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함에 목숨 걸었다"는 한화오션, HD현대중공업에 본격 도전장

최경민 기자 2023. 6. 30.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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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이 군함 사업을 놓고 HD현대중공업에 본격 도전장을 던졌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방위사업청이 진행하는 울산급 배치3(Batch-III) 5·6번함 건조 사업 입찰에 대한 제안서를 제출했다.

KDDX는 한화오션이 개념설계를 했고, HD현대중공업에서 기본설계를 진행 중인 사업이다.

한화오션이 기본설계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공정성이 훼손됐다며 HD현대중공업을 대상으로 국민감사를 청구할 정도로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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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은 지난 4월10일 울산 본사에서 3600톤급 울산급 Batch-III의 첫 번째 함정인 '충남함'을 진수했다.

한화오션이 군함 사업을 놓고 HD현대중공업에 본격 도전장을 던졌다. 출범과 동시에 한화오션이 상승세를 탈지, 아니면 HD현대중공업이 수성에 성공할지 여부가 관건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방위사업청이 진행하는 울산급 배치3(Batch-III) 5·6번함 건조 사업 입찰에 대한 제안서를 제출했다. 방위사업청은 평가를 진행한 이후 다음달 중순쯤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게 유력하다. 사업예산은 8334억원이다.

울산급 배치3의 경우 1~4번 호위함은 이미 사업자가 결정된 상태다. 1번 선도함은 2020년 HD현대중공업이 약 4044억원에 수주해 진수까지 마무리했다. 2~4번함은 SK오션플랜트가 척당 3300억~3500억원에 수주했다. SK오션플랜트를 두고 저가수주 논란이 있었기에 5·6번함은 '가격'이 아닌 '기술력' 중심으로 업체를 선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입장에서는 지난 5월 한화그룹에 인수돼 출범한 이후 첫 도전이다. 김동관 부회장이 지난 5일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2023) 당시 한화오션을 향해 "많은 투자와 중장기적 전략을 세우겠다"며 전폭적 지원을 약속한 상황에서 첫 수상함 수주까지 따내 '판'을 뒤집는다는 각오다. 김 부회장은 육·해·공 통합 라인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방산그룹으로 거듭나기 위해 한화오션 인수를 추진했다.

'MADEX 2023' 당시 배선태 한화오션 특수선사업부 영업담당은 "다른 말이 필요없다. 목숨 걸고 준비하겠다"고 말하는 결기를 보였다. 한화오션은 'MADEX 2023'에서 울산급 배치3 호위함의 모습을 소개하고, '(HD현대중공업의) 선도함보다 뛰어난 후속함'이라하며 견제구를 던졌다. 최근에는 제진재 개발 소식을 알리며 "울산함 배치3 건조 사업 수주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힘을 줬다. 한화시스템이 개발한 전투체계 장착, 복합식 추진체계 적용을 통한 수중방사소음 최소화를 강점으로 내세웠다.

한화오션의 울산급 호위함

HD현대중공업은 울산함 배치3에서 첫 번째 함정을 수주한 경력을 앞세운다. 이 선도함인 '충남함'은 지난 4월 진수식을 가졌다. 시험평가와 전력화 등을 거쳐 내년 해군에 인도한다. 무게 3600톤으로, 최대 55km/h의 속력으로 운항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 추진체계 방식을 적용했다. 소음이 적게 발생하는 전기 추진 방식을 쓰면서, 유사시에는 가스터빈 추진을 이용한 고속 운항이 가능하다.

HD현대중공업 입장에서는 한화오션의 거센 도전을 이겨내야 하는 게 당면과제다. 업계 1위 기업 및 수상함 분야 전통의 명가라는 위상을 공고히 하기 위해서다. 360도 전방위 탐지, 다기능 위상 배열 레이더 등의 기술이 강점으로 평가받는다.

울산급 배치3 수주전의 경우 '본 게임'의 전초전이라는 시각도 있다. 내년 한국형 구축함(KDDX) 상세설계 및 함건조 사업 수주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KDDX는 한화오션이 개념설계를 했고, HD현대중공업에서 기본설계를 진행 중인 사업이다. 한화오션이 기본설계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공정성이 훼손됐다며 HD현대중공업을 대상으로 국민감사를 청구할 정도로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기도 하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수주전이 '저가경쟁' 보다 '기술경쟁'이라는 건설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며 "제 살 깎아먹기식 경쟁이 이뤄지는 것은 K-방산의 미래를 위해 득될 게 없다"고 말했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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