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고도제한 30년만에 완화 "강북·도봉 재개발 15층 올린다"
그간 6층 이하 높이 규제로 번번히 무산됐던 강북구·도봉구 일대 정비사업에 탄력이 붙는다. 북한산 주변 고도지구 높이 규제가 현행 20m 이하에서 45m 이하로 완화돼서다. 최고 15층 높이로 재개발이 가능해진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30일 서울 도봉구 쌍문동 덕성여자대학교 건물 옥상에서 "경관 보호의 가치를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그간 과도한 규제로 발생한 주민들의 재산상 불이익을 해소하기 위해 합리적으로 고도지구 제한을 조정한다"고 밝혔다.
고도지구는 도시경관 보호 및 과밀방지를 위해 건축물 높이의 치고 한도를 정하는 도시관리계획으로, 현재 주요산·주요시설물 경관 보호를 위해 서울 시내 8개소가 지정돼있다.
서울시가 이번에 발표한 '신(新) 고도지구 구안'에 따르면 이 중 경복궁 주변지역은 유지되고 남산·북한산·경복궁·국회의사당, 구기·평창 주변 고도지구는 세밀 조정이 이뤄진다. 구로구 '오류 고도지구', 서초구 '법원단지 주변 고도지구' 등은 고도지구에서 해제하기로 했다.
이번 규제로 완화로 가장 큰 수혜를 입는 지역은 북한산 주변인 강북구·도봉구 일대다. 북한산 주변 고도지구는 총 3.55㎢로 강북구와 도봉구가 각각 2.39㎢, 1.16㎢씩 속해있다. 1990년 고도지구로 지정, 5층, 18m 이하로 제한됐고 이후 두차례 고도지구 변경 결정을 통해 28m 이하까지 완화됐으나 실효성은 없었다는 게 현장의 얘기다.
유옥현 강북구 도시관리국장은 "고도지구 규제라 오래 유지되다보니 고도지구가 없는 은평·성북 등과 주거환경 격차가 발생해 상대적 박탈감이 크다"며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재개발 구역지정을 추진했으나 높이 제한으로 사업성이 안나와 번번히 무산됐다"고 말했다.
실제 강북구에서는 과거 11개 구역이 재개발예정구역으로 지정됐으나 2013~2015년 사업성 결여로 해제됐고 작년에는 일부 구역이 공공재개발을 신청했지만 탈락했다. 도봉구 역시 고도지구 내 7개 구역이 재개발예정구역으로 지정됐으나 2015년 전체 해제됐다.
이번 고도지구 높이제한 완화로 이들 구역의 정비사업 추진은 한층 용이해질 전망이다. 서울시는 북한산 고도지구 내에서 재개발, 모아타운 등 정비사업 추진 시 높이 상한을 45m까지 완화해주기로 했다. 이 경우, 아파트는 최고 15층까지 지을 수 있다.
김용학 서울시 도시계획과장은 "다만 북한산 조망권이 확보될 수 있도록 너무 장대한 길이나 폭이 큰 건물은 지양하고 주요 조망축 확보와 통경축 기본한계선 원칙 등 일정 가이드라인은 지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강북구와 도봉구에서 정비사업을 추진 중인 구역은 쌍문동 모아타운 2개구역, 삼양동 신통기획 1개구역 등 3곳이다. 서울시는 올 연말 '신 고도지구 구상안'이 확정되기 전에도 정비사업이 진행시킬 수 있게 시의회 등 행정절차와 정비사업 추진이 병행되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신 고도지구 구상안'에 따라 서여의도 일대 높이 규제도 완화된다. 그간 '국회의사당 주변 고도지구' 지정으로 65m까지 규제했던 것을 최대 170m까지 풀기로 했다. 여의도공원에 가까울수록 높아지는 구조로 최고 43층의 상업시설이 들어설 수 있게 된다.
'남산 주변 고도지구' 역시 당초 12m·20m였던 고도제한을 12~40m로 세분화 했다.조망축을 고려해 경관을 보호하면서도 저지대의 경우 높이 규제를 완화해 재산권이 공평하게 행사되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약수역 일대 준주거지역의 경우 기존 20m에서 32~40m로 완화된다. 이와 함께 '구기·평창 고도지구'도 지형 높이차에 따라 심의를 거쳐 최대 8m까지 완화 받을 수 있는 기준을 추가하기로 했다.
다만 서울시는 '경복궁' 주변 지역은 현행 건축물 높이 규제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중요문화재의 경관 보호를 위한 고도제한 목적이 명확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소은 기자 luckyss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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