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워치] 중국, '반간첩법' 확대 시행…"사진촬영도 조심해야"

임광빈 2023. 6. 30.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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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에서는 내일(1일)부터 '간첩행위'의 범위를 대폭 확대한 개정 반간첩법이 시행됩니다.

반간첩법 시행에 앞서 우리 정부도 교민과 여행객 등을 대상으로 주의를 당부할 정도인데요.

자세한 소식 살펴보겠습니다.

임광빈 특파원.

[기자]

네, 베이징입니다.

[앵커]

어떤 법이기에 우리 정부도 나서 주의를 당부할 정도인가요?

[기자]

중국 정부는 개정 반간첩법을 통해 간첩행위의 적용 대상을 기존 '국가 기밀 정보의 탈취와 정탐, 매수'에서 '국가 안전과 이익에 관한 문건'까지 확대했습니다.

문제는 안보와 국익의 범위가 광범위하고, 모호해서 우리 교민이나 기업인, 여행객들도 의도치 않게 '간첩'으로 처벌받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겁니다.

주중 한국대사관은 민감하다 싶은 자료나 지도, 사진, 통계 등을 인터넷에서 검색하거나 저장하는 것도 위험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보안통제구역이나 시위 현장 등을 촬영한다거나, 중국 정부에서 금지하고 있는 포교와 야외 선교 등의 행위도 유의하라고 당부했습니다.

북중 접경지역에서의 대북지원단체 활동이 제한될 것이란 전망과 함께, 탈북민 구조도 간첩행위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이 법의 시행으로 외신 기자들의 취재 활동이 더욱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마오닝 / 중국 외교부 대변인(지난 28일)> "모든 국가는 국내 입법을 통해 국가 안전을 수호할 권리가 있으며, 이는 모든 국가에서 통용되는 관행입니다. 간첩법을 외신 기자의 취재 활동에 연관시킬 필요는 없습니다."

중국 당국은 법 시행에 앞서 이미 전국적으로 스파이 색출작업을 벌였고, 이 때문에 중국 내 외국기업 임직원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습니다.

지난 3월과 4월에는 미국의 기업 실사업체와 컨설팅 기업 사무실이 중국 공안에 의해 급습을 당했고, 일본 제약기업 직원은 베이징에서 스파이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앵커]

중국은 동시에 국익과 안보를 위협하는 외국의 조치에 맞대응할 근거법을 만들었다는데요.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우리의 국회에 해당하는 중국의 전국인민대표대회의 상무위원회가 지난 28일 '중화인민공화국 대외관계법'을 통과시켰습니다.

"중국은 국제법과 국제관계의 기본 준칙을 위반하고 중국의 주권, 안보 및 발전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에 대해 상응하는 반격 및 제한 조치를 취할 권리가 있다"는 내용을 명시했습니다.

중국은 그동안 미국이 중국의 기업과 개인을 상대로 내놓는 제재에 맞서 '반외국제재법'을 근거로 '맞불 제재'를 시행해왔습니다.

또 대만 당국과 교류하는 미국 정치인 등에는 자산 동결, 입국 금지 등 상징적 제재 조치를 취해왔습니다.

하지만 이 법 제정을 계기로 중국이 과거 사드 갈등을 계기로 비공식적으로 시행해온 '한한령' 같은 대외 보복성 조치를 앞으로 더 과감하게 취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마오닝 / 중국 외교부 대변인> "국가의 주권과 안보 및 개발 이익을 수호하고 국제 공정과 정의를 수호하려는 중국의 결연한 의지와 책임을 충분히 보여줍니다."

앞선 반간첩법이 내부 통제 강화에 방점이 찍혔다면, 대외관계법은 중국을 견제하는 외부 세력에는 반드시 반격을 하겠다는 의지를 내 보인 것이란 평가가 나옵니다.

대외관계법 역시 반간첩법과 함께 내일부터 시행됩니다.

[앵커]

한편 오늘(30일)은 홍콩 국가보안법이 시행된지 3년이 되는 날입니다.

홍콩 정부는 보다 강화된 보안법 추가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요?

[기자]

홍콩 국가보안법은 지난 2020년 6월 30일 밤 11시, 전격 시행됐습니다.

2019년 반정부 시위에 놀란 중국은 국가 분열, 국가 정권 전복, 테러 활동, 외국 세력과의 결탁 등 4가지 범죄를 규정한 홍콩보안법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습니다.

이 법은 홍콩 내 민주 진영을 순식간에 궤멸시켰는데요.

민주 진영 정치인과 사회 지도자들이 줄줄이 체포·구속·기소됐고, 정당 해산도 잇따랐습니다.

집회는 불허됐고, 반대 목소리를 내는 언론사는 퇴출됐습니다.

자기검열 분위기는 사회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하는 모습입니다.

<키위 차우 / 홍콩 영화 감독> "홍콩의 배우들은 두려움에 가득 차 있는데, 이 두려움이 모든 것을 뒤덮고 있습니다. 개인적 상황이라고 주장할 수 있지만, 엄청난 정치적 압박과 극심한 자기 검열이 만연한 경험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홍콩 당국은 늦어도 내년까지 '홍콩판 국가보안법'을 추가로 제정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중국 정부가 만든 국가보안법에 담기지 않은 다른 죄목까지 처벌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존 리 / 홍콩 행정장관> "다양한 분야에서 강경하지는 않지만 파괴세력(반정부 세력)이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래서 국가 안보 측면에서 우리는 경각심을 갖고 경계해야 하며, 파괴세력의 뜻대로 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앵커]

전 세계가 이상기후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중국도 올해 폭염과 폭우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고요?

[기자]

중국 기상대에 따르면 이번 6월 한 달 중 베이징의 낮 최고기온이 35도 이상을 기록한 날은 모두 14일에 달했습니다.

1961년 이래 폭염이 가장 길었던 6월로 기록됐습니다.

지난 22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41.1도를 기록했는데, 6월 사상 최고기온을 돌파한 것입니다.

23일과 24일에도 폭염이 계속되면서 사상 처음 낮 기온이 사흘 연속 40도를 웃돌았습니다.

폭염은 주로 베이징과 톈진, 허베이를 비롯한 중국 북부 쪽에서 집중되고 있는데요.

중국 기상대는 하늘에 구름양이 적어 태양 복사가 강해 기온이 상승하기에 유리한 조건이라며, 일조시간이 긴 여름철에 막 접어들어 고온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반면 남부지방은 계속된 폭우로 피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중국 남서부 충칭에서는 어제(29일) 오후 3시 반쯤 폭우로 발생한 낙석이 운행 중이던 버스를 덮치면서 6명이 숨지고 9명이 다쳤습니다.

사고가 난 지역에는 지난 28일부터 많은 비가 내린 가운데, 현지 당국이 지질 재해 발생 위험 경보를 발령한 상태로 알려졌습니다.

앞선 27일에는 인근 쓰촨성에서 폭우로 마을 두 곳에 산사태가 발생하면서 4명이 숨지고 3명이 실종됐고, 2만 5천여명의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폭염과 폭우로 농경지 피해도 속출하고 있는데요.

지난 17일부터 열흘 가까이 계속된 폭우로 장시성에서는 49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농경지 540㎢가 물에 잠기는 피해를 입었습니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베이징과 톈진 등 북방 지역에서도 3만㎢의 농경지가 가뭄 피해를 봤고, 20만명과 가축 76만 마리가 식수난을 겪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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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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