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배 뛰어 금값 됐다… 품귀 현상 빚어진 스리라차 소스, 왜?

후이퐁 푸드의 스리라차 소스 제품. /Great Big Story 유튜브 영상

전 세계적인 기후 변화로 난데없이 스리라차(Sriracha) 소스의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각)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미국에서는 스리라차 소스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스리라차는 붉은 할라페뇨 고추를 베이스로 소금·설탕·마늘·식초 등을 첨가한 양념이다. 태국에서 유래했고 미국에선 베트남 난민 출신 사업가 데이비드 쩐이 1980년 처음 제품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소스 중 하나이며, 칼로리가 매우 적어 최근 국내에서도 다이어트 식품으로 사랑받고 있다.

미국 내 스리라차 소스 원조로 통하는 업체는 데이비드 쩐이 설립한 후이퐁 푸드다. 수탉 그림이 그려진 상표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후이퐁 푸드는 이미 3년째 생산 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 바로 기후변화로 무더워진 날씨 때문이다. 그동안 연간 5만 톤에 이르는 붉은 할라페뇨 고추를 써왔는데, 주요 생산지인 캘리포니아주·뉴멕시코주·멕시코 일대에 수년간 가뭄이 덮쳐 재료를 구할 방도가 사라진 탓이다. 결국 후이퐁 푸드는 지난해 소스 생산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 현지에서는 스리라차 소스 가격이 금값만큼 치솟았다. 온라인상에는 웃돈을 주고서라도 구매하고 싶다는 사람들이 등장했고, 이를 악용해 터무니없는 가격을 붙이는 사례도 늘었다. 보통 17온스(약 481g)들이 한 병당 5달러(약 6500원) 미만에 팔리던 제품을 10배가 넘는 가격에 되팔고 있고, 아마존·이베이 등에서는 소스 두 병을 묶어 125달러(약 16만5000원)에 판매한다는 글도 있었다.

하지만 이른 시일 내에 미국 남서부와 멕시코의 고추 작황이 개선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전망된다. 후이퐁 푸드 측도 “최근 제한적으로 생산이 재개됐다”면서도 “불행하게도 여전히 원재료 부족을 겪고 있다. 현재로서는 언제 공급량을 늘릴 수 있을지 예상할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