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만 먹어도 살찌는 체질이에요”...다이어터에 희소식 나왔다

美 아칸소대와 서울대 연구팀
“콩 식이가 비만 개선에 영향”
원광대팀은 된장과 대장염 관계 밝혀

사진 출처=게티이미지뱅크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나는 요즘, 옷차림이 가벼워지면서 몸매에 신경쓰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물만 먹어도 살찔까 걱정하는 이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최근 열린 한국식품과학회 심포지엄에서 콩을 즐겨먹으면 비만을 개선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것이다. 이외에도 콩 섭취는 대장염, 지방간 예방에도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레자 학칵 미국 아칸소대학교 교수는 지난 29일 열린 한국식품과학회 심포지엄에 참석해 콩의 단백질과 이소플라본이 비알코올성 지방간과 비만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소플라본은 콩에 들어있는 화학물질로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유사한 기능을 담당해 ‘식물성 에스트로겐’이라 불린다. 흔히 갱년기 증세를 완화시켜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방간은 비만과 관련된 주요 질환으로 전 세계적으로 발병률이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30~64세 중장년 층에서 많이 나타난다. 지방간을 방치하면 간섬유증, 간경변, 간세포암 등으로 발전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학칵 교수 연구팀은 비만과 지방간병증이 있는 실험 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고지방 식이와 콩 식이를 병행한 그룹이 고지방 식이만 유지한 그룹에 비해 간 무게가 적게 나가고 간 독성 지표인 혈청 AST(아스파테이트아미노전이효소)와 ALT(알라닌아미노전이효소) 수치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권영혜 서울대학교 교수팀도 학칵 교수 주장에 힘을 보탰다. 권 교수팀에 따르면 고지방 식이를 실시한 쥐에서 에너지 항상성 유지에 관여하는 혈청 렙틴 호르몬 농도가 증가한 반면 식욕과 지방합성 억제에 관여하는 호르몬인 아디포넥틴은 감소했다. 이와 달리 고지방과 콩 식이를 병행한 그룹에서는 렙틴 호르몬이 감소하고 아디포넥틴 호르몬은 증가했다. 지방조직 내 염증도 감소하는 등 여러 지표들이 정상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콩의 효능은 이뿐만이 아니다. 콩을 발효해서 만든 된장이 궤양성 대장염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대장염은 식습관의 서구화로 유병률이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10~30대 젊은 연령에서 빈번히 발생한다. 배준상 원광대학교 교수 연구팀은 대장염을 유도한 실험 쥐에게 된장을 섭취하게 하고 몸무게, 질병 활성도, 대장 육안손상지수 등을 측정했다. 그 결과 된장을 섭취한 그룹이 대조군보다 설사나 출혈 증세를 덜 나타냈고 염증과 궤양 개수도 줄어든 것으로 밝혀졌다. 혈액 내 전염증성 사이토카인과 백혈구, 림프구 숫자도 감소했다. 배 교수는 “대장염이 유도된 쥐에서 된장의 항염증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보다 명확한 작용기전을 규명하기 위해선 신호전달 경로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침에 콩을 섭취하면 장 건강에 유익하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일본 히로시마대학교에 따르면 시바타 시게노부 교수는 콩이 생체시계 맞춤 영양(Chrono-nutrition)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밝혀냈다. 생체시계 맞춤 영양이란 생체주기에 따른 최적의 영양소 섭취 시점을 고려한 것으로, 같은 식품이라도 섭취 시점에 따라 다른 효율을 낼 수 있다는 개념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근육합성과 골격근량 증가에 가장 효율적인 콩 식이 시간은 아침, 점심, 저녁 순으로 나타났다. 또 장딴지빗근(족척근) 증가에 있어 콩 단백질은 유청 단백질과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시바타 시게노부 교수는 “발효비지의 형태로 콩을 섭취했을 때 체중,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감소에 효과가 있다”며 “또 아침에 콩 단백질을 먹으면 더 많은 단쇄지방산이 생성돼 장 건강에 유익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