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대일로 탈퇴 막아야"…中, 이탈리아 설득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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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서 탈퇴하려는 이탈리아를 설득하기 위해 외교 거물을 급파했다.
2019년 당시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가 중국과 일대일로 참여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지난 28일 "일대일로 사업에 참여하지 않고도 중국과 훌륭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며 "(탈퇴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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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대일로, 미래 위한 옳은 결정"…보복 위협도 병행
伊 총리 "일대일로 탈퇴해도 中과 관계유지 가능"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중국이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서 탈퇴하려는 이탈리아를 설득하기 위해 외교 거물을 급파했다. 설득이 통할지는 미지수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류젠차오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장(장관급)은 지난 25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이탈리아를 방문했다. 그는 25일 밀라노에서 이탈리아 기업인들과 만나 “중국과 이탈리아가 일대일로 양해각서(MOU)에 서명한 건 현재뿐 아니라 미래를 내다본 옳은 결정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탈리아 의회와 학계 인사들과 만나서도 일대일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대외연락부는 중국공산당의 정당 외교를 위해 만든 조직이다. 1986년부터 외교관으로 일한 류 부장은 외교부장 물망에도 오르내릴 정도로 베테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이 이 같은 거물을 이탈리아에 보낸 건 최근 일대일로를 둘러싸고 양국 관계가 삐걱거리는 것과 무관치 않다.
일대일로는 대규모 인프라 개발 등을 통해 중국 중심의 경제 블록을 구축하려는 프로젝트다. 주요 7개국(G7) 중에선 이탈리아가 유일하게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2019년 당시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가 중국과 일대일로 참여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MOU는 5년 단위로 갱신되는데 이탈리아는 올 연말까지 갱신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12월 22일까지 갱신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5년 간 자동 연장된다.
이탈리아 정부는 일대일로 참여를 중단하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고 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지난 28일 “일대일로 사업에 참여하지 않고도 중국과 훌륭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며 “(탈퇴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총선 과정에서도 일대일로 참여는 “(전임 정부의) 큰 실수”였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탈리아는 반도체 제조 강국인 대만과의 관계를 고려해 일대일로 탈퇴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의 핵심 산업인 자동차 산업에서는 반도체 공급망 안정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대만은 이탈리아와 협력 강화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일대일로 참여에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멜로니 총리가 대중(對中) 강강파라는 점도 이탈리아가 일대일로 탈퇴를 추진하게 된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은 이 같은 움직임을 막기 위해 보복 위협 등 압박도 병행하고 있다. 자구이더 이탈리아 주재 중국 대사는 “이탈리아가 MOU를 무리하게 탈퇴하면 정치·경제·통상·문화 등 많은 분야에서 협력 열기가 식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 연립내각 안에서도 전진이탈리아나 동맹당 인사들은 중국의 무역 보복 가능성을 우려해 일대일로 프로젝트 참여 유지를 지지하고 있다.
박종화 (bel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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