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10대 소년 죽였다" 프랑스 반발 시위... 간밤 667명 체포

마크롱 대통령, EU 정상회담 일정 취소… 위기 회의 주재

[낭테르=AP/뉴시스] 29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외곽 낭테르에서 청소년들이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 지난 27일 낭테르에서 경찰의 검문을 피해 달아나려던 나엘(17)이 경관의 총에 맞아 숨지면서 경찰의 과잉 진압을 규탄하는 시위와 분노가 확산하고 있다. 제랄드 다르마냉 내무장관은 밤새 경찰관 1200명을 배치했으며 질서 유지를 위해 파리와 다른 대도시 주변에 2000명을 추가 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3.06.29.

프랑스에서 교통 검문 중 17세 소년이 경찰의 총격으로 사망한 지 사흘째. 프랑스 정부에 반발한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며 무력 시위를 펼치는 가운데 667명이 체포됐다.

로이터와 AFP통신을 종합하면 제럴드 다르마냉 프랑스 내무부 장관은 현지시간으로 29일부터 30일 새벽까지 시위대 667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다르마냉 내무장관은 트위터에 "어젯밤 우리 경찰, 헌병, 소방관들은 드문 폭력에 다시 용감하게 맞섰다. 나의 확고한 지시에 따라 그들은 667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지난 27일, 프랑스 낭테르 지역의 경찰이 교통 통제 중 17세 나엘에 총을 발사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사진=로이터통신 공개 동영상 갈무리

지난 27일 프랑스 낭테르 지역의 경찰이 교통 통제 중 17세 나엘에 총을 발사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교통경찰은 운전대를 잡고 있던 나엘이 차량으로 자신을 위협했기 때문에 발포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개된 영상에는 경찰관들이 일방적으로 총을 겨누며 운전자를 향해 "머리에 총을 쏘겠다"고 한 모습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됐다. 경찰이 총을 발사한 뒤 응급 구조대가 현장에 출동했지만 나엘은 얼마 지나지 않아 사망했다.

[낭테르=AP/뉴시스] 29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외곽 낭테르에서 청소년들이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 지난 27일 낭테르에서 경찰의 검문을 피해 달아나려던 나엘(17)이 경관의 총에 맞아 숨지면서 경찰의 과잉 진압을 규탄하는 시위와 분노가 확산하고 있다. 제랄드 다르마냉 내무장관은 밤새 경찰관 1200명을 배치했으며 질서 유지를 위해 파리와 다른 대도시 주변에 2000명을 추가 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3.06.29.

피해자의 어머니는 이번 사건이 발생한 직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경찰이 아니라 내 아들의 목숨을 앗아간 한 사람을 탓한다"면서 당시 경찰관은 "아랍인 같은 어린아이를 보고 그의 목숨을 앗아가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나엘은 알제리계 프랑스인이다. 이를 지켜본 프랑스 시민들은 깊은 분노에 빠지며 길거리로 나와 사흘째 시위를 지속하고 있다.

시위대는 검은 옷과 복면을 착용하고 경찰을 향해 폭죽을 발사하는가 하면 공공시설도 공격했다. 이에 당국은 폭력 사태에 대비해 진압 경찰 4만명과 경찰 특공대(레드·RAID) 및 정예 대테러부대인 헌병 특수부대(지젠느·GIGN) 병력을 여러 도시에 배치한 것으로 전해진다.

파리 인근 지방에는 야간 통행금지령이 내려졌고, 북부 릴과 투르쿠아에는 공공 집회 금지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경찰 고위 관계자는 "시위대가 경찰과 직접적으로 충돌하는 폭력적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상점들이 파손되고 약탈당하거나 불에 타버리기도 했다"고 전했다.

한편 엘리제궁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유럽연합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브뤼셀을 방문하는 일정을 취소하고 폭력 사태에 대한 위기 회의를 주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간 마크롱 대통령은 시위대에 평정 유지를 촉구하면서 폭력 시위는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말했다.

(로이터=뉴스1) 정윤영 기자 = 30일(현지시간) 프랑스 낭테르에서 교통경찰의 총격으로 사망한 17세 소년을 추모하고 경찰의 폭력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2023.6.30.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하늬 기자 honey@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