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임기도 남았는데"…수장 바꾼 SK매직, 오너家 최측근 대표로 교체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SK네트웍스가 자회사인 SK매직의 대표이사와 주요 경영진을 전격 교체했다. 실적 악화와 매각 실패 등을 이유로 윤요섭 대표를 경질하고, 김완성 SK머티리얼즈 BM혁신센터장을 앞세워 창업주 3세인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장과의 연결고리도 더 강화하려는 모습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SK매직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김 대표를 포함한 신임 경영진에 대한 안건을 통과시킨 후 이와 관련해 사내에 공지했다.
◆대표 등 주요 경영진 경질…SK네트웍스 출신으로 채워
김 신임대표는 SK(주)의 사업지원담당과 SK머티리얼즈의 BM혁신실장,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 기타비상무이사 등을 지낸 인물로, 대표이사에 선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영길 SK매직 경영전략본부장도 이번에 경질됐다. 이 본부장의 자리는 올해 초 SK매직의 이사회 멤버로 합류한 정한종 SK네트웍스 신성장추진본부장이 꿰찼다. 정 신임 본부장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런던비즈니스스쿨을 거쳐 삼성전자에서 약 17년간 재무와 회계 전문가로 경력을 쌓았다.
SK매직은 사업지원담당도 손명진 SK네트웍스 사업지원담당으로 교체했다. 이에 따라 새로 교체된 임원진도 이전과 같이 대주주인 SK네트웍스 출신으로 채워진 모습이다.
이에 따라 1969년생인 윤 대표는 지난 2021년 1월 대표이사로 처음 선임된 후 2년 6개월여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지난해 말 연임에 성공했지만 결국 잔여 임기를 한참 남기고 퇴진하게 됐다. SK매직이 지난 2016년 SK네트웍스에 합병된 이후 대표이사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한 채 물러나게 된 것은 윤 대표가 처음이다.
◆경영 실적 악화 '발목'…IPO·매각 '올스톱'
업계에선 SK네트웍스가 SK매직의 주요 경영진을 일제히 교체한 것을 두고 경영 실적 악화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실제 SK매직은 최근 국내 가전·렌탈 시장의 경쟁 심화로 수익성 악화가 이어져 왔다. 지난 2020년까지는 렌탈 부문 매출 성장에 따라 매출액 영업이익(EBIT)이 8%대를 기록하는 등 개선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이듬해인 2021년 6.6%, 지난해 말 5.9% 등 수익성 감소세가 이어졌다.
올해 1분기에도 부진한 수익성을 이어갔다. SK매직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2천748억원, 영업이익 11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5.7% 감소한 수치다.
새 수익원으로 육성하고 있는 말레이시아 법인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도 영향을 줬다. SK매직은 2018년 모회사인 SK네트웍스를 통해 말레시이아에서 가전 렌탈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SK매직은 2019년 말레이시아 사업을 SK네트웍스로부터 인수해 본격적으로 시작했지만, 아직 적자를 내고 있다.
SK매직의 자금 지원 부담도 확대된 상태다. SK매직은 2019년부터 180억원, 2020년 187억원, 2021년 131억원, 지난해 322억원의 자금을 투입했고, 올해 1분기에도 77억원을 지원했다.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서 SK매직이 오래 전부터 추진했던 기업공개(IPO)도 사실상 중단됐다. '재무통'으로 알려진 윤요섭 대표가 지난 2021년 말 선임돼 상장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적 부진이 발목을 잡은 탓이다.
이후 SK네트웍스는 지난해부터 경영 효율 제고의 일환으로 SK매직의 매각을 추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번 경영진 교체로 SK매직 매각 논의는 잠시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새 경영진이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 수립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SK네트웍스 측에서 매각보단 당분간 이들의 성과를 지켜볼 듯 하다"고 말했다.
◆후계구도 변동도 영향?…최성환 체제 '시험대'
일각에선 이번 인사의 배경으로 후계구도 변동에 맞추기 위한 행보로 풀이했다. 앞서 SK네트웍스는 지난해 12월 초 임원 인사 및 조직개편을 단행하며 최신원 전 회장의 장남인 최성환 사업총괄을 사장으로 선임했다. 최 사장이 1981년생이란 점에서 세대교체에 방점을 두고 계열사 경영진을 최 사장의 최측근으로 교체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SK매직은 3세 경영 체제 구축을 본격화 한 최 사장에게도 가장 중요한 자회사로 꼽힌다"며 "최 사장이 경영 승계를 안정적으로 구축하기 위해선 능력을 더 입증해야 하는 시기인데, 첫 번째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였던 SK매직의 IPO가 제대로 성사되지 않았던 데다 매각 실패, 실적 악화까지 이어지면서 이번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듯 하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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