장우성 PD는 "회사에서는 사실 2049 시청률을 많이 보시더라. 아예 '시청률 몇 나왔더라'가 아니라 '2049 몇 나왔더라'라고 얘기하신다. 물론 중요한 부분이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는 시청률을 엄청 신경 쓴다. 거시적으로 봤을 때 변명의 여지가 적은 부분이라고 생각해서 그렇다. 전체적인 시청률이 잘 나오면 유재석 형도 일요일 아침에 너무 좋아하신다. 다만 이제 전반적으로 흐름을 보려고 한다. 전주보다 0.1%P라도 오르고 있는지. 정체나 하락을 하더라고 추세 자체가 상승세인지를 보려고 한다"라고 했다.
김진용 PD는 "프로그램을 하다 보면 두 가지로 나뉘는 것 같다. 그냥 회사에서 돈을 버는 프로그램, 제작진에게도 기쁨을 주는 프로그램으로. 저희에게 시청률은 그런 자부심을 줄 수 있는 것 같다. 예전에 비해 '놀면 뭐하니?'라는 프로그램을 한다는 것의 자부심이 조금 꺾인 느낌이 있다. 내부적으로 그런 동기부여를 줘야 하는 것도 저희에겐 나름의 과제다. 방송이 잘 되면 밥을 안 먹어도 배부르다. 그런데 지금은 흐름을 약간 잃지 않았나. 개인적으로는 SNS에서 화제가 되는지를 주의 깊게 본다. 최근에는 저희가 갤로퍼 복원한 게 관심을 받은 것 같았다. 그런 게 곧 보시는 분들이 원하시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그 흐름을 놓지 않으려고 한다"라고 했다.
끝으로 두 사람은 "길게 보고 가려고 한다"라고 입을 모았다. 김진용 PD는 "길게 보고 있다. 두들겨 맞는다는 생각으로 어떻게든 해야 이어갈 수 있을 것 같다. 그렇지만 버티지 않으면 엄청난 변화를 이룰 수 없을 것 같다. 이 장르 자체가 허무맹랑한 걸 하면서 변화를 보여드려야 한다. 어감이 조금 이상하지만 느린 혁명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장우성 PD 또한 "살아나고 계속해서 혁신을 보여드리려고 한다. 스스로 용기를 주려고 하고 있다"라고 거들었고, 김진용 PD는 "비판이 있을 수 있다는 건 각오하고 있다. 다만 너무 두눈 부릅뜨고가 아니라 '이 녀석들 뭐하는지 한번 볼까?'하는 마음으로 지긋이 봐주시길 부탁드린다. 분명히 만족을 드릴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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