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정보’ 대응에 머리 맞댄 각국 언론인들…“대학·지역사회와 협업해야”
30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세계뉴스미디어총회에 참석한 전 세계 각국 언론인들은 무분별하게 유포되는 ‘허위 정보(disinformation)’에 맞서기 위해 전문가, 대학, 지역사회 등과 힘을 합쳐야 한다”고 했다. 편집국 내부에 허위 정보 대응팀을 구성한 언론사도 적지 않았다.
필리핀 온라인 탐사보도 매체 ‘래플러’의 글렌다 글로리아 편집장은 이날 ‘사실, 거짓, 증오, 선거’를 주제로 열린 세계뉴스미디어총회 토론에 참석해 “허위 정보와의 싸움은 뉴스룸(편집국) 혼자서는 할 수는 없다”며 “가족과 공공보건 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협력과 연대가 필요하다”고 했다.
글로리아 편집장은 “우리는 무분별한 허위 정보 유포를 막기 위해 시민을 대상으로 책임감 있는 소셜미디어 사용에 관한 워크숍을 각종 시민단체와 함께 진행하고 있다”며 “뉴스룸에서 모든 것을 다할 수는 없다. 기자들이 지역 공동체와 연계해 이런 작업을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캐나다 주요 일간지인 ‘글로브앤드메일’의 데이비드 웜즐리 편집국장은 “우리는 허위 정보에 대응하기 위해 몇 개의 대학과 함께 협업하고 있다”며 “러시아와 중국이 캐나다 총선에 개입했다는 증거가 나오고 있는데, 학계와 함께 의심스러운 패턴을 들여다보면서 다음 선거를 대비하려 한다”고 했다.
AFP의 에마 클라크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 뉴스에디터는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 있는 저희 뉴스룸에는 디지털 검증 전문 기자 2명이 있다”며 “그들은 항상 허위 정보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토론에 참여한 언론인들은 허위 정보는 선거 기간에 집중되는 점을 지적했다. 글로리아 편집장은 “지난해 5월 필리핀 대선이 치러지기 1년 전부터 허위 정보가 기하급수적으로 퍼졌다”며 “허위 정보는 윤리적이고 정치적인 프레임을 통해 사람들의 합리적이고 지적인 판단을 흐린다”고 했다.
허위 정보의 확산이 기성 언론의 품질을 높이는 데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주요 일간지인 ‘소웨탄’의 나비사 마쿵가 에디터는 “언론인들 사이에서 증거(evidence)에 기반을 둔 보도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졌기 때문에 허위 정보가 의도하지 않게 우리의 보도를 더 좋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세계뉴스미디어총회는 세계신문협회 주최로 전 세계 언론인들이 매년 한곳에 모여 교류하는 행사로, 이번 총회에는 57국에서 900여명이 참가했다. 지난 28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진행됐다.
*본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타이베이=김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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