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큐] '국내파' 발레리나 강미선, 세계 최정상에 서다
■ 진행 : 박석원 앵커, 윤보리 앵커
■ 출연 : 강미선 발레리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Q]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무용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세계적 권위의 상이죠. 올해로 31주년을 맞는 '브누아 드 라 당스'에서 최고 여성 무용수로 발레리나 강미선 씨가 선정됐습니다. 한결같은 노력과 열정으로 한계 없는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 무용수입니다. 세계가 인정한 발레리나 강미선 씨를 스튜디오에 직접 모시고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강미선]
안녕하세요?
[앵커]
무용계에서는 세계 최고 권위의 상을 받으신 건데 일단 축하드립니다.
[강미선]
감사합니다.
[앵커]
후보에 올랐을 때 당시에도 YTN과 인터뷰를 했기 때문에 그 사전 인터뷰를 봤는데 그때는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이렇게 말씀을 하셨거든요. 그때 당시에 그만큼 기대를 하지 않으셨나요?
[강미선]
그때 같이 후보에 오른 무용수분들이 너무 세계적으로 뛰어난 무용수들이라서 전혀 기대를 못했었어요.
[앵커]
앞서서 수상 후에도 기자간담회에서 너무 큰 상이라서 여전히 실감이 안 난다고 하셨는데 지금은 어떻습니까? 실감이 좀 나십니까?
[강미선]
아직도 여전히 축하 메시지를 보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너무 감사하고. 이제 조금씩 실감하고 있습니다.
[앵커]
트로피 볼 때마다 더 많이 실감하실 것 같은데 트로피도 한번 설명을 해 주시죠.
[강미선]
제가 이번에 시상식에서 받은 트로피를 가지고 왔어요.
[앵커]
발레를 하고 있는 모습을 표현한 건가요?
[강미선]
남성 무용수와 여성 무용수의 아름다운 움직임을 형상화한 것 같습니다.
[앵커]
전 세계 모든 발레를 하는 분들은 이 상을 위해서 꿈꾸고 연습을 하실 것 같은데 맞습니까?
[강미선]
아마도 그렇지 않을까 싶어요. 그런데 저는 사실 이 상을 꿈에도 생각을 안 해 본 거라...
[앵커]
그러면 수상 전후로 달라진 마음 같은 게 혹시 있을까요?
[강미선]
사실 전이나 지금이나 마음은 한결같고요. 항상 좋은 무대로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앵커]
앞서 영상으로도 보여드렸습니다만 한국 창작발레 미리내길로 받은 상이라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다고 하는데 미리내길이 국악 요소도 섞고 한국무용의 요소도 들어갔다.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K발레를 보여줬다, 이렇게 봐도 되겠습니까?
[강미선]
음악이 완전 국악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외국분들이 들었을 때 굉장히 새롭고 한국적인 요소가 많아서 굉장히 특별했던 것 같습니다.
[앵커]
미리내길 작품에 대한 소개 한번 해 주시죠.
[강미선]
미리내길은 남편과 사별한 여인의 슬픔과 한을 표현한 작품이고요. 한국적인 춤사위가 어느 정도 같이 어우러지는 발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인상적이었던 게 유병헌 예술감독님께서 미리내길을 기획하시고 디렉션을 하실 때 채끝처럼 춰라고 했다던데 채끝살 말하는 거 맞죠? 안심처럼 추면 안 된다, 이렇게 또 이야기를 하셨다고 했는데 그런 디렉션을 받고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표현을 하시려고 노력하셨습니까?
[강미선]
한국인의 정서와 한을 표현해야 됐기 때문에 그 감정이 어떨까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고요. 그 음악 안에 있는 가사를 계속 반복적으로 들으면서 제가 표현을 어떻게 할지 연구를 많이 했습니다.
[앵커]
그러면 채끝살처럼 춘다고 했던 그 디렉션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들을 노력하셨을까요?
[강미선]
부드러운 것도 물론 좋지만 좀 더 독특하거나 아니면 여러 고소한 맛, 여러 맛을 느낄 수 있는...
[앵커]
육즙도 느끼게 해야 한다.
[강미선]
그래서 감정을 좀 더 뽑아내는 그런 표현인 것 같아요.
[앵커]
유병헌 예술감독님이 심사위원장의 슬픔의 정서를 먼저 설명해 주셨다고 할까요? 서양에서는 온몸을 다해서 슬픔을 표현한다면 한국에서는 안으로 파고드는 슬픔을 표현한다, 이렇게 말씀해 주셨더라고요.
