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통화스와프 8년 만에 복원‥강달러 안전판?
■ 진행 : 박석원 앵커, 윤보리 앵커
■ 출연 : 김지선 경제부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Q]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우리 정부가 일본과 통화 스와프를 8년 만에 재개했는데, 뭐가 달라지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최근 대출이 늘기 시작했는데 좀 내려가나 싶던 대출금리가 반년 만에 다시 오르면서 가계 빚 부담이 더 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이번 주 경제 이슈들, 경제부 김지선 기자와 함께 짚어봅니다. 안녕하십니까?
일단 일본과 통화 스와프 8년 만에 재개했는데 통화스와프 체결하면 뭐가 좋은 건지, 얼마나 나아지는 건지 이런 부분도 짚어주시죠.
[기자]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우리가 원화를 아무리 많이 가지고 있어도 외환 위기가 오면 원화 가치가 헐값이 되면 별로 국제시장에서 힘을 못 쓰겠죠. 그럴 때 다른 나라와 미리 약속한 환율로 교환을 하는 게 통화스와프입니다. 예를 들어서 원화의 시장 가격이 10달러 정도 했는데 이게 1달러로 떨어진 겁니다. 그래도 9달러 정도 약속을 했다면 그렇게 쳐주겠다, 이렇게 약속을 미리 하는 거죠. 일본과는 100억 달러 규모로 달러화 베이스로 체결했기 때문에 원화 가치가 아무리 떨어져도 약정된 환율로 일본이 갖고 있는 달러를 살 수 있는 겁니다.
예를 들어서 IMF 위기 때 우리 외환보유고 잔고가 88억 달러밖에 안 됐어요. 그런데 그 당시에 800원대 했던 원달러 환율이 1900원대까지 치솟았거든요. 2.5배 가까이 더 비싸게 사야 하는 상황에서 이렇게 통화스와프가 체결돼 있다면 당연히 숨통이 트이겠죠. 물론 지금 금융시장 상황이 그런 상황이냐? 아닙니다. 현재 우리나라 외환보유고는 4200억 달러가 넘고요. 이번에 체결된 건 42분의 1 규모 수준밖에 안 되죠. 그 돈이 없어서 일본에서 달러를 가져다 쓸 가능성은 매우 낮고, 일본은 상황은 더 좋습니다. 일본 외화보유액은 1조 2천억 달러로 세계 2위여서 우리에게 달러를 받아다 쓸 그런 입장은 아닌 거죠. 결국 양측 모두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이 급한 상황이 아니었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양쪽 모두에게 꼭 필요한 게 아닌 상황이면 왜 지금 체결한 겁니까?
[기자]
사실 어느 한쪽이 급한 상황이면 통화 스와프를 체결하는 게 좋은 건 아닙니다. 급하다는 건 그만큼 외환 금융 부분에서 문제가 있다고 비춰질 수 있는 거죠.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체결 이후에 우리나라 대외 건전성 높고 대외 충격도충분히 대비가 가능하다고 말한 것도 이런 배경이 있습니다. 오히려 두 나라 모두 여유가 있는 지금 상황에서 체결해두면 정작 필요할 때 잡음 없이 가동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거죠. 그리고 또 당장 쓸 일이 없다고 해서 경제적인 효과가 아예 없는 것도 아닙니다.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을 생각해 보시면 되는데요. 이 통장을 뚫어놓으면 안 쓰더라도 마음이 편하잖아요. 카드값 잔고가 부족할 일도 없고요. 통화 스와프도 심리적 안전망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실제로 코로나가 한창인 2020년 달러가 크게 올랐는데 당시 미국과 통화 스와프를 체결했다는 사실만으로 환율이 안정된적이 있거든요.
일각에선 전쟁이 계속되고 있고 긴축도 좀 더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환율 변동성이 커진 상황이지 않습니까? 그런 상황에서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는 것만으로도 이런 시장의 불안을 막고 또 강달러, 고환율의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는 시각이 있습니다. 통화 스와프가 제2의 외환보유고다,마이너스 통장이다, 이렇게 불리는 이유입니다.
[앵커]
불안을 막아주는 마이너스 통장. 그런데 정치적인 해석이 더 많은 것 같은데 이유는 뭐죠?
[기자]
한일 통화스와프가 한일 관계 때문인데요. 한일관계를 대변하는 바로미터 역할을 해 왔습니다. 분명 어려울 때를 가정해 미리 대비해놓는 통화 스와프인데. 유독 한일 관계에서는 이렇게 갈등에 좌우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2001년 7월 처음 체결이 됐어요, 통화스와프가. 10년 만에 30배 넘는 규모까지 커지면서 역할을 많이 했습니다. 2012년부터 삐걱대기 시작했는데요.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이 독도 방문을 했지 않습니까?
