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살 딸 때려 숨지게 한 친모 징역 35년 선고

[아동학대]

서울중앙지법. 김명진 기자

법원이 4살 딸을 학대하고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어머니에게 징역 35년을 선고했다.

부산지법 형사6부(재판장 김태업)는 30일 이런 혐의(아동학대살해) 등으로 구속기소된 김아무개(27)씨에게 징역 3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에서 “치료가 필요하다는 의사 진단에도 법률적인 보호자로서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고 방치했고, 귀찮다는 등 이유로 피해 아동에게 식사를 제대로 챙겨주지도 않았다. 영양결핍으로 쇠약해진 피해 아동을 때리고, 이로 인해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에 이른 피해 아동에게 보호조치도 안 해 숨지게 했다. 공소사실은 모두 유죄로 인정한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이어 “생명 침해 행위는 어떤 이유를 불문하고도 중대한 범죄다. 아동 대상 범죄는 아동이 자라면서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지닌 사회 동량에 대한 범죄란 점에서 죄를 무겁게 물어야 한다.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있고,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씨는 지난해 12월14일 부산 금정구에 있는 집에서 네 살짜리 딸이 자신을 깨우고 밥을 달라고 하자 주먹으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또 하루 한 번 분유를 탄 물에 밥을 말아준 것 말고는 제대로 식사를 챙겨주지 않는 등 2020년 9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학대한 혐의도 받는다.

숨진 딸이 병원에서 사망판정을 받을 당시 키 83㎝, 몸무게 7㎏에 불과할 정도로 영양결핍 상태였다. 4살짜리 여자아이의 평균 키는 101㎝이고 평균 몸무게는 16㎏이다.

당시 경찰은 병원의 신고로 현장에서 김씨를 긴급체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검찰도 김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최근 열린 결심공판에서 김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