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AI는 발명가 아니야…물건에 해당할 가능성 커”

미국의 한 인공지능 개발자가 인공지능(AI)을 발명가로 인정해달라며 한국 특허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판사 이주영)는 오늘(30일) 미국 인공지능 개발자 테일러 스티븐 엘이 특허청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출원 무효처분 취소 소송에서 청구를 기각해 원고 패소로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특허법상 발명가는 발명을 한 사람으로 표시돼 있는데 이는 자연인만을 의미하는 게 분명하다”면서 “인공지능(AI)은 물건에 해당할 가능성이 커 독자적인 권리 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어 “인공지능을 발명가로 인정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기술이나 산업 발전에 반드시 기여할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면서 “소수 기업의 인공지능 기술 독점과 법적인 책임 불분명 등 상당한 우려와 문제점이 공존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특허를 출원한) 16개국 가운데 남아프리카를 제외한 모든 국가가 인공지능을 발명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테일러 씨는 2021년, 자신이 개발한 인공지능 ‘다부스(DABUS)’를 발명가로 표시한 특허를 한국을 포함한 총 16개 국가에 출원했습니다.

특허청은 지난해 9월, 인공지능을 발명가로 인정할 수 없다며 특허 출원을 무효 처분했고, 이에 테일러 씨는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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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 기자 (hojoon.lee@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