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선 행복해·사랑해"…'간호사 학대' 아영이 추모 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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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생에 한 번만 더 아빠 엄마 딸로 태어나주렴."
30일 오전 정아영 양의 빈소가 차려진 경남 양산시 물금읍 양산부산대병원 장례식장.
빈소가 마련된 이곳엔 아영 양의 죽음을 슬퍼하기라도 하듯 이날 오전에 많은 비가 내렸다.
궂은 날씨 속에서도 아영 양의 떠나는 길을 배웅하기 위한 조문객 발길은 계속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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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아프고 힘들었을 텐데…"…가해 간호사 아직 부모에게 직접 사과 없어
(양산=연합뉴스) 정종호 기자 = "다음 생에 한 번만 더 아빠 엄마 딸로 태어나주렴."
30일 오전 정아영 양의 빈소가 차려진 경남 양산시 물금읍 양산부산대병원 장례식장.
아영 양의 아버지는 딸에게 부치는 마지막 편지에서 "많이 아프고 힘들었을 텐데 그 조그만 몸으로 지금껏 온 힘을 다해 버텨줘서 고마워"라며 "다시 만날 때까지 즐겁게 하늘나라 소풍하고 잘 지내고 있어. 사랑해"라고 적어 말했다.
아영 양은 2019년 10월 태어난 지 닷새 만에 산부인과 바닥에 떨어져 의식불명 상태가 됐다.
당시 간호사가 아영 양을 알 수 없는 방법으로 떨어트리면서 두개골 골절상 등을 입었다.
이후 3년 넘게 치료받았으나 지난 28일 끝내 세상을 떠났다.
하늘로 가는 길에는 심장, 폐, 간, 신장을 기증했고 또래 환자 4명에게 새 삶을 선물했다.
앞서 유족은 "아이가 세상에 온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아영이가 어디선가 다른 몸에서 살아 숨 쉬길 바라고 다른 이를 살리고 싶은 마음이다"며 기증 의사를 밝혔다.
빈소가 마련된 이곳엔 아영 양의 죽음을 슬퍼하기라도 하듯 이날 오전에 많은 비가 내렸다.
궂은 날씨 속에서도 아영 양의 떠나는 길을 배웅하기 위한 조문객 발길은 계속 이어졌다.
조문객 한 명은 얼굴을 손으로 감싸 쥔 채 한동안 아영이 영정 앞에서 흐느꼈다.
유족 지인인 70대 조문객은 "나도 아들이 있고 손자가 있는데 이런 일은 생전 처음 본다"며 "눈물이 쏟아질까 봐 유족과 긴 이야기를 하지 못하고 급하게 나온다"고 말했다.
전날에 이어 이날도 빈소를 찾은 유족 지인은 "같이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유족 마음이 얼마나 슬플지 짐작조차 되지 않는다"고 눈물을 훔쳤다.
빈소에는 조규홍 보건복지부장관과 국민아동학대근절협회 등에서 보낸 조화가 놓여 있었다.
아영 양 아버지는 "지난 23일 심정지 판정을 받았을 때 하늘이 무너지는 심정이었다"며 "아영이에게 벌어진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한다"고 눈물을 보였다.
아영이 가족은 현재 가해 간호사 A씨와 민사 재판 중이다.
지난달 마무리된 형사 재판에서는 대법원까지 간 끝에 A씨에게 징역 6년이 확정됐다.
아영 양 아버지는 "아직 A씨는 재판 중 판사 앞에서만 반성한다고 했을 뿐 직접적인 사과는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아영 양의 발인은 다음달 1일 진행되며 장지는 부산 기장군 철마면에 있는 가족묘에 마련될 예정이다.
jjh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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