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브라더스 “디자인 외주, 인하우스 모두 불만이라면? 구독이 답입니다”

2023. 6. 30.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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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은 만성 인력난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태생적으로 소수 정예로 팀을 꾸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다재다능한 인원을 모은다고 해도 기업 운영에 필요한 모든 영역에 전문 인력을 두긴 어렵다. 결국 회사의 핵심 사업 모델과는 거리가 있는 분야라면 내부 인력 없이 외주에 의존하는 경우도 많다. 대표적인 분야가 디자인, 브랜딩 분야다.

이처럼 브랜딩, 디자인에 전문 인력 부재로 어려움을 겪는 스타트업을 위해 등장한 서비스가 있다. 알파브라더스의 디자인 구독 서비스다.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인 알파브라더스는 그간 스타트업에 디자인, 마케팅, 개발 등 다양한 실무 지원을 제공하며 성장을 돕는 역할을 해왔다. 특히 지난해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선정한 우수디자인전문기업 10곳 중 한 곳으로 선정될 정도로 디자인 분야에서 강점을 보였다. 디자인 구독 서비스는 이러한 알파브라더스의 전문 역량을 활용한 지원을 좀 더 많은 스타트업과 기업들이 받을 수 있도록 내놓은 서비스다.

알파브라더스. 출처=IT동아

디자인 구독 서비스를 기획한 알파브라더스의 권태인 이사는 수년간 디자인 에이전시를 운영하며 외주 디자인 과정에서 클라이언트들이 겪는 고충을 눈여겨봤다. 그는 “외주 작업으로는 원하는 완성도와 방향성을 갖춘 결과물을 얻기가 쉽지 않다. 수정을 요청할 때마다 비용이 불어나는 문제도 있다. 무엇보다도 건별로 비용을 받다 보니 그저 마감을 하는 데만 급급한 경우도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직접 디자이너를 고용할 때의 고충도 있었다. 인건비도 인건비지만,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 권 이사는 “대표 본인이 디자이너가 아니다 보니 작업에 대한 피드백을 주는 것도 어려워하고, 디자이너의 성장 방향성도 제시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디자이너 한두명에게 UX 디자인, 웹 디자인, 앱 디자인, 브랜드 디자인 등 각각 전문성이 필요한 여러 영역의 일을 모두 요구하는 경우도 많다. 결국 디자이너의 잦은 퇴사라는 악순환으로도 이어진다.

알파브라더스 권태인 이사(오른쪽)와 조연경 디자이너. 출처=IT동아

알파브라더스의 디자인 구독 서비스는 말하자면 외주, 직접 고용 사이 균형점이다. 두 방식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한다. 연간 계약 기준으로 월 299만 원의 고정 비용으로 최대 10명의 디자이너가 팀 단위로 배정된다. 비용으로만 따져도 신입 디자이너 한 명을 고용하는 데 드는 비용으로 디자인 팀 하나를 마련하는 셈이다.

일반적인 외주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브랜드 구축부터 실제 제품 출시 이후 마케팅까지 전체 로드맵을 함께 한다는 점이다. 로드맵에 따라 시의적절하게 필요한 인력을 투입하는 것도 특징이다. 가령 브랜드 구축이 필요한 초기에는 브랜드 디자인 전문가가, 제품 출시 단계에는 상품 사진 촬영을 위한 사진 전문가와 상세페이지 디자인 전문가가 투입되는 방식이다.

알파브라더스에서 진행한 UX·UI 디자인. 제공=알파브라더스

이렇게 전체 로드맵을 함께 하기에 단순히 클라이언트와 공급자 관계를 넘어선 협업 의식이 자연스레 생긴다. 권태인 이사는 “외주와 달리 내부 디자이너처럼 일을 처리해줄 뿐더러, 여러 분야의 전문 인력을 갖추고 있어 그때그때 새 업체를 찾을 필요 없다는 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알파 브라더스의 디자인 구독 서비스를 일반적인 외주와 차별화 하는 또 다른 요소는 프로젝트 매니저(PM)의 존재다. 클라이언트와 디자이너가 끊임없이 수정 요청과 수정본을 주고받는 ‘피드백 지옥’은 소통의 부재에서 비롯될 때가 많다. 클라이언트는 사업가의 언어로 말을 하고, 디자이너는 이를 디자이너의 언어로 이해하면서 평행선을 그리기 때문이다. 디자이너 출신이면서 사업 경험이 있거나 사업가적 마인드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원들로 구성된 PM들은 둘 사이에 끼어들어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중간 다리 역할을 한다.

로드맵에 따라 적재적소에 필요한 전문 인력이 투입된다. 사진은 알파브라더스에서 촬영한 제품 사진. 제공=알파브라더스

디자인 실무를 맡고 있는 알파브라더스 조연경 주니어 디자이너는 “저는 디자이너다 보니 대표님들이 하는 요청의 의중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할 때가 있다. 이럴 때 PM 분들이 클라이언트의 사업가로서의 언어를 디자이너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디자이너의 언어를 사업가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치환해 전달해 준다”고 말했다.

초기 스타트업 뿐만 아니라 중견기업 이상의 규모 있는 기업에도 디자인 구독 서비스는 유용할 수 있다. 내부 디자인 인력 최소화로 인건비와 관리 부담 줄이면서도 브랜드 정체성(BI)이나 기업 정체성(CI)의 일관성은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연경 디자이너는 “대기업들은 스타트업과 다르게 BI와 CI 가이드라인이 이미 다 잡혀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외주 업체가 이를 아카이빙하고 인수인계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지 않으면 클라이언트는 담당자나 업체를 바꿀 때마다 가이드라인을 다시 숙지시켜야 하는 문제를 겪기도 한다”면서 “저희는 긴 호흡으로 협업을 진행하며 가이드라인 숙지는 물론이고 세부적인 성향까지 파악하고 공유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클라이언트들의 만족감이 높다”고 말했다.

브랜드 구축 단계부터 긴 호흡으로 파트너십을 쌓아가는 게 디자인 구독 서비스의 특징이다.사진은 알파브라더스에서 진행한 BX(브랜드 경험) 디자인. 제공=알파브라더스

알파브라더스의 디자인 구독 서비스는 지난 3월 런칭해 현재 계약까지 40개 사를 고객으로 확보했다. 물론 디자인 구독이란 이름으로 별도의 서비스를 출시하기 이전부터 액셀러레이터로 인연을 맺은 기업들의 숫자는 훨씬 더 많다. AI 기반 결혼 정보 플랫폼인 ‘모두의지인’을 운영하는 테키, 양서파충류 애호가들을 위한 커뮤니티 플랫폼을 운영하는 ‘아이렙트’, 건어물 브랜드 ‘인생건어물’ 등이 모두 초기부터 알파브라더스와 함께 하며 성장한 곳들이다.

알파브라더스는 디자인 구독 서비스 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우기 위해 현재 약 40명 규모인 디자인 인력을 100명 수준까지 늘릴 예정이다. 조연경 디자이너는 “구독 서비스 팀에서는 일반 외주 업체나 인하우스 디자이너로 일할 때와 달리 다양한 업종과 다양한 전문 분야를 접해볼 수 있고, 한 브랜드를 처음부터 빌딩해 나가는 과정을 경험해 볼 수 있어 디자이너 개개인의 성장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권태인 이사는 “알파브라더스는 다양한 업종을 경험해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PM들과 젊고 열정 넘치는 디자이너들을 중심으로 클라이언트와 파트너가 되어 동반 성장하고자 한다”며 디자인 구독 서비스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동아닷컴 IT전문 권택경 기자 t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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