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고한 희생 잊지 않을 것' 울산에 순직 소방관 이름 딴 명예도로
'소방관노명래길' 2028년까지 5년간 사용
(울산=뉴스1) 조민주 기자 = '당신의 숭고한 희생, 잊지 않겠습니다.' 울산 원도심에 화재 진화 중 순직한 소방관의 이름을 딴 도로명이 생겼다.
30일 오전 울산 중구 성남동 문화의거리에선 2021년 성남동 상가건물 화재 진화 중 순직한 고 노명래 소방관을 기리는 '소방관노명래길' 명예도로명 지정 기념식이 열렸다.
이날은 노 소방관이 순직한 지 꼭 2년째 되는 날이다.
기념식장에는 노 소방관의 유족과 동료들을 비롯해 남화영 소방청장, 김두겸 울산시장, 오영환 국회의원 등 100여 명이 참석해 고인을 추모했다.
이 자리에서 남화영 소방청장은 "2년 전 오늘을 다시 떠올리면 가슴 한 켠이 먹먹하고 아리다"며 "새내기 소방관의 머릿속에는 내가 구해야할 사람이 있다는 생각, 반드시 살려한다는 사명감 뿐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억하지 않으면 영원히 사라진다는 말이 있다. 고 노명래 소방관이 마지막 순간까지 보여준 결연함을 받들어 대한민국과 국민의 안전을 위해 주어진 책무를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소방관 출신인 오영환 의원은 "우리는 노명래 소방관이 뜨거운 사명감으로 지켜낸 이 길 위에서 삶을 살아가고 있다"며 "당신과 함께했던 동료들은 여전히 비어있는 자리를 종종 바라보지만, 묵묵히 당신의 소명을 이어나가고 있다"고 위로사를 전했다.
오 의원은 "단 한 사람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불길 속도 마다치 않던 노명래 소방관의 이름을 이제 이 거리를 지나는 모든 울산시민들과 국민들이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곳에 다시 오기가 너무 힘들었다는 노 소방관의 어머니는 "노명래길이라는 도로명을 부여해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화마에 몸을 던진 소방관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억하며, 이러한 희생이 없도록 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기념식장에 마련된 방명록에는 노 소방관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는 동료들의 메시지가 빼곡히 적혔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여기에 '울산의 영웅 노명래 소방관님 울산시민은 잊지 않고 기억하겠습니다'고 적었다.
이날 동판 제막에 앞서 중앙소방악대의 추모 공연도 진행됐다. '어느 소방관의 기도'와 '내 영혼 바람되어'를 부른 이건 소방관은 공연 도중 감정에 북받친 듯 눈물을 흘려 한동안 노래를 잇지 못하기도 했다.
이어 동판을 제막한 노 소방관의 어머니는 동판에 새겨진 아들의 모습을 어루만지며 눈시울을 붉혔다.
울산시는 고 노명래 소방관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고자 중구 시계탑거리~문화의거리 470m 구간을 고인의 이름을 붙인 '소방관노명래길'로 지정했다.
이 구간에는 도로명판 2개와 기념 동판 3개가 설치됐다.
동판에는 노명래 소방관의 생전 모습과 QR코드가 조각됐고, '당신의 숭고한 희생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혔다. 휴대폰으로 QR코드를 입력하면 온라인 추모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
'소방관노명래길' 명예도로명은 2028년까지 5년간 사용되며 연장도 가능하다. 명예도로명은 도로명주소법에 따라 일정 도로구간에 대해 사회헌신도 및 공익성 등을 고려해 지정하며, 실제 도로명 주소로는 사용되지 않는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울산소방 영웅의 헌신과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고 시민이 기억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안타까운 희생이 발생하지 않도록 소방공무원의 안전 확보에 더욱 힘쓰고 시민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특전사 중사 출신인 고 노명래 소방관은 2020년 1월 구조 특채로 임용된 이후 1년 6개월간 중부소방서 구조대에서 활동했다.
노 소방관은 2021년 6월 29일 새벽 5시께 중구 성남동 상가건물 3층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던 중 '안에 사람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구조를 위해 내부에 진입했으나 급격히 번진 불길에 중화상을 입었다. 치료를 받던 노 소방관은 하루 만인 6월 30일 새벽 세상을 떠났다.
minjum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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