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세 치매노인’ 된 성직자… 50년 전 성범죄 재판 두고 미국서 논란

박세영 기자 2023. 6. 30.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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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이미 고령인 92세인 시어도어 맥캐릭 전 가톨릭 추기경을 거의 50년 전의 소아 성폭행 혐의로 재판정에 세우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검찰측 전문가의 조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미주리주 디트머에 살고 있는 맥캐릭은 14세 이상 청소년 대상의 성폭행 및 추행혐의 3건으로 기소됐다.

그의 피해자 측 변호사이며 아동 성폭행 피해 전문 변호사인 미첼 개라비디언은 29일 의뢰인이 맥캐릭에 대한 전문가 의견에 대해 듣고 실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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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도어 맥캐릭 전 추기경이 지난해 9월 3일 매사추세츠 법원에 재판을 받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AP 뉴시스

미국에서 이미 고령인 92세인 시어도어 맥캐릭 전 가톨릭 추기경을 거의 50년 전의 소아 성폭행 혐의로 재판정에 세우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검찰측 전문가의 조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매사추세츠주 검찰은 이번 주에 전문가의 진단과 조사 보고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1974년 뉴욕의 사제로 있을 당시 웰슬리 칼리지의 한 결혼식 피로연장에서 미성년자 소년을 성폭행한 혐의로 진행중이던 맥캐릭의 재판을 지속할지 여부를 곧 결정해야 한다.

맥캐릭은 자신은 잘못한 게 전혀 없다고 공소 사실을 부인해왔고 2021년 9월 법정에서도 무죄를 주장했다. 그러던 중 지난 4월에는 그와 별도의 사건으로 위스콘신에서 45년 전에 18세 남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또 기소됐다.

변호사들은 2월에 그의 정신 상태를 감정한 보고서를 첨부해 모든 기소를 중지해 줄 것을 법원에 신청했다. 존스홉킨스 의학대학원의 한 심리행동과학 교수의 조사 결과 맥캐릭이 알츠하이머병과 비슷한 치매 증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의 "제한된 인지 능력" 때문에 피고로서의 자기 방어는 물론이고 심문이나 법정 공방에서 의미 있는 대처를 할 수 없다는 게 변호인들의 주장이었다.

시어도어 맥캐릭 전 추기경. AP 뉴시스

검찰 측도 맥캐릭의 재판 수용 가능성과 관련해 자신들이 선정한 전문가들에게 의뢰했지만 내용을 아직 공식적으로 공개하지는 않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한 법원의 청문회는 8월 30일에 열린다. 미주리주 디트머에 살고 있는 맥캐릭은 14세 이상 청소년 대상의 성폭행 및 추행혐의 3건으로 기소됐다. 그의 공소 시효는 매사추세츠주를 떠났을 때 시점에서 정지된 상태로 재판이나 기소를 모면할 수는 없다.

그의 피해자 측 변호사이며 아동 성폭행 피해 전문 변호사인 미첼 개라비디언은 29일 의뢰인이 맥캐릭에 대한 전문가 의견에 대해 듣고 실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다른 주로 법원을 옮겨서라도 끝까지 맥캐릭에 대한 단죄를 계속하기로 했다고 그는 말했다.

AP통신은 성폭행 피해자의 이름을 밝히지 않기로 한 보도 준칙에 따라서 이번 사건의 피해자 이름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맥캐릭을 믿고 따랐던 당시 16세의 피해자가 형의 결혼식 피로연장 탈의실에서 성폭행 당한 뒤 멀쩡한 척 연회장으로 돌아와야 했으며 이후 몇 해 동안 같은 피해를 당했다는 내용을 심층 인터뷰를 통해 보도한 바 있다.

매캐릭은 2000~2006년 워싱턴대주교로 봉직했으며 미국 최고의 성직자로 추기경에 까지 올랐으나 미성년자 성폭행 사건들이 알려지면서 추기경 호칭 박탈과 함께 파문을 당했다.

박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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