[강미선]
서양 발레는 가슴을 좀 더 열고 상체를 오픈하는 느낌의 표현을 많이 쓴다면 한국무용은 옷깃을 안쪽으로 여미는 동작들이 많기 때문에 속으로 뭔가 삭이는 그런 표현을 더 표현하려고 했습니다.
[앵커]
어릴 때 한국무용도 배우셨다고 하던데. 이게 이번에 작품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도움이 되셨습니까?
[강미선]
네, 이 작품을 처음 안무할 때부터, 작업을 할 때부터 상체의 표현들을 한국무용 쪽에서 많이 뽑아왔기 때문에 제가 어렸을 때 한국무용을 배웠던 게 많은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앵커]
7살 때부터 무용을 시작하셨고 지금 33년 동안 한 번도 쉬지 않고 무용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유니버설발레단에서 어떻게 보면 대표 발레리나시기도 했고. 보니까 2002년부터 최장기 근속 기록을 세웠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연습 단원부터 시작해서 수석 무용수까지 하신 건데. 일반 회사로 따지면 인턴으로 들어가서 사원, 대리, 과장 쭉 올라간 거잖아요. 이런 부분들도 어떻게 보면 수상을 빛나게 하는 부분이지 않을까 싶은데 어떻습니까?
[강미선]
제가 꽤나 긴 시간 동안 오래했고 그 수석 무용수가 되기까지 굉장히 긴 시간이 걸렸다고 할 수 있는데요. 제가 그만큼 밑에서부터 다져져 왔다고 생각합니다. 실력이나 여러 면에서.
[앵커]
후배들이 보기에도 표본이 될 것 같아요. 내가 열심히만 하면 쭉 올라가서 세계 최고 권위의 상을 받을 수 있겠구나. 그렇지 않습니까?
[강미선]
좋은 본보기가 되고 싶습니다.
[앵커]
그런데 굉장히 충분하고 멋진 성과를 이루셨지만 국내에서만 계속 활동을 해 오셨거든요. 혹시 이에 대한 아쉬움 같은 건 없으신가요?
[강미선]
전혀 아쉬움이 없고 솔직히 지금은 전혀 후회도 되지 않는 것 같아요. 너무 행복합니다.
[앵커]
국내파 자부심이다, 이런 수식어가 붙더라고요. 해외에 나갔으면 하는 아쉬움은 없겠지만 내가 국내에 있었기 때문에 조금 더 다져졌던 실력 면에서나 어떤 감정, 이런 것들도 있었을 것 같은데. 국내였기 때문에 가능했던 장점들은 없습니까?
[강미선]
제가 국내 발레단에 있었기 때문에 지금 미리내길 좋은 작품도 만날 수 있었고 심청이나 춘향처럼 한국의 아름답고 좋은 스토리를 기본으로 한 발레 작품을 할 수 있어서 그게 굉장히 감사하고 영광입니다.
[앵커]
이번 수상을 보면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발레단에서도 근속을 하고 계시고. 또 7살 때부터 쉬지 않고 무용을 하셨습니다. 발레리나로서 지금까지 끌고 온 동력이라고 한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강미선]
아무래도 중간에 많은 고비와 슬럼프가 있었지만 그래도 춤출 때 제일 행복한 것 같아요. 지금도 그렇고 또 돌이켜봤을 때 그 행복감 때문에 계속 저를 이끈 것 같아요.
[앵커]
어릴 때 다양한 무용을 접해 봤지만 한국무용보다는 발레가 더 재미있었다고 했더라고요. 어떤 점에서 차이가 있었나요?
[강미선]
물론 여러 무용들이 기본을 바탕으로 하지만 발레는 뭔가 하나의 기본을 배웠을 때 좀 더 다음에 응용되고 발전이 되는 동작들이 계속 나오게 되거든요. 그래서 그걸 계속 새롭게 배워가는 게 너무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앵커]
힘들었던 적은 없습니까?
[강미선]
중간에 몸도 많이 아프고 다치기도 하고 이런 게 조금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앵커]
지금 출산 후에 5개월 만에 복귀를 하셨다고 들었어요. 출산 후에 복귀까지는 어려움도 있었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강미선]
아무래도 찐 살을 빼는 게 제일 어려웠고요. 출산 전 몸매로 다시 돌아가는 게 제일 어려웠고. 또 근력도 많이 빠져서 체력적인 면으로 많이 힘들었는데 그래도 계속 연습을 하고 운동하니까 그래도 극복됐습니다.
