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석의 시선고정]‘불통’이 화가 된 건가?… 시의원 규탄 확산 파장
시의원, 주민 고소 ↔ 주민, 인천총연 명의로 시의원 규탄 확산
시의원 따로, 주민 따로… 지역발전 위해 좋은 일인가
‘화해’의 징검다리 역할 없는게 아쉬워
영종국제도시가 지역구인 인천광역시의회 의원과 지역 주민들 간의 논쟁이 식을 줄 모르고 있다.
한 행사장에서 비롯된 상호 간 ‘언쟁 논란’〈관련기사 6월 19일자 인천경제청 행사장에서 빚어진 ‘언쟁 논란’ 보도〉은 인천시의원의 고소와 이에 맞서는 주민들을 포함한 인천지역 12개 주민단체로 확산되면서 시의원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끊이질 않고 있기 때문이다.
언쟁 발생 한달이 다 되어가는 상황에서 시의원과 지역 주민들간의 화해는 기대할 수 없을 정도로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시의원은 앞으로 3년 남은 의정활동을 해야 하는데 지역 주민들에 의해 선출된 입장에서 보면 참으로 난감하다. 주민들 간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주민 입장에서는 직접 뽑은 지역출신 시의원이 그동안 ‘소통’은 커녕 ‘불통’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주장에 따라 앞으로 3년 동안 지역 현안 등을 믿고 맡겨야 하는지, 걱정이 태산이다.
지난 2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사업설명회 행사장에서 벌어진 언쟁 논란은 참석 주민들이 주장하는 시의원의 막말과 시의원이 주장하는 “주민이 욕을 했다”는 모욕감에 대한 논란이다.
‘가재는 게편’이라는 말처럼 주민들은 여기에 인천시의회까지 나서 시의원을 감싸며 ‘의회갑질’을 하고 있다면서 지난 29일 ‘시의원의 막말과 인천시의회의 의회갑질과 직권남용 규탄’이라는 성명서까지 냈다.
이날 배포된 성명서는 영종국제도시총연합회 등 12개 주민단체로 구성된 인천광역시 총연합회(인천총연) 명의로 발표했다. 지역 주민단체에서 인천연합단체로 확산돼 파장이 더 커졌다.
성명서에 따르면 인천시의회는 지난 8일 시의원에게 피해 입은 주민들이 인천시와 인천경제청 산하 시민협의체에서 활동하고 있는 게 문제라며 권고성 공문을 양 기관에 보냈다.
이 공문에는 ‘시민통합추진단’ 등 인천시가 운영중인 시민협의체와 인천경제청 산하에 둔 ‘IFEZ글로벌시민협의회’ 등 시민협의체를 각각 해체 조치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시의원의 거짓, 왜곡 주장을 사실관계 검증없이 초지한 명백한 ‘의회갑질’이자, ‘직권남용’이라고 반발했다.
시의원은 모욕감을 당했다는 이유로 해당 주민을 경찰에 고소장까지 접수했다. 접수 후 시위가지 벌였다.
결국 시의원 자신의 막말과 폭언에 대한 비판을 숨기기 위해 인천시의회에 거짓 보고하고 경찰에 고소장까지 접수해 주민을 협박했던 것이라고 인천총연은 주장했다.
또 인천시의회 운영 조례 제2장 의원 윤리강령 및 윤리실천규범, 제5조(윤리강령) 1호에는 ‘시민의 대표자로서 인격과 식견을 함양하고 예절을 지킴으로써 의원의 품위를 유지하며 시민의 의사를 충실히 대변한다’라고 자신들이 만든 윤리강령조차 지키지 않고 주민위에 군림하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천시의회와 의장은 윤리강령 위반을 지적하기는 커녕 ‘제식구 감싸기’로 일관하고 있다며 대한민국 헌법 제1조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처 나온다’는 기본 사실조차 모르는 시의회가 한심하기 짝이 없다고 분노했다.
시의원에게 시민의 대표라는 권한을 부여 한 것은 의회에서 시 집행부를 상대로 의결권을 부여 한 것이지, 주민의 권리인 행정참여를 가로막고 주민에게 막말을 하라고 대표권을 부여한 것은 아니고 해당도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 뿐만 아니라 주민자치법 제17조(주민의 권리) 제1항에는 ‘주민은 법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주민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의 결정 및 집행 과정에 참여할 권리를 가진다’라고 규정하고 있음에도 시의원은 주민의 의견개진을 ‘너희들의 뭔데 여기서 발언하냐’, ‘시정간섭’이라며 허튼소리로 몰고 있다.
시민과 함께 의정을 펼치고 가장 준법을 지켜야 할 시의회에서 사태의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시의원의 일방적인 주장에 근거해 왜곡 된 결론을 내린 것은 시민의 기본권리와 명예를 실추시키는 처사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인천총연’은 ▷인천시의회는 시민을 향한 ‘의회갑질’과 ‘직권남용’을 공식사과하고 해명하고 ▷시의회는 시민에게 막말한 해당 시의원을 윤리위원회에 즉각 회부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재발방지를 위해 시의원들의 기본자질과 인성교육을 강하하고 ▷시의원의 주민단체 모독에 대해 즉각 공식사죄와 각성하라면서 만약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시의장과 해당 시의원 소속 중앙정당에 정식 제소해 일벌백계로 다스려 달라고 촉구할 방침이다.
어째든, 시의원과 주민 간의 갈등은 결코 지역발전과 서로 간에 도움이 될 수 없다. 해결해야 할 지역 현안도 많다. 시의원은 지역 주민들을 대표하는 선출직 공인이자, 주민 대변인이다. 주민들은 시의원과의 원활한 소통과 협력으로 지역 현안들을 하나하나 해결해야 한다.
시의원과 주민은 피와 살이 되는 한 몸이다. 시의원의 소속당인 국민의힘 인천시당에서도 아직까지 이렇다할 입장이 없다. 지역출신 국회의원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징검다리가 되서 ‘오해’가 아닌 ‘화해’로 이어지길 바랄뿐이다.
그동안 주민들 간에 ‘불통’으로 일관한 시의원도 ‘소통’으로 임하는 자세가 돼야 한다. 결국 ‘불통’이 화를 불러일으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헤럴드경제 기자 / 인천·경기서부취재본부장]
gilber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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