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 에스터 "'보 이즈 어프레이드', 꼭 극장서 봐야 할 영화" [인터뷰]
아리 에스터 감독이 영화 ‘보 이즈 어프레이드’의 관전팁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3시간에 육박하는 긴 러닝타임을 자랑하는 만큼, 매 장면을 이해하려 애쓰기보다 있는 그대로 보의 여정을 따라가는 것이 영화를 즐기는 데 도움될 것이라는 게 그의 조언이다.
아리 에스터 감독은 영화 ‘보 이즈 어프레이즈’ 개봉을 앞두고 진행한 인터뷰에서 “모든 장면에 의미를 부여하다 보면 영화를 이해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며 “오픈 마인드로 영화를 봐야 제대로, 충분히 재미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 입장에선 단순한 이야기다. 시작과 엔딩이 동일한 영화”라면서 “누군가는 ‘보 이즈 어프레이드’를 호러 영화라고 말하는데 사실 코미디 영화다. 있는 그대로 즐겨달라”고 재차 당부했다.
‘보 이즈 어프레이드’는 엄마를 만나러 가야 하는 ‘보’의 기억과 환상, 현실이 뒤섞인 공포를 경험하게 되는 기이한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아리 에스터 감독은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준비한 끝에 ‘보 이즈 어프레이드’를 세상에 내놨다. 아리 에스터 감독은 “여행 계획을 세웠던 경험에서 이 이야기가 시작됐다”고 모티브를 밝히며 “나의 개성과 유머가 고스란히 담긴, 가장 나다운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영화 속 엄마 모나는 아들 보에게 집착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모나는 보에게 자신이 얼마나 아들을 사랑하는지 끊임없이 설파하지만, 보는 그만큼의 사랑을 엄마에게 되돌려주지 못한다. 그래서인지 보는 백발이 지긋한데도 엄마 앞에선 늘 두려움과 죄책감을 느낀다. 마치 늙은 아이처럼.
보에 대해서는 “고민과 죄책감을 느끼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아리 에스터 감독은 “‘보 이즈 어프레이드’는 제대로 살아보지 못한 삶을 그린 작품인데, 영화를 보면 전진 방향도 후퇴 방향도 있다”며 “앞으로 나아가는 방향을 바탕으로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극을 이끄는 보 역에는 호아킨 피닉스가 낙점됐다. 영화 ‘조커’를 통해 신들린 연기를 선보인 호아킨 피닉스, ‘천재 감독’ 아리 에스터 감독의 만남이란 점에서 영화팬들 사이에선 기대감이 상당했다. 이들의 호흡은 물론이고, 아리 에스터 감독이 쓴 각본을 호아킨 피닉스가 어떻게 연기로 표현해낼지도 관전 포인트였다.
아리 에스터 감독은 “호아킨 피닉스는 대본을 읽자마자 좋다고 했다. 유머 코드도 서로 일치했다”며 “촬영 전부터 대화하면서 비전을 공유하고 캐릭터를 만들어 나갔다”고 작업과정을 설명했다. 아리 에스터 감독은 호아킨 피닉스가 대본을 읽고 재미를 느끼지 못하면 어떡하나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이 영화는 코미디인데, 대본을 보고 재미를 못 느끼면 작업이 순탄치 않았을 것”이라며 “하지만 호아킨 피닉스는 대본을 보고 재밌고 웃기다고 하더라. 공감까지 해줘서 여러모로 만족스러운 작업이었다”고 했다.
끝으로 아리 에스터 감독은 차기작이 서부영화가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사람들은 저를 두고 호러 감독이라고 하더군요. 호러 영화를 만들었으니 호러 감독이라 부르는 건 당연하다고 봅니다. 그 말을 들을 때마다 기분도 좋고요. 하지만 저는 호러 영화만 만든 건 아닙니다(웃음). ‘유전’은 호러 영화지만, ‘미드소마’는 호러 혹은 심리 스릴러 내지 다크 코미디라고 부르고 싶고요. ‘보 이즈 어프레이드’는 단순한 코미디 영화입니다. 아무래도 첫 영화가 호러 장르여서 차기작들도 호러로 보이는 것 같은데요. 당연한 시선이라고 생각하고요. 다만 제가 다양한 장르에 계속해서 도전하고 있다는 점도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윤기백 (gibac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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