[앵커]
출산 이후여서 무용 발레를 접목할 수 있는 감정들이랄까요, 이런 것들도 있을 것 같아요.
[강미선]
사실 출산 전에도 감정 표현이나 연기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를 항상 꾸준히 해 왔기 때문에 출산 이후라고 해서 뭐가 드라마틱하게 변한 거는 없고요. 그 대신 출산 이후이기 때문에 제가 발레를 하고 있는 순간이 굉장히 소중하다, 이런 느낌을 더 받고 있습니다.
[앵커]
제가 알기로는 파리 오페라 발레단은 정년이 42세고 다른 무용수분들도 40세를 전후로 하다 보면 조금 힘이 부치는 부분들도 있다 보니까 어떻게 보면 황혼기에 접어들었다, 이런 이야기들도 많이 하기는 하는데 체력적으로나 이런 부분, 힘든 부분들은 없습니까?
[강미선]
그래도 다행히 아직까지는 그렇게 크게 느껴지지는 않고요. 그 대신 그러지 않기 위해서 조금 더 제가 더 노력을 꾸준히 해야 되는 건 사실입니다.
[앵커]
어떤 노력을 좀 더 추가하신 게 있을까요?
[강미선]
저희가 기본적으로 공연 연습을 하는 이외에 다른 근력운동이나 엑서사이즈 같은 거를 꾸준히 계속해 주는 거, 그런 거죠.
[앵커]
발레리나가 하는 근력운동은 어떤 게 있나요?
[강미선]
보통 일반분들이 아시는 거랑 똑같아요. 볼에서 하는 운동, 아니면 고무를 이용해서 하는 운동, 굉장히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앵커]
저희가 지금 꾸준히 얘기를 나누고 있습니다마는 어떻게 보면 유니버설발레단 간판스타, 대기만성형, 노력형 천재 이런 수식어들도 있고요. 저도 알아보니까 정말 많은 노력을 하셨고 꾸준히 하셨기 때문에 지금 이 자리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감히 해 보게 되는데, 어떤 발레리나로 남고 싶으십니까?
[강미선]
제가 그래도 무대에 서 있는 한 관객분들께서 많은 감동과 깊은 여운을 항상 느끼실 수 있게끔 최선을 다하는 발레리나가 되고 싶고. 또 한편으로는 지금 발레를 막 시작하는, 아니면 지금 발레를 계속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는 그런 무용수가 되고 싶습니다.
[앵커]
발레가 사실 수명이 그렇게 긴 건 아니잖아요. 35살 때 하셨던 인터뷰를 봤더니 그런 수명적인 한계 때문에 앞으로 2년만 더 해야지, 3년만 더 힘내야지 이런 말씀을 하셨던데. 지금 마음가짐은 어떠세요?
[강미선]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는 것 같아요. 저에게 남겨진 시간이 계속 없다고 생각을 하고 또 짧은 시간만큼은 두세 배 최선을 다해야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계속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앞으로의 활동도 기대가 되는데 하반기 혹시 계획하시는 활동 있습니까?
[강미선]
지금 10월달에 있는 돈키호테라는 작품이 있는데요. 굉장히 유쾌한 희극 발레 그걸 앞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앵커]
앞으로 목표가 더 있으실지 궁금해요. 이번에 굉장히 너무 큰 상을 받으셨기 때문에. 어떻습니까?
[강미선]
앞으로 지금까지 한 것처럼 꾸준히 열심히 하고 그리고 육아나 발레, 두 부분에서 하나도 놓침 없이, 빠짐 없이 잘 해내는 그런 삶을 살고 싶어요.
[앵커]
마지막으로 후배들이 보기에도 너무 자랑스럽고 앞서 좋은 영향이 되는 선배가 되고 싶다고 하셨지만 이미 너무 많은 좋은 영향을 주고 계시는 것 같은데, 국내 무용계에 바라는 점이랄까요, 혹은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강미선]
제 이번 수상으로 인해서 굉장히 많은 분들이 발레에 대해서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심을 느껴요. 그래서 앞으로도 더 발레가 대중들에게 이런 관심과 사랑을 더 많이 듬뿍 받아서 더 원활하게 더 많은 분들이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앞으로 꾸준히 활동해 주신다면 저희도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발레가 더욱더 대중들의 관심을 얻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지금까지 발레리나 강미선 씨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강미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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