관계 경색되면 줄줄이 만기 연장이 안 된 걸 보실 수 있습니다. 지속적으로 규모가 점점 쪼그라들다가 2015년에 모든 만기가 끝나면서 완전히 계약이 종료가 됐습니다. 이후에 재개 협상이 없었던 건 아닙니다. 2017년에 협상이 재개됐는데 그때 일본이 부산 영사관 앞에 소녀상 설치를 이유로 해서 협상을 중단했습니다. 가장 먼저 망가지고 또 회복도 가장 어려운 게 돈 관계이지 않씁니까? 통화 스와프를 재개한다는 건 앞으로 한일 간 여러 분야를 넘어 금융과 경제협력을 한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이렇게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앵커]
환율 얘기를 해 주셨는데요. 얼마 전까지 50원 떨어졌다는 기사가 나왔는데 지금 보니까 다시 오르고 있더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야말로 널을 뛰는 역동적인 한 달이었습니다. 제가 이번 달 1일 즈음에 석 달 만기 외화 예금을 들었는데. 중순이 되니까 50원 가까이 빠졌어요. 그래서 아이고, 이거 어쩌나 했는데 오늘 보니까 거의 회복을 했습니다.
환율이 출렁이는 가장 큰 이유는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입 때문입니다. 이번 달 중순 금리는 정작 동결해놓고 올해 안에 더 올릴 수 있다고 했어요. 그런데 한 번 더 올리겠다고 한 것도 아니고 두 번 더 올릴 수 있다고 했고요. 이 얘기도 한 번만 한 게 아니라 지금 계속하고 있습니다. 원래 기대가 크면 실망도 더 큰 법이잖아요. 고강도 긴축이 다 끝나가는 줄 알았는데 더 오래갈 수 있다는 실망감에 안전 자산인 달러의 가치가 오르고 시장의 위험 회피 심리도 커졌습니다. 환율이 오르다 보니 최근 우리 주식 시장에서큰 손 역할을 했던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는 모양새고요. 이 결과가 또 환율 상승을 부추기는 상황이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파월의 뉘앙스도 그렇고 또 호주, 캐나다, 영국, 유럽 중앙은행도 최근 긴축 속도를 높이는 분위기인데 다시 긴축, 이거 얼마나 갈까요?
[기자]
일단 미국만 보면 올해 남은 금리 결정 회의는다음 달, 9월, 11월, 12월 이렇게 네 번 남았습니다. 파월 의장이 연속 인상도 가능하다고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했기 때문에 다음 달하고 9월에 올릴 수 있는 거죠. 그러면 9월에 올려놓고 석 달 있다가 12월에 다시 내리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올해 안에 인하는 좀 어려워졌던, 시장의 기대는 올해 안이라도 가능하지 않나, 이런 기대가 있었는데 어려워졌고요. 물론 파월 의장이 말만 저렇게 할 수도 있습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미국이 한 번은 확실히 올릴 거다. 그건 한국은행의 예상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두 번째 인상이 과연 있을지 어떻게 될지는봐야 한다며 반신반의했습니다. 사실 지금은 파월 의장도 잘 모르고 있을 겁니다. 중요한 건 미국 지표겠죠. 고용과 소비가 여전히 탄탄하고 물가 상승률도 높습니다. 그래서 전망이 그리 밝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앵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세 차례 연속 동결됐는데. 대출금리는 반 년 만에 올랐더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대출금리 올해 들어 계속 하락했는데 지난달부터 다시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금리가 내려가며 가계 대출이 다시 늘기 시작했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금리 인하 효과를 채 체감하기도 전에 서민들의 빚 부담이 다시 증가하는 상황이 된 겁니다. 기준금리는 계속 동결하는데 왜 이렇게 금리는 오르냐 궁금하실 텐데, 일단 그동안에 금리가 많이 내려왔던 영향을 봐야 합니다. 유동성 위기가 작년 에버랜드 사태 때 잦아들었고 금리가 너무 오르니까 금융당국이 계속해서 구두로 압박을 했어요, 기관들을. 그러니까 기관들이 자진해서 금리를 낮추는 게 있었고요. 여기에 정책금융 상품이 많이 나왔습니다. 서민들을 대상으로 한 싼 금리 상품이 많이 나오다 보니까 금리 인하 효과가 더 커 보였던 것도 사실입니다.
최근에 금리가 다시 오른다는 건 그만큼 은행들이 돈 구하기가 어려워졌다는 얘기입니다. 은행이 돈을 구할 때 은행채를 발행하잖아요. 그런데 은행채가 사실은 지난달부터 발행 물량에 제한이 있었는데 이게 풀리면서 은행채 발행이 늘었고요. 공급이 늘면 가격이 떨어지겠죠. 그래서 채권금리는 가격이 떨어지면 오르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반영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앵커]
대부업까지 연체율이 올라가고 있다고 하는데 이건 어떤 이유입니까?
