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운해태 오토르’로 돌아온 오태준 “마음고생 심했지만 그만큼 이 악물었죠”

김동우 MK빌리어드 기자(glenn0703@mkbn.co.kr) 2023. 6. 30.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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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PBA 팀리그 드래프트서 크라운해태에 지명
21/22시즌(NH농협카드)이어 두 시즌만에 팀리그 복귀
“큐스쿨 →1부 복귀 →팀리그 미지명에 이 악물어”
(김)재근 형님, (임)정숙이 누나, (김)태관 팀원과 다 친해
“큐스쿨 강등, 팀리그 미발탁 후 마음고생 심했으나, 이 악물고 악착같이 훈련해 다시 일어섰죠.” PBA에서 맹활약, 21/22시즌을 팀리그 ‘NH농협카드그린포스’ 소속으로 뛴 오태준. 하지만 해당 시즌 후 큐스쿨로 강등, 팀리그 미발탁 등 어려움이 겹친 오태준은 “힘든 나날을 보냈다”고 했다. 그런 오태준이 이번 23/24시즌 ‘크라운해태 오토르’의 지명을 받아 PBA 팀리그로 복귀하는 데 성공했다. 설레는 두 번째 팀리그 도전을 앞두고 있다는 오태준을 MK빌리어드뉴스가 올시즌 PBA 개막전 현장(경주 블루원리조트)에서 만나봤다.
“롤모델 사이그너와 팀리그서 만남 기대돼”
올시즌에 우승 한번, 팀 포스트시즌 진출 목표
“지금 와서 이야기하지만, 사실 큐스쿨 강등에 이어 팀리그에도 뽑히지 못했을 때는 마음고생이 심해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렇지만 그게 제 실력이었으니 어쩌겠어요. 그때부터 이 악물고 악착같이 훈련해 다시 일어섰죠.”

당구팬들에 ‘오토르’로 통하는 오태준. 그는 지난 시즌 한차례 준우승을 비롯, 나름 성적을 내면서 다시 팀리그에 들어가며 ‘부활의 아이콘’이 됐다. 다만 오태준은 다시 궤도에 오르기까지 적잖은 고난을 감내해야 했다.

오태준은 연맹 시절부터 3쿠션기대주로 주목받았다. 이후 원년시즌(19/20)에 PBA에 입성, 20/21시즌 한번의 8강 두번의 16강의 성적을 내 21/22시즌 팀리그 ‘NH농협카드그린포스‘에 뽑혔다.

오태준은 당시 팀이 정규리그 3위를 차지하는데 공헌하며 쏠쏠한 활약을 펼쳤으나 정작 개인투어서는 6개투어 중 4개투어서 첫판 탈락하는 등 부진을 반복했다. 그 결과 큐스쿨로 강등됐고, 즉시 1부투어로 복귀했음에도 팀리그서는 어느 팀의 지명도 받지 못했다.

이후 절치부심, 오태준은 보란듯이 다시 날아올랐다. 22/23시즌 5차투어서 준우승을 차지했고, 이어진 왕중왕전에선 16강에 오르며 다시 한번 자신의 진가를 증명했다.

오태준은 최근 팀리그 드래프트서 ’크라운태해라온‘에 지명돼 설레는 두 번째 팀리그 도전을 앞두고 있다. 오태준에게 그간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시 팀리그에서 합류해 기뻐요” 2시즌만에 팀리그에 복귀한 오태준은 팀리그 복귀에 대한 기쁨과 함께 “팀리그에 임하는 생각은 NH농협카드서 뛸 때와 같다. 팀원들에 해가 되는 행동은 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하자는 생각”이라는 각오도 밝혔다. 23/24시즌 개막전 ‘블루원리조트배 PBA 챔피언십’ 현장에서 팔장을 껴 포즈를 취하고 기념촬영 중인 오태준.
▲올 시즌 개막전부터 나쁘지 않은 성과를 거두었는데. 이번 대회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오태준은 ’블루원리조트배‘서 32강까지 올라 팔라존에 세트스코어 1:3으로 패했다)

=초반엔 테이블 컨디션이 이전 128, 64강전을 치렀던 테이블과 사뭇 다르게 느껴져 고전했다. 사실 1, 2세트를 내주고 3세트를 가져온 이후 4세트에서 팔라존 선수가 다소 흔들리는 모습이 있었는데, 그때 흐름을 내 쪽으로 가져오지 못해 경기를 내주게 됐다. 경기 운영적인 측면에서 스스로 아직 미숙한 부분이 느껴져 아쉬운 대회였다.

