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청됐나, 실종됐나”…사라진 러軍 2인자 수로비킨, 누구길래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lee.sanghyun@mkinternet.com) 2023. 6. 3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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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 대장이자 군부 실세인 세르게이 수로비킨(56, 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의 2017년 12월 모습. [사진 출처 = AP, 연합뉴스]
러시아 내 무장반란 사태의 핵심으로 꼽히는 군부 실세 세르게이 수로비킨(56)이 반란 이후 자취를 감춰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러시아군 2인자이자 항공우주군 총사령관인 수로비킨은 지난 24일 바그너 그룹 용병들이 모스크바 진격을 멈춘 뒤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수로비킨이 숙청 대상으로 올라 구금돼 조사를 받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장 계급인 수로비킨은 러시아를 대표하는 잔혹한 매파 인물로 꼽힌다.

지난 1987년 임관해 소련-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전했고, 체첸 분리주의자 진압과 시리아 내전 등에도 참여했다. 작년 10월 8일부터 우크라이나전 총사령관을 맡은 그는 전쟁이 교착 상태로 접어들자 올해 1월 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에게 자리를 내주고 부사령관으로 물러났다.

수로비킨은 결과를 위해서라면 잔인한 전술도 서슴지 않고 사용해 러시아 민족주의자들 사이에서 호평을 들어왔다. 특히 그는 2017년 시리아 파견부대 사령관을 맡았을 당시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여러 반군과 싸우는데 힘을 보탰다.

지난해 12월 포착된 세르게이 수로비킨(왼쪽) 모습. 오른쪽은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 [사진 출처 = AP, 연합뉴스]
민간인과 군인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 폭격을 가하는 것은 물론,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 무기 사용을 공모했다는 혐의를 받는 등 전쟁범죄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2017년 9월까지 2년여간 러시아의 공습으로 시리아 민간이 5700명이 사망할 때 그는 ‘시리아의 도살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당시 러시아는 민간인 공격을 부인했다.

시리아에서 ‘전공’을 인정받은 그는 러시아 항공우주군 총사령관에 임명됐고, 최고 훈장인 러시아 연방 영웅 훈장을 받았다. 바그너 용병그룹의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과도 친분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와 가까워진 것도 시리아에서였다.

프리고진은 수로비킨에 대해 “러시아군에서 가장 유능한 지휘관”, “조국에 충성하며 봉사하기 위해 태어난 인물” 등으로 평가했다. 잔인함과 유능함 때문에 수로비킨은 인류 최후의 전쟁을 딴 ‘아마겟돈 장군’이란 별명도 얻었다. CNN은 그가 바그너 그룹의 VIP 회원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최근 보도하기도 했다.

그런 그가 마지막으로 포착된 건 지난 24일 계급장도 없이 불편하게 숨을 몰아쉬며 프리고진의 진군을 말리는 영상에서였다. 행방이 묘연한 가운데 러시아 모스코타임스는 전날 러시아 국방부와 가까운 소식통 2명을 인용, 수로비킨이 반란 사태와 관련해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지난 2017년 러시아 국방부에서 회의에 참석 중인 세르게이 수로비킨. [사진 출처 = AP, 연합뉴스]
뉴욕타임스는 수로비킨이 반란 계획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러시아 당국은 이에 대해 추측성 보도라고 일축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반란 이후에도 수로비킨을 신뢰하는지에 대해 최고 사령관(수로비킨)이 국방부 장관, 총참모장과 함께 일하고 있다고만 답했다.

수로비킨의 딸은 현지 언론에 아버지가 체포되지 않았으며 평소처럼 일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수로비킨의 부인은 지인에게 남편이 일하러 갔다가 돌아오지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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