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경기부양 시급한데 여력이 없네” 고민 깊어진 중국

최근 중국 경제 회복이 지체되는 가운데 대규모 부양책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실제 대규모 경기부양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전망도 나온다.

블룸버그 통신의 30일(현지 시각) 보도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 부총재를 지낸 주민 중국 국제경제교류센터 부이사장은 “중국 당국은 구조적 문제 해결을 목표로 할 가능성이 크다”며 중국 당국이 경기 부양책을 펴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중국 경제 전문가인 주 전 부총재는 중국 경기가 둔화하는 가운데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이 지난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면서, 구체적으로 지방 정부들과 부동산 개발업자들이 부채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약 55조 달러(약 7경2710조원) 규모인 중국 내 은행 시스템의 건전성이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진커위 영국 런던정경대(LSE) 경제학과 교수도 “중국은 ‘자원 제약’으로 대규모 부양책 실행이 불가능하다”며 “중국 경제가 반등하려면 수조 위안 규모의 부양책이 필요하지만, 현재로선 그럴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중국의 5월 소매 판매·산업생산·무역·투자 등은 회복세를 보였지만 시장예상치를 밑돌았으며, 중국의 청년실업률은 20.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여전히 경제 사정이 어렵다. 이처럼 올들어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 이후에도 중국 경제의 회복세가 예상보다 더디자 중국 당국이 예전처럼 유동성 공급을 통한 경기 부양을 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지난 13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 방식으로 20억 위안(약 3550억원)의 유동성을 시중에 공급하면서 적용 금리를 종전 2.00%에서 1.90%로 0.1%포인트 낮췄다. 같은 달 20일에는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10개월 만에 전격적으로 인하했다.

심각한 지방정부 부채 상황도 당국이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꺼리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재정부는 지난 4월 말 현재 지방정부 채무 잔액이 37조 위안(약 6644조원)에 달한다고 밝혔으나, 숨겨진 부채 규모와 채무자가 누구인지는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중국 지방정부들은 정식으로 채권을 발행한 부채 이외에 자금 조달용 특수법인인 ‘LGFV’(local government financing vehicles) 수천개를 이용해 자금을 차입해 사용해왔다. 월가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LGFV가 설립한 수천 개 금융기업의 숨겨진 차입금을 포함한 중국 지방정부의 총부채가 약 23조 달러(약 3경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 당국이 지방부채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실시하는 대규모 경기부양책은 실효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