▲최근 팀리그 재선발됐는데 소감은.

=다시 팀리그에서 합류해 기쁘다. 팀리그에 임하는 생각은 NH농협카드서 뛸 때와 같다. 팀원들에 해가 되는 행동은 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하자는 생각이다.

기자가 다양한 촬영포즈를 요하자, 오태준은 활짝 웃으며 PBA팀리그 ‘크라운해태 오토르’ 팀의 시그니처 포즈를 취해보였다.
▲팀리그에 선발되고 주변 반응은..

=축하한다는 연락을 많이 받았다. 특히 팀 주장을 맡고 계신 김재근 선수는 내가 뽑힐 줄 알고 계셨다면서, 내게 많은 건 바라지 않고 팀에 잘 융화돼 재미있게 경기하자고 말씀해 주셨다.

▲크라운해태 팀은 어떤 분위기인가. 소속 선수들과는 친한 편인지.

=대외적으로 비쳐지는 것처럼 화기애애한 분위기이다. 일단 주장인 김재근 선수는 무엇보다 리더로서의 품격이 느껴지는 선수이고, 예전부터 친분이 있는 형이기도 하다. 입단 동기인 (김)태관이도 어려서부터 ’김행직 선수 동생‘으로 많이 봐왔던 친구다. 착한 친구라 형을 잘 따라준다. (백)민주도 연맹 시절부터 알던 사이고, (임)정숙이 누나도 편한 관계다. 전체적으로 편하다는 느낌이 드는 팀이다.

▲크라운해태에서 본인의 역할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아무래도 나이가 팀 내 중간 위치다 보니 중간에서 위아래로 팀을 아우르는 역할을 기대하지 않을까 싶다. 밑에 민주와 태관이가 있고, 위로는 정숙이 누나와 (김)재근이 형이 계신다. 선배 분들 이야기는 잘 새겨듣되, 후배들이 잘 이야기하지 못하는 것도 전달해주며 가운데에서 보조 역할을 잘 하려고 한다. 전력 측면에서는 어떻게 도움이 될지 아직 잘 모르겠다. 일단 경기에 나서면 세트를 가리지 않고 파이팅 넘치게 응원하며 최대한 팀 사기를 끌어올리는데 이바지해야겠다.

▲다시 팀리그에 선발되기 전까지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21/22시즌이 정말 힘들었다. 개인투어 성적이 좋지 못하다 보니 큐스쿨로 강등됐고, 다시 1부에 재진입해 드래프트서 선발이 될 줄 알았는데 막상 선택받지 못하니 심적으로 힘들었다. 그렇지만 다 내 실력 때문이기에 받아들이고 더 열심히 하기로 마음먹었다. 당시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서울에서 부산으로 거처를 옮겼는데, 개인훈련실도 꾸려가며 이 악물고 정말 많이 연습했다. 그때 노력이 다음시즌 좋은 성적으로 이어진 것 같다.

▲팀리그에 소속돼 있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차이가 크던가.

=클 수밖에 없다. 일단 경기수가 많아지니 그만큼 실전 경험할 기회가 늘어나게 된다. 또 정상급 선수들과 모여 경기하다 보면 정말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하게 된다. 이런 건 돈 주고는 살 수 없는 것들이 아닌가.

“나는 팀 중간위치, (김)재근이 형 등 선배분들 이야기 잘 새겨듣고, 후배들 이야기를 전달해주는 역할 할 것” 오태준은 자신이 ‘크라운해태 오토르’ 팀의 중간자 격 선수라며, 그에 맞는 역할을 소화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전했다. 또 “파이팅 넘치는 응원으로 팀 사기도 끌어올리겠다”고도 했다. 팀 동료이자 팀의 주장인 김재근(왼쪽)과 함꼐 23/23시즌 개막전 ‘블루원리조트배 PBA 챔피언십’ 현장에서 엄지를 추켜세우며 기념촬영 한 오태준.
▲지난시즌 준우승했을 때를 회상한다면. (오태준은 22/23시즌 5차전서 김재근(64강) 조재호(준결승)를 꺾고 결승까지 올라 마민캄에 세트스코어 1:4로 패배, 준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64강전부터 치른 모든 경기기 방송경기였는데, 그게 도움이 됐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방송경기에 들어가면 덜 떨리는 편이다. 오히려 조용한 구석 테이블에서 경기하면 더 긴장되고 떨린다. 그래서 그런지 당시엔 결승전까지 거의 떨린 경기가 없었다. 다만 (조)재호 형과의 준결승전은 그래도 떨렸다. 워낙 친한 형인데다 내 스승님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부산에서 지내고 있나. 친하게 지내는 선수들은.

