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전 우려로 꺼렸던...美, 사거리 300㎞ 미사일 우크라 공급 추진
WSJ “백악관도 시급한 필요성 인정하며, 분위기 바뀌어”
미국은 그동안 공급을 망설였던 최첨단 장거리 미사일 ATACMS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 보도했다.
미 육군 전술미사일시스템(The Army Tactical Missile System)의 약자인 에이태큼스(ATACMS)는 약 300㎞의 사거리를 지닌 로켓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우크라이나군이 ATACMS를 이용해 러시아 영토를 직접 타격해, 현재의 전쟁이 확전될 가능성을 우려해, 지금까지 무기 지원 대상에서 배제했었다.
그러나 WSJ는 미국과 유럽 파트너 국가들의 안보 관리들을 인용해, 특히 ATAMS의 제공을 꺼렸던 미 백악관 측이 러시아 용병 집단인 바그너 그룹의 반란으로 인해 푸틴의 러시아군 수뇌부에 대한 숙청이 전개되고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 전장으로 혼란이 이어지는 상황과, 우크라이나군의 대반격 진행 과정을 고려해 “시급한 필요성”을 인정하고 “지금이 첨단 무기를 공급할 적기(適期)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미국에 그동안 러시아가 2014년부터 불법 점령하고 있으며, 현재 이란제(製) 드론의 발사 기지로 이용하는 크림 반도를 공격하기 위해서는 ATACMS가 필요하다고 계속 주장했었다. 우크라이나 군 관리는 WSJ에 “최근 미국 정부로부터 입장이 바뀌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를 받았다”고 말했다.
미국은 공식적으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은 전장의 역동적 상황에 따라 검토한다는 입장이지만, 두 달 전까지만 해도, ATACMS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미사일 중 가장 사거리가 긴 것은 80㎞의 다연장로켓인 HIMARS(하이마스)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ATACMS 로켓의 사거리는 300㎞에 달해, 후방 깊숙하게 위치한 러시아의 무기고와 군수시설, 지휘통제시설을 공격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러시아의 후방 시설은 ATACMS의 공격 범위를 벗어나기 위해 더욱 뒤로 밀리게 돼, 최전선으로의 물자 공급이 그만큼 더욱 어려워진다.
유럽 관리들은 에이브럼스 탱크와 HIMARS 발사대, F-16 전투기와 마찬가지로, ATACMS에 대해서도 미국이 초기의 반대 입장을 바꿀 것으로 본다고 WSJ에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월까지만 해도 ABC 방송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는 F-16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현재로선 나는 이를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은 지난 달 19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들이 F-16 전투기를 우크라이나에 공급하고 우크라이나 조종사들을 훈련시키는 것을 허용한다는 방침을 밝혔고, 미국도 어떤 형식이로든 F-16의 지원과 조종사 훈련에 참여하기로 했다.
미국은 작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지금까지 우크라이나에 400억 달러(약 52조8046억 원) 이상의 무기와 군수물자를 제공했다. 이는 올해 한국 국방예산(57조 원)에 가까운 액수다.
이에 앞서, 미 연방 하원의 외교위원회는 지난 21일 우크라이나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ATACMS 미사일 지원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앞서 16일 미 하원 군사위원회는 우크라이나에 8000만 달러 어치 이상의 ATACMS 미사일을 제공하도록 하는 국방 예산을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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