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진 시인, 오랜 세월 통해 체득한 포용과 위로를 담은 시집 ‘그래도 괜찮아’ 펴내

박태해 2023. 6. 3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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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진 시인이 세 번째 시집 <그래도 괜찮아> 를 펴냈다.

 "사랑이 품고 있는 덕목의 하나는 기다림이다. 시인은 기다림은 아픔 같은 것이라고 규정하지만, 그 기다림은 서두르지 않겠다는 여유와 포용의 함의로도 읽힌다"는 이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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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괜찮아/장태진/행복한책읽기/9000원

“꽃 핀다/ 꽃잎 진다/ 열매 여문다/ 계절이 익는다/ 아무 일 없었던 듯 // 오욕五慾이 수명보다 길듯이/ 사랑의 길이 그 사람보다 멀듯이/ 넘치고 많은데/ 뭐 하나가 없는 듯한 세상// 나를 떠났지만/ 나를 아는 이/ 그대 밖에 없으니/ 가는(細) 줄 끝에 서 있는 듯, 아직/ 사랑 받고 싶어// 기억나는 게 하낱도 없다. 「사랑의 길」

장태진 시인이 세 번째 시집 <그래도 괜찮아>를 펴냈다. <배경 바다> <안개꽃 꽃잎만큼 많은 날들을>을 통해 독자의 감성을 자극했던 그가 3년 만에 다시 새 시집을 들고 그 독자 앞에 선 것. 교사, 입시학원 강사, 입시컨설팅 등으로 생업의 현장에서 치열하게 살아온 그의 삶, 그 안에서 그의 가슴을 사로잡았던 그리움과 사랑, 문학에 대한 열정을 소중히 시로 담아냈다. 
장태진/행복한책읽기/9000원
시인은 ‘사랑의 길’을 통해 “언제 생겼는지도 모르게 손등에 주름살지고, 귀밑머리 희어질 무렵. 손 한번 펴 보여도 누구에게 좌표가 되고 누구에게는 위안이 될 글 한마디쯤 만들 수 있어야 할 세월 아닌가. 그러나 ‘네’가 있고 ‘내’가 있어 혼자서는 쉬 가꾸기 어려운 여기 세상, 되돌아보면 풀밭 서성이다 다 보낸 한나절인 듯하다”는 단상(斷想)을 전한다.

그는 “마주친 눈길이나 잡지 못한 손길, 기억나는 게 어찌 한둘뿐 이겠나마는, 세월 거의 끝 보일 만큼의 자락에 서서 걸어온 길 저만큼이 자꾸 건너다보임은 우리들의 사랑은 아직도 얼마만큼이 모자라서일까. 만남과 달리 이별은 늘 시간이 필요했던 것을. 문득 일렁이는 바람 속으로 손 한번 내저어 본다”고도 말한다. 

시인은 치열한 삶의 현장 속에서도 사람과 시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았다. 오랜 세월 동안 사람과 자연, 삶에 대해 포용하고 위로하는 법을 체득했기 때문이다.

표제시인 ‘그래도 괜찮아'에서 ‘아픔 같은 기다림', '나의 봄 어차피 네게로 부는 바람에 기대어 피는 꽃// 괜찮아, 늦어도'라는 구절은 사랑에 대한 화자의 의지가 포용과 위로로 승화하는 것을 보여준다.
장태진 시인은 최근 상재한 세번째 시집 ‘그래도 괜찮아’를 통해 “우리의 사랑은 여전히 진행형이며, 삶이란 내가 사랑하고 나를 사랑하는 누군가와의 뜨거운 동행“이라며 오랜 세월 통해 체득한 포용과 위로를 독자에게 전한다. 시인 제공
사람과 자연에 대한 시인의 포용과 위로는 일상 속에서의 재미난 에피소드로 나타나기도 한다. 목욕탕 안에서의 이발을 소재로 한 '소소한 기대'에서는 '단번에 세월 바꿔보겠다고/ 아래 수건만 걸친 채 / 다음다음 순서 기다려 / 두 눈 감고 한참 깎은'에서 화자의 일상의 한 단면은 잔잔한 미소를 자아내게 한다.  

오석륜 인덕대 비즈니스일본어과 교수(시인)는 그의 시를 ‘포용과 자위의 미학’으로 정했다. “사랑이 품고 있는 덕목의 하나는 기다림이다. 시인은 기다림은 아픔 같은 것이라고 규정하지만, 그 기다림은 서두르지 않겠다는 여유와 포용의 함의로도 읽힌다”는 이유 때문이다.

오 교수는 “(시인의) 사랑과 그리움의 대상은 사람이 되기도 하고, 자연이 되기도 한다”며 “그 대상에 대해 베푸는 포용과 자위의 진술이 장태진 시의 매력과 특징”이라고 했다.

박태해 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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