=부산에서 연습하며 지내고 있다. 전에는 (신)정주와 자주 연습하다 최근 정주가 일산으로 이사 갔다. (정)찬국이 형과도 자주 교류한다. (최)성원이형 같은 경우는 아무래도 소속이 다르다 보니 그간 교류가 별로 없었으나, 최근 PBA로 오면서 전화통화를 자주 하고 있다.

▲연습패턴은.

=아침 10시 정도에 일어나 두 시간 반 정도 연습 하고 점심을 먹는다. 그 뒤엔 헬스장에서 두 시간 정도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이후로 밤 9~10시까지는 계속 당구연습을 한다.

▲근력운동을 하는 이유는.

=원래 운동을 좋아한다. 사실 당구선수는 상체운동을 하면 안 된다는 이야기가 돌곤 하는데, 운동을 좋아하는 입장에서 그러한 고정관념을 깨고 싶었다. 실제로도 운동을 하고 근력이 증가하면 당구 칠 때 상당한 도움이 된다는 걸 느낀다. 파워가 증가하는 건 물론, 공을 컨트롤하는 능력도 향상된다. 체력적으로도 확실히 좋아지는 느낌이 든다. 사실 외관상으로도 보기 좋지 않은가. 하하.

▲선수로서 본인의 강점이 뭐라 생각하나.

=일단 파워가 좋고, 스윙이 올곧은 편이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어려서부터 기본기 훈련에 더욱 집중한 결과 같다. 지금도 스트로크, 자세연습 등 기본기 훈련은 항상 병행한다. 또 요즘은 끌어치기에 자신이 있고, 찬스가 왔을 때 집중하는 순간 집중력도 이전보다 많이 는 것 같다.

▲사용하는 용품은.

=큐와 장갑 모두 프레데터 제품을 사용한다. 초크는 아라미스, 제스트 초크를 사용하고, 큐가방은 유니버셜 제품을 쓰고 있다.

▲유튜브 채널도 운영한다고.

=‘오태빡태당구TV’와 ‘오토르당구’ 두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보통 동호인과 당구 치며 소통하고 원포인트 레슨을 진행하는 콘텐츠인데, 아직 규모가 그리 크지는 않아도 마니아층이 꽤 많다.

▲겨뤄보고 싶은 선수가 있다면.

=일단 내 롤모델인 사이그너 선수가 PBA에 왔으니 경기 한번 해보고 싶다. 아직 겨뤄본 적이 한 번도 없는데, 팀리그에서라도 쳐보게 될 수 있어서 기대된다. (조)재호 형과도 다시 재밌는 경기 한 번 해보고 싶다.

▲개인투어와 팀리그서 올시즌 목표는.

=개인투어에선 올 시즌 안에 우승 한 번 하는게 목표다. 팀리그서도 신입생으로서 역할을 다해 최소한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데 보탬이 되고 싶다.

“올 시즌엔 개인투어 우승 목표” ‘크라운해태 오토르’ 신입생으로서 역할을 다하겠다는 오태준은 그와 더불어 “개인투어에선 올 시즌 내에 우승 한 번 하고싶다”고 목표를 밝혔다. 그 배경에는 올시즌 포함, PBA 5시즌을 치르며 서서히 차오른 자신감이 있었다.
▲어느덧 PBA 5시즌차다. 그 동안을 돌아본다면.

=PBA에 들어오고 초반에는 자신감이 많이 없었다. ’내가 설 자리가 있을까‘라 고민하며 당구를 쳤고, 그러한 고민이 이어지다 보니 성적도 안 따라왔다. 결국 이후 좋지 못한 일들이 잇따라 이어지며 생각을 고쳐야겠다 마음먹었고, 정신수양을 많이 했다. 이제는 자신감을 찾아가며 성적도 조금씩 오르고 있으니 계속해서 더 발전해 나가야겠다는 생각이다.

▲당구에 대한 동기부여는 어디서 나오는 편인가.

=선수생활을 하면서 항상 두 가지를 생각한다. 하나는 떨림이다. 경기에 나서면 뱅킹 때가 초구를 칠 때보다 더 떨린다. 이 떨림이 없어진다면 더 이상 선수생활을 하고 싶지 않을 것 같다. 둘째는 팬 또는 주변 사람들의 지지다. 단 한 분이라도 나를 응원해 주는 사람이 있으면 그분을 생각하며 계속 당구를 칠 수 있을 것 같다. [김동우 MK빌리어드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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