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름진 두 손이 꼭 움켜쥔 70년 전 지켜낸 대한민국[금주의 B컷]
문재원 기자 2023. 6. 30. 16:26
지난 6월25일, 제73주년 6·25전쟁 기념식이 열린 서울 장충체육관. 행사 예행연습이 진행되는 동안 참전 유공자들은 제복을 입고 앉아 있었다. 정부가 정전 70주년을 맞아 전달한 ‘영웅의 제복’이다.
포화 속에서 목숨을 걸고 전장을 누비던 청년들은 70여년의 세월을 건너 백발의 할아버지가 됐다. “어서들 와, 여기 앉아.” 전우를 맞는 어르신들의 느린 손짓에 반가움이 짙었다. 카메라를 들고 다가서자, 할아버지들은 허리를 세우고 옷매무새를 고쳤다. 이내 늠름한 용사의 눈빛으로 카메라를 응시했다. 셔터를 누르고 돌아서다 한 할아버지의 손에 시선이 멈췄다. 말끔한 행사용 태극기를 쥔 용사의 까맣고 주름진 두 손이 유난히 야위어 보였다.
그 손을 들여다보다가, 이날 기념식의 주제 문구를 가만히 읊조려보았다.
‘위대한 헌신에 존경과 감사를.’
사진·글 문재원 기자 mj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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