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 다 바쳤는데"…폐광 후 주름진 손은 갈 곳이 없다

김혜인 기자 2023. 6. 30. 15:0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젊음을 바친 탄광인데애들은 커가고 마땅히 일할 곳은 없네요."

전남 화순탄광 폐광 종업식이 열린 30일 오전 화순군 동면 대한석탄공사 광업소에서 만난 전기 관리자 김모(48)씨는 "앞으로 평생 직장을 찾는 게 고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화순탄광을 첫 직장으로 시작해 43년간 일한 박연(65)씨도 "소문으로만 듣던 폐광 소식을 실제 직면하니 가슴이 먹먹하다"며 "아쉽지만 화순군 동면 발전과 나의 새출발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자녀 둔 40대 가장의 무게…"구직 지원책 필요"
수십년간 탄광서 일한 직원들, 폐광에 아쉬움
[화순=뉴시스] 김혜인 기자 = 화순탄광 폐광 종업식이 열린 30일 오전 전남 화순군 동면 대한석탄공사 화순광업소에서 광부가 탄광을 들어가고 있다. 국내 1호이자 국토 서남권의 유일한 화순탄광은 1905년 문을 연 이후 지역 경제를 견인해왔지만 정부가 만성 적자에 시달리는 석탄공사를 정리하는 정책 결정을 내리면서 문을 닫게됐다. 2023.06.30. hyein0342@newsis.com

[화순=뉴시스]김혜인 기자 = "젊음을 바친 탄광인데…애들은 커가고 마땅히 일할 곳은 없네요."

전남 화순탄광 폐광 종업식이 열린 30일 오전 화순군 동면 대한석탄공사 광업소에서 만난 전기 관리자 김모(48)씨는 "앞으로 평생 직장을 찾는 게 고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또 "40대 후반, 젊지 않은 나이라 새출발해 직장에서 신입 사원으로 일할 곳도 여의치 않다"고 토로했다.

김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 광산을 첫 직장으로 삼았다.

당시에도 곧 폐광이 될 거라는 소문은 있었지만 '몇 년만 바짝 하자'는 마음으로 일을 시작했다. 시간이 흘러 결혼하고 자녀가 생기면서 일을 관둘 수 없었다.

그렇게 28년간 이 화순탄광은 그의 삶의 터전이 됐다.

김씨는 광부들의 작업 환경을 관리·개선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이른 아침부터 출근해 석탄을 나르는 콘베이어벨트를 점검하고, 지하 깊숙한 곳까지 전기와 공기를 공급했다.

덥고 습하고 매일 석탄재를 뒤집어 쓰는 환경이었지만 동료와 일터는 자신의 삶을 지탱해주는 버팀목이 됐다.

김씨는 청춘을 보낸 일터가 문을 닫는다는 현실이 아쉽기만 하다. 40대 후반이라는 나이에 새 일자리를 구할 수 있을지 걱정도 앞선다.

폐광에 따라 2억 여 원의 위로금이 지원되지만 당장 주어진 돈보다 앞으로 평생 직장을 찾아야 한다는 고민이 크다.

이직도 고려했지만 다른 광산도 폐광을 앞두고 있는 처지라 이곳과 상황이 별반 다르지 않다.

김씨는 "젊음을 보낸 광산이 문을 닫는다니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이 중학생이라 한창 일할 시기인데 막막하다"며 "이 나이에 광산 기술만 가지고 구직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정부의 현실적인 구직 지원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탄광 직원들은 소문만 무성하던 폐광의 현실을 마주하고 아쉬워했다.

23년간 화순탄광에서 석탄 분석을 담당해온 박영순(62·여)씨도 폐광을 두고 애환을 드러냈다. 박씨는 "더 운영할 줄 알았는데, 문 닫는 게 너무 슬프고 아쉽다"고 눈물을 훔쳤다.

화순탄광을 첫 직장으로 시작해 43년간 일한 박연(65)씨도 "소문으로만 듣던 폐광 소식을 실제 직면하니 가슴이 먹먹하다"며 "아쉽지만 화순군 동면 발전과 나의 새출발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hyein0342@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