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리난 ‘스리라차’ 소스…한병 가격이 10만원으로 치솟은 이유

매운 맛 내는 할리피뇨 고추
수년간 가뭄으로 작황 부진
캘리포니아 등서 생산 차질
美서 품귀에 가격급등 현상

아마존에서 판매중인 스리라차 소스 [사진출처=아마존]

베트남 요리에 많이 쓰이는 소스로 한국에서도 인기가 높은 스리라차(Sriracha)가 미국에서 이상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이유는 기후 변화 때문이다.

29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최근 미국에서 스리라차 소스가 품귀 현상과 함께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매운맛을 내는 핵심 원재료인 할라피뇨 고추 생산지인 미국 캘리포니아주와 뉴멕시코주, 멕시코 일대에 수년간 가뭄이 이어진 결과다.

이런 가운데 온라인몰에서는 스리라차 소스 가격이 치솟고 있다.

전자상거래 업체 이베이에는 17온스(481ｇ)와 28온스(793ｇ)짜리 스리라차 소스가 각각 39.98달러(약 5만2000원)에서 70달러(약 9만2000원) 사이에 올라와 있다.

아마존에선 심지어 스리라차 소스 두 병을 묶어 팔면서 124.95달러(약 16만5천원)라는 가격을 내건 판매자도 등장했다.

미국내 스리라차 소스의 ‘원조’로 통하는 캘리포니아주 소재 식품업체 후이퐁 푸드는 이미 3년째 생산 차질을 겪고 있다.

후이퐁 푸드는 연간 5만t에 이르는 할라피뇨를 써왔는데 가뭄으로 인한 흉작이 이어지면서 필요한 만큼 재료를 구할 방법이 사라졌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작년에는 일시적으로 스리라차 소스 생산을 중단하기도 했다.

후이퐁 푸드 대변인은 “최근 제한적으로 생산이 재개됐다”면서도 “불행히도 여전히 원재료 부족을 겪고 있다. 현재로선 언제 공급량을 늘릴 수 있을지 예상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같은 품귀현상에 대해 한 소비자는 트위터에 “기후변화 때문에 최소 2년간 내가 즐기지 못하게 될 것들의 목록에 스리라차가 추가됐다”는 글을 올렸다고 CBS는 전했다.

미국 남서부와 멕시코의 고추 작황이 이른 시일 내 개선될 전망도 낮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