[기자]
흔히 연체율이 올라간다고 하면 문제를 생각할 수 있는 게 금융기관이 빚을 받아내야 할 걸못 받아내면 부실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게 가장 크고요. 또 빚에 허덕이는 가계와 기업이 그만큼 많아졌기 때문에 우리 경제가 흔들리고 소비도 줄어들 수 있고, 이런 문제가 있겠죠. 그런데 대부업의 연체율이 높아졌다. 문제가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대부업의 특성 때문인데요. 바로 급전 필요한 서민들이갈 곳이 없어진다는 겁니다. 왜 그런지 설명하기 전에 일단 대부업과 관련해 중요한 지표가 있는데. 그 지표에 모두 빨간불이 켜졌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담보대출비율입니다. 대부업체는 기본적으로 신용대출을 해야 돼요, 담보대출보다는. 왜냐하면 신용이 낮은 사람들이 문을 두드리는 최후의 수단이기 때문에 신용대출 비율이 더 높은 게 정상입니다.
그런데 최근에 대부업체들이 담보대출 비율을 늘려왔어요. 늘려왔어요. 2년 정도 됐거든요. 이게 왜냐하면 고금리 때문이에요.
일각에서 생각하시기에는 금리가 올랐고 그러면 고리대금을 하기에는 더 좋은 환경이 아니냐고 생각있는데. 이게 대부업 입장에서는 돈을 구해 와야 되는데 그 금리도 오른 겁니다. 그럼 돈을 구하는 데 돈이 더 많이 든다, 그러면 돈을 빌려주면서 돈을 더 많이 받으면 되는 거 아니냐고 하는데 우리나라의 법정 최고금리가 그게 안 됩니다.
20%까지 막혀 있어요. 그러니까 돈을 구하는 데는 더 많이 드는데 상한은 막혀 있으니까 당연히 마진이 줄어들겠죠. 그러다 보니까 영업하기가 어려워지고 그러니까 안전한 담보대출로 가자 했는데 문제는 또 여기서 부동산 시장이 악화한 게 문제입니다. 담보의 가치가 하락하면서 안전하게 가려고 했던 담보대출이 오히려 발목을 잡는 그런 형국이 됐어요. 그러다 보니까 대부업체들이 돈을 잘 안 빌려주려고 하는 거예요.
두 번째 지표를 보실 필요가 있는 게 뭐냐 하면 대부업체가 빌려준 돈의 전체 규모는 보시면 0.1%밖에 줄지 않았어요, 반면 사이에. 그런데 대부업 이용자가 7% 가까이 줄었어요. 이 얘기는 뭐냐 하면 돈을 빌릴 필요가 없는 사람들이 늘어난 게 아니라 대부업 시장에서조차도 돈을 못 구하고 쫓겨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면 결국에는 이게 사회문제로까지 될 수 있는데요. 불법 사금융에 손을 뻗을 수밖에 없고요. 그러다 보면 불법 채권추심이나 이런 것도 활발해질 수 있고. 그래서 금융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 서민 경제도 어려워지는데 나라 경제도 문제라고 합니다. 세수가 얼마나 구멍이 난 겁니까?
[기자]
지난달까지 걷힌 돈이 160조 2천억 원이에요. 지난해와 비교하면 현재까지 36조 4천억 원이 덜 걷힌 겁니다. 경기가 어렵다 보니 기업들이 장사를 잘 못해서 법인세가 많이 줄었고요. 17조 3000억 원이 줄었고. 부동산 거래가 뚝 떨어지면서 소득세도 9조 6천억 원이 덜 걷혔습니다. 정부가 올해 걷힐 거로 예상한 수입이 400조 5천억 원인데, 이 중에 걷힌 돈은 40%입니다. 아직 올해 반도 안 됐고 5월까지 수치잖아요. 그러면 나쁘지 않은 거 아니냐, 이렇게 생각하실 수 있는데 정부가 관련 수치를 보유한 2000년 이후에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가장 성적이 저조한 거죠. 어떻게 하나 걱정이 많으실 텐데요.
정부는 일단 다음 달부터 소비가 늘면서 부가가치세 납부세액이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고요. 부동산 시장이 좀 살아난다는 기사 보셨잖아요. 양도세도 증가할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또 법인세 역시 중간예납 들어오는 8월 전까지는 지금보다 감소 폭이 더 커질 일은 없을 거다, 그래서 다음 달부터는 상황이 나아지지 않겠냐 하고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저희가 앞서 처음 질문하면서 우리 외환보유고가 4200억 달러가 넘는데 이번에 체결된 게 4분의 1이라고 잘못 말씀을 드려서 40분의 1 규모 수준이라고 다시 정정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경제부 김지선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YTN 김지선 (sun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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