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타 강사’도 세무조사···“현우진만 바라보는 수험생은 어떡하냐”
대형학원을 대상으로 한 국세청 세무조사가 이른바 ‘일타 강사’에게로 확대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사교육 카르텔’에 대한 조치를 지시한 이후 사교육 업계를 향한 정부의 압박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30일 입시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 29일 메가스터디 수학 일타 강사인 현우진 씨를 포함해 유명 강사들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했다. 앞서 국세청은 지난 28일 메가스터디, 시대인재, 종로학원, 유웨이 등 서울의 유명 대형학원을 대상으로 세무조사를 벌였다.
일타 강사는 인터넷 강의에서 과목별 매출 1위를 기록하는 강사를 의미한다. ‘1등 스타강사’의 줄임말이다. 이들은 강의료와 입시 업체 계약비, 교재 판매 수익 등으로 수백억에 이르는 수익을 낸다. 앞서 사회탐구 영역 강사 이지영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130억원대의 통장 잔고를 공개했다. 현우진씨는 2017년 본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소득세를 120억원 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일타강사의 말 한마디가 사교육 시장을 흔들기도 한다. 지난해 현우진 강사가 “재계약을 안 한 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라며 은퇴를 시사하자 메가스터디 주가가 폭락했다.
올해 대학입시를 앞둔 수험생과 학부모는 불안해하고 있다.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귀 닫고 공부만 하는 자가 승자일 것 같다” “현우진만 바라보고 있는 우리 아들은 어떡하냐”는 글이 올라왔다. 한 수험생은 “(서울)대치동 안 가고 그나마 저렴하게 (인터넷 강의를) 잘 듣고 있었는데 속상하다”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교육전문가들은 사교육 업계 압박과 별개로 수능 개선방안과 공교육 제고 방안에 대한 논의를 지속해야 한다고 말한다. 김성천 한국교원대 교수는 “수능이라는 구조적 한계 속에서 (일타강사들을) 수험생들의 불안감을 파고들어 오기 위해 만들어진 산물로 보고 희생양을 잡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라며 “수능 체제를 어떻게 바꿀 것이냐는 본질적인 논의는 사라져 버리고 갑자기 탈세의 문제로 가고 있는 것은 석연찮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지난 22일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신고센터’를 설치해 다음 달 6일까지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의심 사례에 대한 집중 신고를 받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22일부터 29일 오후 6시까지 허위·과장광고 31건, 사교육 업체와 수능출제 체제 간 유착 의심 29건 등 총 165건의 신고가 접수됐다고 30일 밝혔다.
김나연 기자 ny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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