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신 드러낸 채 “형님!”… ‘하얏트호텔 난동’ 수노아파 39명 행적 보니
“조직들, 충돌 대신 성매매·대부업 연대 조짐”
“직접 수사권 회복 계기로 전국 조폭 수사 강화 ”
서울 도심의 특급호텔에서 난동을 부린 폭력조직 ‘수노아파’ 조직원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번 수사를 계기로 전국 단위 폭력조직에 대한 수사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 신준호)는 30일 수노아파 조직원 9명을 구속기소하고 30명을 불구속기소 했다고 발표했다. 검찰에 따르면 윤모(51)씨 등 수노아파 조직원 12명은 2020년 10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하얏트 호텔에 3박 4일간 체류하면서 이 호텔을 운영하는 KH그룹의 배상윤(57) 회장과 면담을 요구하고 직원들을 위협한 혐의(폭력행위처벌법상 단체 등 구성·활동)를 받는다.
이들은 문신을 드러내고, 단체로 활보하는 등의 행동을 통해 불안감을 조성한 혐의를 받는다. 호텔 식당에서 공연하는 밴드와 손님들에게 욕설하며 공연을 강제로 중단시키거나, 직원들의 만류에도 온몸의 문신을 드러낸 채 사우나를 이용했다고 한다. 호텔 안을 단체로 활보하며 불안을 조성해 영업을 방해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배 회장이 운영하는 사모펀드에 투자했다가 60억원 상당의 돈을 잃은 부두목급 조직원의 사주를 받아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들이 사적인 분쟁을 해결하고자 조직원을 동원해 다수 시민의 일상을 위협하는 등 죄질이 불량하다고 판단,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지난해 2월부터 대대적인 추가 수사를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수노아파가 운영하는 유흥주점과 합숙소 2곳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번 수사를 계기로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한동안 답보 상태가 된 폭력조직에 대한 수사정보망을 새로 구축하고, 입수한 정보들을 토대로 전국 단위 조직에 대한 수사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수노아파 주요 혐의자에 대한 압수수색·포렌식 과정에서 국제마피아파, 텍사스파 등 전국 단위 조직의 허리 역할을 하는 ‘MZ세대’ 조직원이 전국 단위 모임을 가져온 정황도 포착했다.
신준호 부장검사는 “주요 범행 가담자들에 대한 대대적인 구속수사로 수노아파는 사실상 와해 수준으로 해체됐다”며 “조직을 재건하려 해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검경의 단속 강화로) 조직끼리 정면 대결하면 조직이 와해한다는 것을 안 폭력조직들이 이제는 불법 성매매·대부업 같은 음지에서 연대를 강화하고 있다”며 “직접 수사 제한으로 파악하지 못했던 정보를 새로 파악했으니 향후 수사를 통해 이들 조직의 실체를 철저히 규명할 예정”이라고 했다.
수노아파는 1980년대 후반 전남 목포시에서 결성된 폭력조직이다. 1990년대 중반 서울로 활동 무대를 옮겼고 2000년대 들어 전국 10대 조폭으로 세력을 불렸다. 유흥업소 운영과 주택 철거 등이 주된 활동 영역이다. ‘수노아’라는 이름은 수노아파가 결성된 장소가 ‘수노아 호프’라는 점에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칼침으로 수를 놓는다는 의미에서 이 같은 이름을 지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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