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강한 2번’ 김인환의 ‘중꺾마’…“재능있는 선수 아닌 걸 알기에 오랜 시간 버텼다”
긴 어둠을 꿇고 나온 빛은 ‘반짝’하고 사라지지 않았다. 지난해 혜성처럼 등장한 프로야구 한화의 내야수 김인환(29)이 2023시즌 비상하고 있다.
2016년 육성선수 자격으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김인환은 ‘낙방’의 쓴맛을 누구보다 잘 아는 선수다. 그는 고교·대학 시절 두 차례 도전한 KBO리그 신인드래프트 모두 구단의 지명을 받지 못했다. 프로에 입성하기 위한 얼마 남지 않은 기회인 육성 신분 초반에도 2군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2018년 한화에 정식 입단한 김인환은 그해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0.335, 홈런 16개를 날린 좋은 활약으로 1군의 부름을 받기도 했으나, 곧 2군으로 떨어졌다. 그의 불안한 입지는 이듬해도 마찬가지였다. 야구의 꿈을 이어가고자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지원서를 냈지만, 이마저 합격하지 못했다. 결국 배트를 놓고 육군 현역으로 입대했다.
20대 후반에 접어든 나이에 군에서 전역한 김인환은 2021시즌 도중 구단에 합류했지만, 여전히 그의 자리는 좁았다. 인고의 세월이 폭발하기라도 한 것일까. 공격적인 스윙으로 지난 시즌 카를로스 수베로 전 감독의 눈에 든 김인환은 5월부터 1군 출장 기회를 꾸준히 얻게 됐다. 그는 5월 한 달 25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9, OPS(출루율+장타율) 0.851, 5홈런 등 맹타를 휘둘러 곧바로 주전 자리를 꿰찼다. 후반기에 접어들며 힘이 다소 빠지긴 했지만, 김인환은 첫 풀타임 시즌에 16홈런을 때려내며 한화의 새로운 장타자로 자리매김했고, 스물여덟의 나이에 두산의 필승조로 활약했던 정철원과 신인왕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수상의 영광은 정철원에게 돌아갔지만, 김인환 역시 혜성같이 리그에 나타난 ‘중고 신인’으로 확실한 눈도장을 받았다.
지난해 인상적인 시즌을 보냈기에 올 시즌의 성공은 더 중요했다. 반짝하고 사라질 수 없었다. 최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만난 김인환은 “올 시즌을 시작하기 전부터 지난해보다 나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욕심과 심적 부담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잘해야 한다는 부담 때문인지, 타선에 장타력을 보태야 할 김인환은 시즌 초반 타격 부진에 시달렸다. 4월 16경기에서 타율 0.205, OPS 0.561의 저조한 성적을 거뒀고, 부진의 끝은 2군행이었다. 이미 여러 실패를 경험했던 김인환은 다시 올라가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그는 “마음을 비우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했다. 2군에서 코치님들이 잘 관리를 해줬고, 경기 감각을 되찾기 위해 노력한 점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대기만성인 그의 야구 인생처럼 5월 들어 1군에 돌아온 김인환의 타격감은 더디지만 상승 곡선을 그렸다. 6월부터는 2번 타순에 주로 배치돼 ‘강한 2번’을 주문한 최원호 감독의 기대를 부족함 없이 충족하고 있다. 그는 6월 23경기에 출장해 타율 0.274, OPS 0.748의 살아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득점권 타석에서의 침착함이 돋보인다. 그는 6월 26번의 득점권 타석에서 0.409의 타율로 14타점을 쓸어 담았다. 지난 27일 한화가 5연승을 질주한 KT전의 결승타도 김인환이 만들었다.
김인환은 잠시 주춤했지만, 늘 그랬듯 다시 일어섰다. 이번엔 18년 만의 7연승을 노리는 구단과 함께다. 그는 “야구를 잘해서가 아니라 오랜 시간 버텨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다. 더 나은 성적을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야구에 진심으로 다가가다 보면 꿈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다른 선수들도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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