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석] 마차가 커피차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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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이용자들은 개발진에게 감사와 응원의 메시지가 담긴 커피차를 선물했다. 지난해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이용자들이 마차 시위를 통해 운영진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집단 환불 소송에까지 나섰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약 1년 만에 큰 반전이 일어났다고 할 수 있다.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이용자들은 지난해 8월 엔드 콘텐츠 챔피언스 미팅 공지 미흡과 키타산 블랙 픽업 이벤트 조기 종료 등을 이유로 게임에 대한 다양한 불만을 판교 및 여의도 일대에서 마차 시위를 통해 표출했다. 카카오게임즈는 문제 해결을 위해 간담회를 개최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환불 소송으로 이어졌다.
카카오게임즈는 간담회 이후 운영진 교체 및 특별 전담팀 구성, 결정적 계기가 된 키타산 블랙 픽업 이벤트 재개 등을 약속하며 운영 개선을 예고했다. 간담회에서 제기된 이용자들의 요구안을 어떻게 이행할 것인지 로드맵을 공개하고, 꾸준히 이행하는 동시에 공지를 통해 개선 상황을 알렸다. 카카오게임즈의 노력을 확인한 환불 소송 이용자 대표단은 지난해 11월 소송을 취하했다.
카카오게임즈의 소통은 소송 취하 이후에도 이어졌다. 이용자들이 지적한 부족한 현지화 시스템과 편의성을 개선한 것은 물론이며, 콘텐츠 출시 일정을 매달 선공지하고, 상세한 정보를 안내했으며, 중요 업데이트마다 특별 방송으로 이용자들과 소통했다. 지속적인 소통 운영에 이용자들은 점차 운영에 대해 호평을 보내기 시작했고, 커뮤니티 여론 또한 긍정적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이달 진행된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1주년 기념 행사는 여론이 긍정적으로 바뀌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오프라인 현장에서 팬심을 자극하는 다양한 즐길거리를 제공하고, 온라인에서 편의성 업데이트, PC 버전 출시, 풍성한 보상 등을 통해 이용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소통의 초기 과정에서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지만, 지속적인 노력과 다양한 시행착오 끝에 결실을 맺고 있다.
카카오게임즈가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를 통해 보여준 소통의 핵심은 공감과 인정에 있다. 공감이 부재한 소통은 상대방에게 한쪽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관철시키는 통보다. 공감은 행복한 부분보다 고통스러운 부분에서 강렬하게 작동한다. 카카오게임즈는 이용자들의 고통을 잘 이해했고, 그에 맞는 니즈를 제공함으로서 이용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요구 사항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투명하게 공개했다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철학자 악셀 호네트는 인간을 인정받고 싶어하는 존재라 규정한다. 인간은 타인의 인정을 통해 자신을 확인하고, 이를 통해 공동체에 대한 소속감을 느낀다는 설명이다. 카카오게임즈의 소통으로 이용자들은 꾸준한 요구 사항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고, 이는 곧 게임에 대한 애정으로 이어졌다.
소통은 타인과의 서로 다른 입장을 좁혀갈 수 있는 훌륭한 수단이다. 개발진과 이용자 간의 입장 차이는 분명 존재할 수밖에 없지만, 소통을 통해 그 차이를 좁혀간다면 안정적인 게임 운영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불과 1년 전 마차 시위에 나섰던 이용자들이 커피차를 보내 개발진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표하고 있는 '우마무스메'의 사례에서 소통이 필요한 이유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이학범 기자 (ethic95@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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