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바닥 가깝나…수출 개선 조짐 속 하락세 멈춘 선행지수
3개월 만에 ‘생산·소비·투자’ 트리플 증가
반년간 하락했던 선행지수, 7개월 만에 멈춰
무역수지 적자폭 개선…6월 무역흑자 기대감
“긍정적신호…경기 바닥 근접했다 볼수 있어”
[세종=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5월 산업생산이 14개월 만에 최대폭 상승하고 소비·투자도 함께 오르며 3개월 만에 ‘트리플 상승’에 성공했다. 무역적자 폭이 빠르게 줄어드는 가운데 향후 흐름을 나타내는 선행종합지수도 하락세를 멈추면서 경기가 바닥에 근접한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기대도 나온다.
3개월 만에 트리플 증가…생산 14개월만 최대폭↑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2023년 5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지수 제외) 지수는 111.1(2020=100)으로 전월 대비 1.3% 증가했다. 직전 4월 감소세(-1.3%)를 모두 회복하며 한달 만에 다시 상승세로 전환한 것으로, 지난해 3월 이후 14개월만에 최대폭 상승이다.
제조업 포함 광공업(3.2%) 생산 증가가 전산업 생산 증가를 견인했다. 광공업에서는 통신·방송장비 생산은 감소했으나, 자동차(8.7%)와 반도체(4.4%) 생산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5월 전체 재고율도(재고/출하비율)은 123.3%로 전월(130.1%) 대비 6.8%포인트(p) 하락했다.
소비동향을 보여주는 소매 판매액지수(계절조정)도 내구재, 준내구재, 비내구재에서 모두 늘어나면서 전월 대비 0.4% 증가했다. 설비투자는 일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2.6%) 및 항공기 등 운송장비(6.2%)에서 투자가 늘면서 전월보다 3.5% 증가했다. 산업활동 3대 지표로 불리는 생산·소비·투자가 동시 증가한 것은 2월 이후 3개월 만이다.
다만 서비스업생산은 5월에도 전월 대비 0.1% 감소하면서 3개월 연속 하락했다. 서비스업생산은 숙박·음식(-4.5%) 등에서 생산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5월은 석가탄신일 대체공휴일 도입 등 연휴가 많아 숙박·음식 서비스업생산이 늘어날 가능성이 컸으나, 궃은 날씨로 외부활동이 제한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7개월만에 멈춘 선행지수 하락세…바닥 근접론 ‘솔솔’
경기의 현재와 미래를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및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도 긍정적인 신호를 보였다.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 99.9로 전월 대비 0.1포인트(p) 상승, 4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며 100(100보다 높으면 호황, 낮으면 불황)에 거의 근접했다. 광공업생산지수와 수입액이 증가한 영향이다.
또 향후 경기에 대한 기대를 나타내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98.4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 지난해 11월부터 4월까지 계속 떨어지다 7개월 만에 하락세를 멈췄다. 건설수주·재고순환지표·장단기금리차 등은 악화됐으나 심리 지표 개선, 수입원자재 가격 안정,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시장 상승 등으로 보합에 성공했다.
최근 부진했던 수출이 최근 점차 무역적자 폭을 줄여가고 있는 데다 반년 동안 떨어지던 선행종합지수도 보합세로 전환하면서 일각에서는 경기가 저점에 가까웠다는 해석도 나온다. 올 들어 지난 1월 -125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던 무역수지 적자는 2월 -53억5000만 달러, 3월 -47억3000만 달러, 4월 -27억3000만 달러, 5월 -21억2000만 달러로 빠르게 적자폭이 줄고 있다. 6월에는 16개월 만에 첫 무역흑자를 낼 수도 있다는 기대도 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무역 적자폭이 많이 줄어들었고, 미국도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한국도 3개월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며 “최근 지표로 봐서는 한국이 바닥을 다지고 있다, 바닥에 근접해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은 무역의존도가 큰 만큼 하반기 세계경제가 좋아지면 가장 빠르게 회복세를 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수출이 늘어나는 등 개선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신호자체는 긍정적”이라면서도 “확실한 회복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한다. 미국이 두번 더 금리를 높일 것으로 예상했고, 우리나라도 금리를 높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전망했다.
기재부는 “5월 산업활동지표는 광공업을 중심으로 반등 전환하면서 회복 흐름를 재개하는 모습”이라며 “하방 위험이 일부 완화되고 있으나, 불확실성이 여전히 잠재해 있는 가운데, 정부는 취약부문에 대한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함께 수출·투자 활성화 및 내수 회복세 유지 등 경제활력 제고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용석 (chojur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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