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으로 번지는 ‘CGV 유증’ 여파…CJ 12%↓ ENM 14%↓
30일 증권가에 따르면 CJ는 이날 6만8300원에 마감해 CJ CGV의 유상증자 공시 발표가 나온 지난 20일 7만8100원에서 12.55% 하락했다.
같은 기간 CJ ENM은 13.75%, CJ제일제당은 9.10% 떨어졌다.
CJ그룹 지주사와 주요 계열사들의 주가 하락은 CJ CGV의 대규모 유상증자 여파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0일 CJ CGV는 5700억원 규모로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유상증자 전 발행주식 총수는 4772만주인데 신주로 7470만주를 새로 찍는다는 계획이었다.
당사자인 CJ CGV는 공시 직후일인 지난 21일 21.10% 급락한 이후에도 전날 52주 신저가를 경신하는 등 주가 하락이 계속되고 있다. 유증 계획 발표 이후 주가 하락률이 35.86%에 달한다. 지난 20일 6920억원이던 시가총액은 이날 4439억원으로, 불과 열흘 만에 2500억원 가까이 증발했다.
CJ 주주들도 CJ CGV 주주들 만큼이나 답답한 상황이다. 최근 2~3년만 따져도 수천억원의 자금을 수혈해줬지만 CJ CGV의 경영 실적이 나아질 기미가 없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2020년 CJ CGV는 유상증자로 2200억원을 조달한 바 있다. 대규모 유증 이후 반년도 되지 않아 CJ CGV는 모회사인 CJ로부터 2000억원을 빌렸다. 2년 후인 지난해 CJ는 유상증자를 통해 CJ CGV에 1500억원을 지원했고 CJ CGV는 이 자금으로 2년 전 CJ에게 진 빚 2000억원을 갚았다. 이런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 지난해 CJ CGV는 주주 우선 배정 방식으로 전환사채(CB) 4000억원 어치를 발행해 주주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전환사채는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채권을 말하는 것으로, 주식수가 늘어난다는 점에서 유상증자와 마찬가지로 주가에 악재로 작용한다. 그리고 CB를 발행한 지 1년 만에 총 1조원 규모의 자본 조달을 또 하는 셈이다.
CJ는 이번 유상증자에 현금으로 600억원을 투입하고, 4500억원으로 평가된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도 현물 출자한다. 최근 2년 동안 CJ가 CJ CGV에 직접 지원한 현금은 2100억원, 현물 출자를 포함하면 660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CJ CGV는 적자의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 이전 8000원이던 영화 티켓값은 현재 1만5000원까지 뛰었고 한칸 띄워앉기 등 팬데믹 당시의 규제도 모두 사라진 상황이다. 하지만 CJ CGV는 지난해 4분기 134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141억원의 적자가 났다.
문제는 모회사인 CJ도 넉넉한 살림은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 1분기 말 기준으로 CJ가 개별 기준으로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61억원 밖에 되지 않는다. 유동자산은 969억원이 있지만 유동부채도 2118억원이나 된다. CJ도 돈을 빌리거나 살림살이를 팔아서 CJ CGV를 지원해야 하는 상황이다.
CJ제일제당의 주가가 빠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은 매년 1조원 안팎의 이익을 안정적으로 창출하는 CJ그룹의 캐쉬카우다. CJ제일제당의 곳간에는 현금만 2조원 가까이 쌓여있다. CJ CGV에 대한 그룹 차원의 지원이 이번으로 끝나지 않는다면 CJ제일제당도 동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또 CJ CGV가 유상증자 계획을 내놓으면서 미래사업으로 ‘콘서트 실황, 스포츠 경기 등 이른바 대안 콘텐츠’를 언급하면서 CJ ENM 주가도 영향을 받는 등 CJ CGV 유증 여파가 그룹 전반으로 확산 중이다.
증권가에서도 아쉽다는 반응이 나온다. 넷플릭스, 디즈니+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부상으로 영화관 사업의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이 확대되는 상황인데 유상증자 과정에서 시장과의 소통이 부족하지 않았느냐는 지적이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우선 급한 것이 자본확충이기에 이해는 되지만 성장 스토리는 영화관이 처한 시장 상황과 경쟁 관계를 감안하면 동의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라며 “자본확충이 대규모로 이뤄져 수익성이 개선될 여지가 커졌지만, 성장 전망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지 않으면 염려가 계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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