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MB국정원 곳곳 이동관 인맥···‘KBS대책회의’ 멤버, 국회서 이동관 아들 ‘학폭 쉴드’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별보좌관이 이명박 정부 때 국가정보원 관계자들과 밀접한 인연을 맺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 특보는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 재직 당시 홍보수석실이 국정원을 통해 KBS 조직개편에 간여하고, 정부 비판적 종교 인사를 퇴출시킬 목적으로 국정원에 여론전을 지시한 사실이 밝혀졌는데 그 배경에 이 특보 개인의 국정원 인맥이 자리잡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306300600011
https://www.khan.co.kr/politics/politics-general/article/202306270600011
전직 대통령 이명박씨는 2008년 3월10일 국정원 2차장에 김회선 변호사를,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에 김주성 전 세종문화회관 사장을 임명했다. 당시 청와대 대변인이었던 이 특보는 브리핑에서 “두 명의 외부 인사를 발탁한 것은 국정원 활동이 법의 테두리에서 이뤄질 뿐 아니라 민간기업 못지않은 업무 효율성을 갖추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이 특보는 당시 임명된 두 국정원 고위직 인사 모두와 인연이 있다.
김 전 2차장과 이 특보는 2008년 8월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당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과 함께 모여 ‘언론대책회의’를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날은 정연주 전 KBS 사장의 강제 해임이 결정된 날로, 당시에도 정부가 국정원을 끌어들여 언론·방송 장악을 하려 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 특보는 이후 국회에서 ‘방송언론정책과 관련해 만났나’라는 질의를 받고 “예, 미디어랩이라든가…”라고 답했다.
https://www.khan.co.kr/politics/politics-general/article/200810232227185
이 특보는 같은 해 10월 국정감사에서 “김 전 차장과 과거부터 아는 사이였기 때문에 한번 만나자, 만나자 하다가 그날 날이 잡혔다”며 “언론을 장악할 의사도 없었고 그런 상황도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 특보는 부적절한 만남이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오해를 초래하는 일이 없도록 처신에 조심하겠다”고 했다.
검사장 출신인 김 전 차장은 이후 2012년 서울 서초갑에서 새누리당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그는 이 특보 아들의 하나고 재학 당시 학교폭력 은폐 의혹이 쟁점화된 2015년 9월21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서울시교육청 국정감사에서 해당 의혹을 제기한 하나고 전경원 교사의 진술 신빙성을 문제 삼았다. 19대 국회 국정감사 회의록을 보면, 그는 “제보 내용이 왜곡·과장됐거나 했을 때 그 부분도 경계해야 된다”거나 “전경원 교사가 학교 내부비리를 문제 제기한 것이 먼저였느냐, 아니면 본인의 징계절차가 진행되고 나서 문제가 된 것이냐” 등의 발언과 질문을 이어갔다.
김 전 기조실장과 이 특보의 인연은 2017~2018년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불법사찰 공판·증거기록에서 확인된다. 김 전 기조실장은 검찰에 “코오롱에서 근무하던 시절, 동아일보 기자를 하던 이동관 홍보수석과 업무협조를 한 적이 있다”며 “다만 30여년 전 일로, 이후 사적으로 연락한 적은 없다”고 진술했다. 김 전 실장은 MB 정부 당시 ‘만사형통’으로 통한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의원이 35년 재직한 코오롱그룹에서 31년간 일한 전문경영인 출신이다. 이명박 서울시장 때 세종문화회관 사장으로 영입됐고 이후 하나금융지주 사외이사 등을 지냈다.
김 전 실장은 국정원 입성 이후 정부 비판 성향 연예인들의 프로그램 출연 배제, 퇴출 등 압박을 위한 ‘좌파 연예인 대응 태스크포스(TF)’를 이끌었다. 국정원 불법사찰을 수사한 검찰은 2017년 11월7일 김재철 전 MBC 사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영장청구서에 “김주성 기조실장이 ‘좌파 연예인 대응 TF’의 활동경과 및 실적을 청와대 홍보수석실 등에 보고하기도 하였다”라고 적시했다. ‘홍보수석실’이라는 단어에는 각주를 붙여 “청와대 홍보수석 이동관과 피의자 김재철은 1996, 1997년 각각 동아일보 및 MBC 동경특파원을 같이 한 인연 이래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였음”이라고 설명했다.
이 특보와 고교·대학 동문인 MBC 간부가 국정원에 적극 협조했다는 사실도 수사 기록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당시 검찰 수사기록을 보면, 기자 출신인 MBC 간부 전모씨는 국정원에 “MBC 내 종북세력 척결 작업은 김재철 사장 지휘 하에 부사장, 편성제작본부장 등 4명이 팀을 이뤄 비밀리에 수시로 모여 전략을 숙의하며 진행해나가고 있다” “가을부터는 총선·대선에 대비, MBC의 좌편향을 차단하기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할 계획” “앞으로는 정치 편향 논란을 막기 위해 그동안 신경을 쓰지 못했던 드라마, 예능 분야의 세부 내용까지 철저히 점검해나갈 것” 등의 내용을 보고했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09~2012년 MBC에서 사장특보, 기획조정실장, 보도본부장 등 요직을 지낸 전씨는 이 특보의 신일고 1년 선배, 서울대 정치학과 동기다. 또 다른 MBC 간부는 검찰에 “전씨가 이명박 정부 청와대와의 연결통로라고 MBC에선 다들 알고 있었다”며 “이동관과 친분이 두터워 이명박 정권 하에서 승승장구 했다는 말이 돌았다”고 진술했다.
전지현 기자 jhyun@kyunghyang.com,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강은 기자 eeun@kyunghyang.com, 조형국 기자 situat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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