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70%, 文 간첩인 걸 몰라” 말한 박인환, 민주당이 고발… 과거 사례는?
법원서는 모두 무죄
“70% 이상의 국민이 문재인 전 대통령이 간첩인 걸 모른다.”
더불어민주당은 문 전 대통령을 향해 이같이 발언한 경찰제도발전위원회 박인환 위원장을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기로 했다고 30일 밝혔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오전 민주당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박 위원장에 대한 고발 방침을 밝히면서 “법리적 공방에 대해선 (논의를) 했지만, 전임 대통령에 대해 국민 70%까지 (언급을) 한 부분에 대해선 당연히 고발조치를 해야 한다는 데엔 거의 같은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앞서 박 위원장은 지난 26일 국정원 퇴직자 모임인 ‘양지회’에서 연 ‘국회 안보토론회’에서 “최근 간첩단 사건이 나오는데 문재인 비호가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다” “국민의 70% 이상은 문재인이 간첩이라는 것도 모르고 있다” 등의 발언을 했다. 박 위원장은 검사 출신으로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보수 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 등을 지냈다.
문 전 대통령을 가리켜 ‘간첩’이라고 표현해 고발당한 이는 박 위원장이 처음은 아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는 2019년 12월 28일 ‘문 전 대통령 퇴진 범국민대회’ 집회에서 한 “문재인은 간첩”이라는 발언을 했다가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그는 당시 집회에서 “(문 전 대통령이) 공산주의자 조국을 앞세워 대한민국을 공산화 시키려고 시도했다”라고도 했다.
그러나 법원은 전 목사의 발언이 ‘의견 표명’이라고 판단했다. 이 사건 1심과 2심은 전 목사의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 “’간첩’이나 ‘공산화를 시도했다’등의 발언은 명예훼손 대상이 되지 않는 의견 표명”이라며 “피해자는 현직 대통령으로서 국가 사회적 영향력과 정치적 영향력이 큰 만큼 비판적 발언이 용인돼야 한다”고 했다. 이 판단은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문 전 대통령을 향해 ‘공산주의자’라고 발언한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도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었다. 고 전 이사장은 2013년 1월 한 시민 단체 신년 하례회에서 문재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에 대해 “부림 사건의 변호인으로 공산주의자이고, 이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우리나라가 적화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2015년 9월 고 전 이사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1심은 “본인만의 진단을 내린 것으로 악의적 모함이 아니다”라며 무죄를 선고했지만 2심은 “단순한 의견 표명이 아니라 허위 사실의 적시에 해당한다”며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의 유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공산주의자 발언은 고 전 이사장의 경험을 통한 피해자(문재인 대통령)의 사상 또는 이념에 대한 입장 표명으로 봄이 타당하고, 이를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할 만한 구체적 사실 적시라 보기 어렵다”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되돌려보냈고, 검찰이 재상고하지 않아 무죄 판결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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