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한장] 끊임없이 이어진 점들과 호박...그녀는 정신질환과 싸워 이겼다

주완중 기자 2023. 6. 30. 14:5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9일 영국 맨체스터에서 한 관람객이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을 살펴보고 있습니다./로이터 연합뉴스

29일 영국 맨체스터 일원에서 열리고 있는 ‘2023 맨체스터 국제 페스티벌’을 찾은 한 관람객이 설치작품 ’너, 나 그리고 풍선(You, Me and The Balloons)’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2007년에 시작된 맨체스터 국제 페스티벌은 새로운 예술을 키워내는 세계적인 인큐베이터 축제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 페스티벌에서는 콘서트홀 창고, 교회 주차장 등 다양한 장소에서 역동적이고 혁신적이며 미래지향적인 예술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 작품은 쿠사마 야요이(くさまやよい, 草間彌生, Kusama Yayoi-설치미술가)의 작품입니다. 우리나라 여러 곳에서도 그녀의 작품을 만나 볼 수 있을 정도로 유명한 작가입니다. 이번 페스티벌에서 쿠사마는 10m가 넘는 대형 사이키델릭 한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거대한 인형, 덩굴손 모양의 풍경, 물방울무늬 별자리 등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쿠사마는 예술적 모티브 중에서도 점과 호박의 초현실적인 작품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그녀의 그림, 조각, 거울 방(mirror room)과 같은 몰입형 작품은 우리 자신을 넘어 인간 존재에 대해 더 큰 질문을 던집니다.

29일 영국 맨체스터에서 한 관람객이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을 살펴보고 있습니다./AFP 연합뉴스

일본 나가노에서 태어난 쿠사마는 어렸을 때부터 정신질환으로 불행한 삶을 살았습니다. 비교적 부유한 가정에서 4남매 중 장녀로 태어났지만 그녀는 열 살 무렵부터 심한 정신착란 증상을 보였습니다. 남들보다 말을 잘 하지 못하는 딸의 상태를 병이라 인식하지 못한 어머니로부터 학대를 받아 깊은 상처를 입었습니다. 더구나 아버지의 외도는 그녀를 평생 트라우마 속에 살게 하였습니다. 어느 날 꽃밭에 들어간 쿠사마는 충격적인 경험을 하게 됩니다. 수많은 꽃들이 그녀에게 달려들어 마치 그녀의 존재를 소멸시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이 경험이 예술의 시작이고 그녀의 작품세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쿠사마는 퍼포먼스 작가로 유명했습니다. 1960년대 중반 베니스 비엔날레 전시장 앞에서의 미러볼 판매, 베트남 전쟁 반대 퍼포먼스, 뉴욕에서의 나체 퍼포먼스 등으로 인기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일본에서 선정적인 보도로 그녀는 졸업생 명단에서 제외될 정도로 핍박을 받았습니다.

쿠사마는 고국에 돌아온 뒤부터 평생을 정신병원에서 지내고 있지만 예술 활동은 계속하고 있습니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점을 통해서 쿠사마는 자신의 아픔을 극복했을까요? 누구나 아픔은 있습니다. 표현의 방법에 따라 평가는 달라집니다.

지난 1월 25일 프랑스 파리의 방돔 광장에 있는 명품 루이비통 매장에 점을 그리는 쿠사마 야요이 로봇이 전시되었습니다./로이터 뉴스1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